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5살, 올해 초에 막 취직을 한 새내기 직장인입니다.저는 취직 할 때까지 저희 집이 아주 잘살지는 않아도, 못사는 집은 아니라 생각했어요.
아빠가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하셔서 이틀에 한번씩은 맛집을 골라 외식을 하고,엄마가 옷 사는 걸 좋아하셔서 이주에 한번씩은 옷을 한벌~세벌씩 새로 사 입고,쉬는 날이면 다같이 여행을 가는 일도 많았어요. (해외는 두 번만 나가봤어요)
엄마아빠 모두 본인의 취미도 즐기고 계시고요. (낚시, 요가 등)강아지도 키우고 있는데, 조금만 안 좋아 보여도 동물병원에 가서 바로진료도 받고 사료도 고급으로 하고, 소고기도 구워주고 그럽니다.
대학을 다닐 때에도 부모님이 지원해주겠다고 하셔서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했고,공부에만 집중하라 하시기에 생활비도 모두 받아서 썼습니다. (유흥비는 알바로 충당)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취직 생각만 하라며 필요한 것은 모두 사주셨습니다.
집안형편이 어렵다는 소리는 잘 들어 본 적이 없어요.아버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하셔서 지금까지 쭉 일해오고 계시고,집도 지방이긴 하지만 자가이기에 우리집은 아주 풍족하진 않아도(풍족하다는 것은 유럽여행을 곧잘 다녀오고 하는 그런 집안을 말해요)괜찮게 사는 집이구나.. 하고 지금까지 쭉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하던 직종에 취업을 하고, 기쁜 마음으로월급을 모아 적금도 들고 부모님께 조금씩이나마 용돈도 드리고 하며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말씀을 꺼내시더군요.
사실 저희집에 빛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구요. 몇억이나 된다구요.은행에서 빌린것을 다 갚지못해 대부업체에서도 빌렸다고 합니다.집도 담보로 잡혀있는 상태고, 월급은 반이상이 차압되고 있다구요.
그러니 아빠의 남은 월급으로는 계속 이자를 갚고 있으니,제 월급은 원금을 갚아나가게 전부 달라시는거예요.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나이의 남동생도 하나 있는데(남동생도 저희집 형편에 대해서는 저와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남동생도 취직을 하게 되면 그렇게 월급을 전부 달라 하실거랍니다.
그렇게 저와 남동생 둘이 벌어서 중년이 될 즈음이면 빛을 다갚을 수 있을 거라구요.순간적으로 눈앞이 노래지고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지금까지 그런말 왜 안했느냐고 하니 공부, 취직에 방해될까봐 안했다네요.그건 그렇다치고 그만큼 빛이 있으면 아끼고 절약해서 갚아나가야할 생각을 하지왜 지금까지 외식하고, 옷 사고, 여행가고 다 했느냐고 하니 그걸 다 안 하면삶을 어떻게 살아가냐고 그러시더군요. 머리가 띵했습니다..
어쨌거나 사랑하는 가족이니 결국 알았다고 했지요. 열심히 벌어서 그 돈을 다있는줄도 몰랐던 빛갚는데 쓴다고 하니 서러움이 밀려왔지만 지금까지 집 돈걱정한번 안하고 자란 값을 치른다고 생각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빛이 그만큼 있는 걸 알고나니 변한 것 없는 집의 소비패턴이 너무 경악스러워요.정말 심심하면 외식하러 나가자고 하고, 아무거나 먹는 것도 아니고 소고기나회나 그런 것들 많이 먹고 옵니다. 수영장이나 한번 가볼까 하면 집에 수영복이있는데도 기분을 내야 한다며 수영복, 수경, 수모를 다시 새로 싹 결제하고..비슷한 청바지가 있는데도 새롭고 좋은 옷이 나왔다싶으면 청바지를 또 세벌쯤 삽니다.반년에 한번씩은 이불도 바꾸고, 최근엔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도 신식으로 바꿨어요.
어디서 공돈이 생기거나 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지금까지 자연스럽게이렇게 살아왔으니 계속 이러는겁니다. 그러다가 돈이 모자라면 또 빌리고요.
이 상태로 대체 어떻게 빛을 갚아나갈 수 있는 건지..제가 죽을때까지 일해도 원금을 다 갚을수는 있을지 무섭습니다.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고 어릴 때부터 이런 환경에 처해계신 분들이 보시기엔제가 철딱서니 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너무 무섭고....차라리 제가 월급을 따로 모아두었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상속포기를할까 싶은 생각까지 들고.. 그런데 대부업체에서 빌린 거면 갚을 때까지추심을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계속 머릿속이 복잡하네요.
부모님은 소비패턴을 바꿀 생각이 정말 없어보이세요.제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
모든 해결책을 달라고 떼를 쓰지는 않을 테지만, 만약 비슷한 상황에 처해계시거나이런 집안을 보셨다 싶은 분이 계시다면.. 제발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