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방송사고썰! 내가 사고친게 아냐 ㅠㅠ...
본 이야기는 2014년에 TBS FM 라디오 채널의 ‘염경환 박슬기의 힘내라 두시’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2014년도만 하더라도 난 실명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라디오를 주로 애청하곤 했었다. 보통은 MBC FM4U 채널을자주 들었었고 오후 2시 타임에만 TBS FM 채널을 들었다.
2시 타임엔 TBS FM 채널에선 ‘염경환 박슬기의 힘내라 두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 프로는 진행자들도 그렇고 방송 분위기가 활력 넘치고 재밌어서 고정으로 들어줄만했다.
2014년엔 내가 밤낮이 바뀐 생활을 했었기에 아침에 퇴근하면 잠이 바로 안와도 억지로 잔뒤 2시 좀 못되서 일어나곤 했다. 그놈의 라디오가 뭐라고 ㅋㅋ ‘힘내라 두시’를 듣기 위해서였다 ㅋㅋㅋ.
초여름이던 6월의 어느날, 난 어김없이 오후에 부시시 일어나 ‘힘내라 두시’를 멍때리며 듣고 있었다. 그날은 가족끼리 퀴즈 대결을 펼치는 코너가 진행되는 날이였다.
퀴즈 참가자 인원은 두명이고 두사람의 관계가 부부든, 아빠와 딸이든, 엄마와 아들이든, 사위와 장모든, 며느리와 시아버지든 가족이기만 하면 상관없다.
그날 대결에 참가했던 참가자들은 며느리와 시어머니였었다.
경환:퀴즈 대결에 참여하기 위해 며느님과 시어머님이 지금 기다리고 계신데요, 먼저 며느님부터 자기소개 해주실까요?
A:네 안녕하세요~ 인천에 사는 33살 OOO입니다! 반갑습니다~!
슬기:활기찬 인사 좋아요! 그럼 이번엔 시어머님께서 소개해주세요!
B:안녕하세요. 통영에 살고있는 OOO라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내가 참가자들의 본명까지는 기억을 못하므로 OOO 처리를 했다 ㅋㅋ.
경환:이렇게 각자 소개도 해주셨는데 퀴즈 신청은 며느님께서 해주셨죠?
A:네 맞습니다.
경환:시어머니와 같이 참가하시고 싶었던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A:제가 시집 온지 얼마 안되서요~! 어머님과 같이 참여해서 이번 기회에 어머니랑 친해지고 싶습니다! ㅎㅎㅎ
슬기:아아 그러시군요, 그럼 어머님?
B:네네.
슬기:어머님이 보시기에 며느님 어떠세요~? 며느님이 어머님이랑 친해지고 싶으시대요~!
B: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ㅎㅎ 며늘애가 시집 온지 얼마 안됐구요.
보통은 이 타이밍에선 시어머니가 빈말이라도 며느리를 좀 띄워줘야 하는데 며느리가 별로 마음에 안들었나보다...ㅋㅋㅋㅋ!
경환:퀴즈 대결은 3판2선승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각 퀴즈마다 상품이 걸려있구요.
슬기:두문제를 먼저 맞춘 사람이 우승하는겁니다. 아시겠죠?
A & B:네~!
경환:대결을 시작하기 전에 정답을 맞출때 외칠 구호가 필요한데요. 며느님은 구호 뭘로 하시겠습니까?
A:전 인천 하겠습니다!
경환:네 좋습니다! 그럼 어머님은요?
B:저는 통영으로 하겠습니다.
슬기:네에! 인천 대 통영, 며느님과 시어머님의 퀴즈대결! 바로 시작합니다!
솔직히 퀴즈가 뭐였는지도 기억이 잘 안난다. 근데 어차피 핵심 내용은 퀴즈가 아니다. 염경환이 퀴즈를 설명하고 있던중 갑자기,
A:인천!
B:아아! 토, 통영!!
슬기:인천이 좀더 빨랐습니다, 정답은요?
아무래도 나이가 젊은 며느리가 순발력이 더 빠를것이다. 근데 A가 정답을 맞추면서 1승을 거뒀다.
경환 & 슬기:정답입니다!!! 축하드려요~~
B:나도 알고 있었던건데 에이씨!
경환:어머님도 아직 기회는 있으니까 두번째부턴 잘 푸세요~.
B:...네.
곧이어 두번째 퀴즈가 출제됐다. 근데 이번에도 눈치없는 A는 퀴즈를 끝까지 안듣고 또 중간에 구호를 외치곤 결국 정답을 맞춰버렸다.
어휴...진짜 시어머니랑 친해지고 싶은게 맞는걸까? 한 문제를 맞췄음 다음 문제는 일부러라도 져줬어야지...
경환:정답입니다! 며느님의 우승입니다!
슬기:의류교환권과 홍삼세트를 모두 획득하셨네요!
A:감사합니다. ㅎㅎㅎㅎ.
하.지.만. 시어머니의 분노는 결국 폭발하고 마는데,
B:시애미 이겨서 좋냐? 저런 육실할것!
경환 & 슬기:어머니이이이이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B가 한 문제라도 맞췄음 이기든 지든 상품 하나라도 탔을텐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환:아무리 그래도 방송이잖아요~! 욕하시면 안되요~!
슬기:어머님~ 화 가라앉히시고 욕은 절대로 하시면 안되요?
경환:어머님이 많이 서운하신거 같은데 며느님이 홍삼세트라도 드리세요~ 드릴거죠?
A:ㅎㅎ 저희도 필요한데요? ㅎㅎㅎ
B:...
아이고 이 눈치없는 사람아! 쯔쯔쯧...아무튼 방송은 급하게 마무리됐다. 나는 이 이후에 두사람이 어떻게 됐을지가 되게 궁금하다! ㅋㅋㅋㅋ.
그리고 몇주뒤, ‘힘내라 두시’를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켰는데 프로그램 시그널이 나오기 전에 흘러나오는 이 덜덜덜한 멘트.
‘염경환 박슬기의 힘내라 두시는 2014년 6월 XX일 방송에서, 모욕적이고 방송에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했으므로 방송통신 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아무리 짜증나고 화나도 말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