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세번째 가는 날이었어요.
밖에서 밥을 사먹고 들어가니 벌써 밤 10시가 가까워지더군요.
대충샤워하구 거실같은 곳에서 남친과 빌려온 만화책을 읽다보니 저는 찜질한번 못하구 졸음이 쏟아졌습니다.
옆에는 갓 20살같은 어린 커플이 왔는데 어찌나 재잘대는지,, 목소리가 커서 짜증난게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5초도 쉬지도 않고 쫑알거려서 너무 짜증나더군요.
제발 이런사람들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생각 안하고 눈치없이 자기 집에있는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
그 커플은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엎드리라고 하더군요.. 말을 태워달라고..
남친이 사람많아서 안된다고 하니까 그럼 무등태워 달라며 앉아있는 남친의 어깨위에 올라 앉더군요..그리고 막 일어나보라며.. ㅡㅡ;;막 ㅡㅡ;;
자리가 없어서 바로 옆에 앉아있다가 너무 짜증나서 찝찝하지만 수면실로 올라갔어요.(청소를 하는건지, 담요를 빨기나 하는건지 그곳에서 담요를 덮구있으면 눈에 안보이는 작은 벌레들이 콕콕 무는것 같아서 항상 피부가 따끔거리고 가렵거든요. 그렇다고 안 덮으면 춥습니다. 다들 담요 하나씩 끼구 있졍..)
막상올라가니 희미한 조명아래 있는 20명정도의 사람들은 죄다 남자들 뿐이더군요.
그래서 다시 내려와 만화책을 집어들었지만 안되겠다싶어 남친과 함께 수면실로 올라갔습니다.
이때 시간은 새벽 1시정도..
모두들 잠에 깊이 빠져있는듯 처음 온날보다 꽤 조용했습니다.
남친과 저두 피곤해서 곧 잠에 들었는데..
어느순간 이상하게 손가락이 제 다리사이를 만지는 감촉이 느껴지더군요.
제가 잘때는 항상 한쪽 다리는 쭉 뻗고 나머지 다리는 반 구부려 가슴쪽으로 올린채 약간 엎어져서 자거든요. 그남자의 손은 제 엉덩이밑 반바지 틈 사이에 있는 팬티라인 주위의 살을 만지고 있었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팬티안은 아니었습니다.
비몽사몽.. 반은 수면상태이고 반은 깨어있는 상태에서 생각했죠..남자친구인가? 설마..
짧게 생각을하다가 저는 너무나 놀래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남자친구는 저와 등을 돌리고 자고 있었고 제 발밑 (사람들이 양쪽으로 나눠져서 누워있고 그 중간의 통로)에 어떤 남자가 배를 깔고 누워있는것이었습니다. 한쪽팔은 쭈욱 뻗어서 제 다리밑 정도에 와있더군요.
전 그 바로 문앞에서 자던 그 남자였다는걸 알았습니다.
가뜩이나 두사람 누울 자리가 없는데 혼자 두세사람 잘 정도의 자리를 차지하고 대자로 뻗어자길래 들어오면서부터 눈여겨 봤었거든요.
남친을 흔들어 깨우고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도 그남자 좀 오바하는듯한 소리로 코를 골며 자는척을 하더군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전 너무 화가 치밀어 "야 일어나"(다른 사람들은 자고있기때문에 낮은 목소리로)
그남자 아무 반응없습니다. 너무나 답답해 그남자 등을 두번 때렸어요. 그랬더니 '으으응...' 하면서 눈은 감은채로 몸을 일으키더니 잠꼬대를 하는것처럼 몸을 반대쪽 사람들이 자는 쪽으로 돌아눕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남자가 또 그렇게 자는척을 하고 하니까 제 남친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줄도 모르고 다시 누워서 잘려고하는걸 제가 막 짜증을 냈죠.
다시 일어난 남친과 한참을 앉아있다가 흥분한 저를 내려가 있으면 그남자 끌고 갈테니 먼저 내려가 있으라더군요.
그리구 남친과 그 남자가 내려왔구 앉아잇는 저를 스쳐지나 남자탈의실로 가더군요. 저는 넋이 나간사람처럼 바닥에 앉아서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30분정도가 흐른 뒤 남친이 남자 탈의실에서 왔습니다.
그남자는 26살이구 옆동네 사는데 직업은 신문배달일.. 어쩌구 저쩌구..
이번이 처음이 아니더군요. 그남자와 얘길하고 있는데 주위 아저씨들이..
"이녀석 또 이러네 이거..." 이러면서.. 상습범같더라구요.
근데 정신지체자나 언어장애처름.. 아무튼 말을 제대로 못한다구 하더군요.
남친은 자꾸만 저보구 어떻게 할꺼냐구 묻고 저는 혼자 책임져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쉽게 결정을 못내렸습니다. 남친은 벌금을 못낸게 있어서 경찰서 같이 갈 상황이 아니거든요. 고민끝에 남친에게 맡기기로햇어요.
그남자와 단둘이 경찰서 가는것도 너무 끔찍했고. 그남자에게 제 얼굴 알리고 싶지도 않았거든요. 옆동네니까 길에서 언제 마주칠지도 모르는일이고..
그렇게 경찰에 꼭 신고할꺼라고 다짐했는데 결국 저는 포기하고 말았어요.
남친이 다시 그남자를 만나러갔고 40분 후 그냥 몇대 때려주고 돌려보냈다며 돌아왔어요.
그리구 그남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와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제게 주더군요..
찜질복에 넣어두고 있다가 나올때 생각은 났지만 그냥 두고 나왔습니다.
정말 하루가 지나도 그남자의 손가락이 제 살갗을 만지던 그 느낌과 그 찝찝한 기억은 가시질 않더군요.
정말 마음 독하게 먹고 신고했어야했는데..
아무튼 정말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