난 결혼생각이 뚜렷하게 있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자식들한테 돈없다는 소리는 하지 않을거야.
우리 아빠는 공무원이고 엄마는 주부셔. 돈관리는 다 엄마가 하고 계시는데 내가 고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돈 없다.'는 소리를 맨날 하셔.
근데 또 이상한건 돈 없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돈 없으니까 그거 사지마 이런 식이 아니라 그냥 돈이 없어서 너무 힘들다. 이러셔.
그러면 나는 정말 무기력해지고 아무것도 못하겠어. 맨날 눈치보고, 필요한 문제집도 못사고 애들이랑 놀러갈때마다 비싼 데 갈까봐 조마조마하기도 했어. 고등학교 때 공부 진짜 열심히 했거든. 근데 다른 애들은 학원도 다니고 그러는데 나는 영어학원만 중2때부터 다니다가 고2때 끊었어. 심지어 초중생 전문으로하는 한달에 20만원하는 영어학원이었는데 그것도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아서 내가 그만 다니겠다고했어. 수학학원은 다녀본 적도 없고...
지금은 대학에 왔는데 비슷한 처지가 되더라. 원래 받기로한 용돈도 달라고 못하겠고 친구들이랑 놀러가고싶은데 돈은 또 부족하고 연장선으로 나중에 돈 없을까봐 약속도 못잡겠어. 맨날 먹고싶은거 있으면 유튜브 먹방 보는데 1학년 때는 먹방으로 대리만족하는 내 처지가 너무 서럽고 불쌍해서 숨죽이고 운 적도 많아.
난 진짜 엄마 부담 덜어드리려고 내 딴에서 엄청 노력해. 해외여행도 손 안벌리고 다녀오고 이번에 성적 장학금도 받고 발전 장학금도 받았어. 나 교대다녀서 등록금도 얼마 안나와ㅠㅠ..일주일에 4일씩 알바하면서 공부했어. 단기알바 뛸 때는 5일도 했고. 근데 등록금 시즌되면 아이고 이제 ㅇㅇ이 등록금 내야 되는데 걱정이라 그러시고 니네 아빠는 본인이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데 아니라고...그런 말 하실 때마다 진짜 눈물나. 미치도록 서러워.
나는 왜 부잣집에서 못 태어난거지? 왜 우리 집은 돈이 없지? 이런 생각 가지면 마치 주부를 백수인 것마냥 여기는 것 같아서 나 자체가 싫어지는데 왜 엄마는 맞벌이를 안하시지? 이런 생각들이 밀려오더라.
푸념 들어줘서 고맙고, 나는 아무튼 그렇게 살꺼야.
공부하느라, 직장다니느랴 모두 힘들텐데 고마워 봐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