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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낙태사실을 알고 남편이 완전 멘붕하고있어요'의 남편입니다.

살아진남자 |2019.03.09 12:40
조회 11,651 |추천 9
+ 추가저번 글에서도 저의 병역문제를 궁금해하시던 분들이 꽤 계셔서 밝힌건데. 자꾸 자작이라하니 이거 참 어떻게 밝혀야할지 난처하네요. 11년도 군번에 1541 보안병 7사 15사 27사 순환근무했슴다. 육군복무신조라도 외워야할지 참. 문체가 좀 여성스러운 건 저도 인정합니다만.  긴 글을 쓸때 저는 어투가 그렇게 되네요;; 비난하시는건 받아들일 수 있는데 주작으로 몰아가는건 좀 억울함다. 
안녕하세요 우선 제목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점 먼저 사과드립니다. 
일주일 정도 전에, 위의 제목으로 제 아내가 글을 올렸었고, 많은 분들께서 답변달아주셔서 같이 잘 읽어보았습니다. 부족했던 생각들을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제가 아내에게 전달하던 중에 와전된 부분이 있어서 바로잡고, 또 판에 게신분들의 생각과 경험을 듣고 싶어 아내 아이디를 빌려 이렇게 글을 다시 적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바로 글 내리겠습니다. 
저는 한국 나이로 서른살이고요. 정확히 연도는 기억이 안 나는데, 지금으로부터 15년보다 더 전 일인것 같습니다. 2002년 월드컵이 지나고 가족끼리 그래도 경기장 구경이라도 해보자 그런 마음으로 놀러가는 길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 집은 서울 변두리 배드타운에 사는 전형적인 아파트 핵가족이었고, 회사원이었던 아버지 가정주부였던 어머니, 누나랑 제가 있었습니다. 누나랑 저는 5살 터울이 났고. 아버지랑 어머니는 지방에서 상경하셔서 아버지 직장때문에 정착했고. 아버지는 3대 장남, 어머니는 막내였어요. 두분 다 6남매셨구요.
그렇게 간만에 가족끼리 넷이서 차를 타고 놀러가는 길이었는데, 마침 그 옆에 제가 태어나기 전에 엄마 아빠 누나 이렇게 셋이서 살았던 동네를 지나가게 되었어요, 오랫만에 동네를 보니까 부모님은 누나한테 이것 저것 물어보시면서 너 어렸을 때 여기서 엎어 키웠는데 최루탄때문에 맨날 콧물흘리고 기침했던 거 기억나냐고, 그러는데 누나는 기억이 잘 안난다고 그러더라구요. 아마 세 살 언저리까지 살았었나봐요. 
동네가 많이 변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어떤 교차로에 멈춰서게 되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아주 갑자기 하지만 톤은 엄청 담담하게 “가만있어봐, 이 근처가 내가 유산했던 병원이 있는데” 라고 하시는거에요. 근데 저는 그때 성지식도 부족했고 영화 위대한 유산이 생각나서 그랬는지 물려받는 유산인줄만 알았었거든요.
엄마가 임신중절 수술을 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여러번 되물어 봤던 것 같아요. 지금은 다니지 않지만 그때 저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었고, 그 당시에 교회에서는 낙태는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설교를 꽤 자주했었거든요. 
그렇게 여러번 되물어 본 끝에 저랑 누나 사이에 여자아이가 있었다는 걸 알게되었고. 우리가 타고있던 95년식 보라색 소나타는 금새 아비규환이 되었어요. 저는 막 울면서 소리지르기 시작했고 엄마는 덩달아 방어적으로 화를 내고 아버지는 그냥 조용히 계셨고 누나는 되게 어찌할바를 몰라했었어요.
아마 제가 먼저 엄마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따져 물었던 것 같아요, 엄마는 당황하면서 언성을 높이시는데, 내가 알던 엄마가 아닌 것 같아서 엄마가 너무 무서웠고 이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울기시작했고, 나쁜말들을 많이 했어요… 엄마는 살인자라고 
그 이후부터는 정확히 어떤이야기가 오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다만 룸미러 너머로 엄마가 무슨 표정을 지었는지, 아버지는 어떤 표정을 지으셨는지 그리고 누나는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가 아직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게 아마 제 나이가 13살 정도였던 것 같아요. 몇시간 실랑이를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으레 중학생 아이가 있는 가정이 사태를 수습하듯 간신히 집에 돌아왔던 것 같고. 그후 몇날 며칠은 엄마랑 제 사이가 굉장히 서먹했었어요. 
그러다 며칠 뒤에 아버지가 출근하시기 전에 잠깐 이야기좀 하자고 그러셨는데, 그건 엄마가 원해서 했던일도 아닌데 이건 너가 사과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게 맞다. 엄마한테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겠는지 헤아려 봤으면 좋겠다. 또 정말 만약이라도 너희 누나를 낳기로 결정했었더라면, 우리집은 세명을 감당할 형편이 안되서 그래서 너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거다. 그니까 감사해야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었거든요. 
그제서야 좀 더 납득을 하고 편지로 사과했던거로 기억을 해요. 편지를 드리고, 엄마랑 짧게 이야기하고, 그랬는데 그게 어떻게 넘어가지겠어요. 그냥 우리는 그날 일을 마음에 묻어두기로하고 지금까지 살았던 것 같아요...
그날 이후로 저는 누군가의 인생을 대신 살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훔쳤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그걸로 몇날 며칠을 괴로웠다고 하는 건 또 과장이겠지만 늘 자존감의 일부를 조금씩 갉아먹었던 것 같아요. 만약 나도 여자였으면 나도 태어나지 못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또 그때 5살 터울이 나는 누나랑 저는 사이가 안 좋았고 그래서 내편이 있었으면 좋겠다. 만약 내 편을 들어주는 작은 누나가 있었으면 어땠을까.같은 망상도 하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던 시기였기도 해서, 만약 누나가 있었으면 누나도 미술을 하고 싶어했을까? 같은 생각들을 많이 해봤던 것 같아요. 
다 지난 마당에 이런 얘기를 왜 하는지 저도 납득이 잘 가지 않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이 일이 제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왜 이런 일이 생겨났고, 나는, 그리고 그때 태어났던 우리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이제는 그때 태어난 세대가 가정을 꾸렸거나 꾸리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준비를 하고 있잖아요. 그 당시 부모님 나이가 되어보니까 생각이 묘하게 드네요. 
저는 저 스스로를 가해자면서 피해자 그리고 특권계층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원해서 남자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저는 남자여서 살아남았고. 여성들의 돌봄노동을 당연시 여겨왔었어요. 엄마가 나를 아끼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고, 누나도 그래야한다고 착각했고 그런데 그렇지 않아서 갈등이 있었죠,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누군가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태어나지도 못했잖아요. 
한편으로는 사나이, 장손으로 자랐어요. 아니 자랐어야만 했어요. 사나이는 세번만 운다. 그 강인한 남성상에 제가 잘 맞지않아서 힘든 부분도 있었고 구기종목 같은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런 문화에 어울리는 척 하는 것도 어려운 편이었고. 군대도 다녀왔어요. 조금있으면 이제 민방위네요 ㅎㅎ
무엇하나 내가 선택한 삶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내 존재만으로도 누군가는 선택을 포기하고 강요받았다는 걸 알게되었고, 평생을 살아왔던 한국을 떠나 지금 미국에서 지내면서, 여기에 대해 좀 더 생각할 기회를 얻은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잘 알고싶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땠는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직 솔직히 엄마한테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낼 엄두조차 나지는 않는데, 그래도 정말 나중에는 진심으로 이게 엄마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때는 제가 너무 어렸고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제 그런 날이 올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은 열려있는 상처인것만 같아서. 그래서, 만약이라도 저 같은 어려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돕고 싶고 혼자가 아니라고, 또 같이 이야기하고 싶네요.
두서 없이 긴 이야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9
반대수14
베플남자길게도썼네|2019.03.09 13:02
사나이이자 장손으로 자랐다고 써놨는데 문체가 여성여성한거에서 스크롤 내렸다
베플남자|2019.03.10 00:15
진짜 핵노답이다. 너의 부모는 니가 살인자래도 끝까지 너 편을 들어줄거야. 그런데 넌 부모가 자신의 의지도아닌 사회와 웃어른의 반강요로 있었던 낙태를 알게되어 알량한 도덕심으로 부모를 비난한거고. 요즘 PC충이라고 유행하던데 그게 딱너야. 다른말로 씹선비라고들해. 너의 어머니가 자식을 낙태하면서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지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그리고 그 상처가 아문자리를 니가 얼마나 심하게 후벼판건지 안다면... 편지? 지랄을 한다. 이새끼야... 넌 남녀차별에 대해 반성해야하는게 아니야. 니가 진짜 반성해야할것은 니 머리에 찬 비루한 도덕심이지. 낙태가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니 어머니를 비난한 썩은 도덕심말이야... 역겹다 정말
베플남자ㅇㅇ|2019.03.10 00:20
이래서 주작도 머리가 좋아야 하는거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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