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게 사람 옷 같은 거 입힌다고 해서 기분 나쁜 적 있어?
오히려 고양이 강아지 햄스터 원숭이 말 등등 입혀도 다들 귀여워하지
훔쳐서 입히는 거 아닌 이상 기분 나빠하는 사람 한 명도 없을거임
수트를 입히든 우주복을 입히든 의사 가운을 입히든
원피스를 입히든 똑같이 그냥 귀엽고 웃기다고 생각할 거임
근데 사람이 동물처럼 옷 벗고
다니면 난리가 남
왤까?
이게 여남 차이랑 똑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 돋았음
여자가 아무리 남자처럼 바지 입고 숏컷 치고 양복 입고 반바지 입고 청바지 입고 후드 쓰고 치마를 입지 않고 남성복만 고집한다고 해서 남자들은 위협을 느끼지 않음...
왜냐면 여자가 아무리 남자처럼 입는다고 해도
죽었다 깨어나도 남자가 될 수 없으니까
강아지가 사람 옷 흉내낸 옷을 입는다고 해서
인간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건
강아지가 인간처럼 옷을 입는다고 해서 인간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임
남자들은 그렇게 생각함
여자들이 아무리 머리를 짧게 자르고 옷을 남자처럼 입는다고 해도 위협을 느끼지 않음
어차피 남자가 아니니까
여자가 어떤 짓을 하면서 찔러대도 남자들의 그놈의 높고 고고한 세계는 침범 당하지 않음
분명 매번 그런 일은 있었을 거임
아니 감히 여자가 드레스를 안입겠다고요? 말세로다
아니 감히 여자가 코르셋을 안하겠다고요? 말세로다
아니 감히 여자가 머리를 자르겠다고요? 말세로다
분명 사회적 압박은 있었으나 남자들은 여자들의 "남자" 옷에 대한 추구를 막지 않았음
왜냐? 위협이 안되니까
하지만 반대로 남자가 "여자" 옷을 입는다면?
스타킹을 신고 치마를 입고 머리를 기르고 네일을 바르고 하이힐을 신는다면?
바로 사회적 매장임
그 순간부터 남자는 자신이 남자인 것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면 됨
마치 인간이 자신의 인간됨을 포기하고 짐승처럼 옷을 벗고 돌아다니면 다들 미친 것처럼 취급하듯이
"여자" 옷을 입은 남자도 똑같이 인간됨을 포기하고 굳이 낮은 "여자"의 세계로 강등되길 원한 것으로 여겨지는 거임
여자는 아무리 남자처럼 입고 행동해도 남자의 세계에 편입되거나 더 높은 위치로 받아들여질 수 없음
그냥 조잡한 이미테이션이나 아류로 밖에 비춰지지 않음
인간옷을 입은 강아지가 거울을 바라보며 결국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여자들은 외모 코르셋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음
남자에게 여자는 인간이 아닌 무언가임
인간과 짐승 사이에 있는 존재고
그 존재가 인간(=남자)를 따라한다고 해서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음
사람들이 인간 옷을 입고 인간 흉내를 내는 원숭이를 보며
낄낄대거나 묘기를 즐겨보지 진심으로 인간의 무리에 껴주지 않잖아?
바로 그거임
드랙퀸이나 젠신병자는 그 무겁고도 단단한 서열 중심의 남자 세계에서도 인정받지 못해서
남자에게 재롱 받는 원숭이가 되고자 여자를 흉내내는 거임
여기까지 생각하고나니까 너무 암담해지더라
여자들이 머리카락이 짧네 기네 치마를 입네 바지를 입네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 같아
결국 방법은 전복 뿐임
물리적인 전복뿐
여자는 인류의 마지막 식민지라는 얘기가 있지
식민지인들의 예시를 들어보자
조선인들이 일제강점기 시대에 창씨개명과 한글을 못쓰게 하는 것에 반발해
성을 안 바꾸거나 몰래 한글을 가르치고 배우고 사용하고 보존한 건 분명 소중하고 의미가 있는 행동임
근데 잔인한 말이지만
그렇다고 그런 행동이 독립을 좌우할 정도의 영향을 주진 못함
실질적 독립을 하려면 시위와 전쟁을 통해 피를 흘려야하니까
결국 여남의 위치가 전복될 정도의 전쟁, 시위가 있지 않다면 가부장제는 계속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음
여자가 남자의 위치를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이상
여자는 영원히 사람 흉내를 내며 재롱을 떠는 인간도 짐승도 아닌 말을 하는 원숭이에 불과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식민지인들(미개인)이 아무리 자신을 지배하는 나라 사람들(문명인)을 따라해봐야 흉내에 불과함
미개ㅡ문명으로 식민지와 문명국을 분리하는 건 대표적인 식민사관이지
서양놈들은 자신들이 문명인이고 서양을 제외한 아시아나 아프리카는 미개하다고 보고 자신들이 지배해도 된다는 당위성을 주장했어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식민지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현대에도 사상은 여전히 남아있지
오리엔탈리즘이라고 서양이 동양을 보는 시선 말임
근데 동양도 아직도 식민지적인 시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끊임없이 서구의 선진국(문명인)들을 따라하고 인정 받고 싶어함 하지만 아무리 따라해도 흉내에 불과하다는 건 비시들도 잘 알 거야
이걸 여남 관계에 대입해보면 확실해짐
피를 치루지 않은, 짓밟고 올라간 독립이 아닌 이상 영원히 피지배자 위치에서 지배자를 따라하고 살 운명이라고...
어쩌다보니 거창하게 여기까지 생각이 왔는데
모든 여자가 남자로부터의 독립 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
페미니즘도 말뿐인 학문으로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여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전쟁이자 시위는 남자파업
출산파업임
자기 몸을 인질삼아 하는 전쟁임
비혼 비출산을 지지하며 남자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한다면 남자들은 이길 수가 없음
그러니 비혼에 집중하는게 전복으로 향하는 첫걸음이라는 생각임
1차 출처 : 여성시대 / 2차 출처 : 숲속갓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