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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사장새끼꺼져 |2019.03.25 19:44
조회 23,209 |추천 53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서른 한 살 된 여자입니다.
제목 그대로... 방금 전에 권고 사직을 당하고 왔네요.
나한테 일어난 일이 실화인가 싶어서 아까는 현실감도 없다가 집에 오자마자 한바탕 울고 나니 짤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경기라 회사가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권고사직 대상자에 올라있는 제 이름을 보니까 암담하더라구요.

서론이 길었어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결시친에 글을 쓴 이유는 제가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넉넉하진 않지만 대출끼고 올해 6월에 결혼을 하기로 했는데요... 제가 직장이 없어졌네요..ㅎㅎㅎ 이 상황에서 결혼을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 미뤄야 하는지 걱정이 되네요.

솔직한 마음 같아선 제가 남편 될 사람한테 짐이 되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짤릴 줄 모르고 긁어놓은 혼수비용하며, 엄마아빠 그리고 시부모님들께는 뭐라 말씀드리지.. 내가 돈을 못벌게 되어서 결혼하고서도 남편 부담만 늘어나면 어떡하지... 난 능력도 안될거면서 결혼은 왜 한다고 했을까.. 이런 저런 생각에 계속 눈물이 납니다. 진짜 바보같죠.

작년 7월에 입사해서 1년도 못채우고 짤렸는데 다른 회사는 갈 수 있을까 싶고.. 막말로 회사 매출이 안나온게 내 탓도 아닌데.. 정작 나는 잘못한거 하나도 없는데 왜 내가 나가야하나 억울하기도 하고.... 그와중에 결혼문제까지 생각하니까 딱 눈앞이 캄캄하더라구요. 아직 예랑한테도 말 못했어요. 솔직히 쪽팔려서요.

왜 나한테만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나 싶네요. 이 회사 작년 7월에 입사하기 전에도 다른 회사 최종합격 했었는데 입사일 하루 전에 신규 채용 무산 되었다고 입사 취소 통보 받았거든요. 남들은 괜찮은 회사 턱턱 들어가서 잘만 다니는데 왜 저만 입사 취소에 권고 사직에... 왜 이렇게 힘들까요? 그렇게 겨우겨우 결혼 준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까지 생기니 그냥 다 놓고 싶네요.

1년도 못다니고 권고사직 당한 제가.. 이제와서 제가 다른 곳을 갈 수 있을까요? 그냥 첫 회사에서 3년 버틴거 쭉 버틸걸 그랬나봐요. 지금 와서 보니 그렇게 힘들었던 첫 회사가 그나마 회사 다운 곳이었어요. 후회해도 소용 없겠지만 힘들어도 버틸걸 이란 생각이 자꾸 듭니다.

사실 결혼도 결혼인데 쓰다보니 제가 위로를 받고 싶은가보네요. 그래서 주절주절 계속 말하고 있어요. 저도 뒤죽박죽 생각 정리도 안되고... 난 그냥 권고사직 대상자 20명 중에 한 명인데.. 제가 너무너무 작아지는 느낌이에요. 저는 대기업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마음 맞는 회사 들어가서 오래오래 다니고 싶은 마음 뿐인데 그 평범이라는게 너무 벅차네요.

당장 내일 부턴 어쩌죠? 제가 뭘해야 할까요? 서른 하나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카드값만 잔뜩 남은 백수... 그게 제 모습이네요.

정말 이제는 지칩니다. 아끼는 사람들한테 짐만 되는 제가 너무 싫어요. 다 놓고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싶네요. 저에게만 세상이 이렇게 힘든걸까요? 다른 분들도 다 힘든거 참고 살아가시는데 저만 징징 대는걸까요..

자꾸 눈물나서 글도 더 못쓰겠네요. 쓸데 없이 글이 길어졌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권고사직.. 저같은 일은 그 누구도 겪지 않으셨음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행복하세요.
추천수53
반대수6
베플misscuspid|2019.03.25 20:15
오너입장에선 입사한지 1년도 안되어 결혼하고 임신출산휴가 주려면 아무래도... 토다토닥 저출산문제를 기업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정책이잘못된듯
베플남자우니지|2019.03.25 19:57
실업 수당 신청하고 재 취업하면 됩니다.
베플의견|2019.03.25 22:34
회사 매출 안 나온게 내 탓이 아니라는 마인드... 대책 없습니다. 사장새끼꺼져가 아니라 그런 마인드로 회사에서 월급 루팡 밖에 더할까요? 위로가 아닌 직언이라 듣기 싫겠지만 들을 귀와 맘이 없다면 발전이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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