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모처럼 연차라 시간내서 고민거리 좀 써봅니다.. ㅠ
저는 작년도에 대학교 졸업하고 1년 정도 취준 끝에 그래도 이름 들으면 알 만한 중견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솔직히 운이 좀 좋았던 거 같아요. 면접을 생각보다 잘 보긴 했는데 워낙 경쟁률이 높았던 곳이라 별로 기대를 안 했습니다. 제 스펙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거든요. 근데 어찌어찌 3차까지 가더니 덜컥 합격을 해버렸네요 ㄷ;
같이 입사한 동기들은 솔직히 제가 많이 기죽을 만큼 스펙이 좋더라고요. UCLA 나온 친구도 있고, 다들 영어는 기본에 아는 것도 많아 보였습니다. 실제로 지금 봐도 일 잘하더라고요.
솔직히 제가 어디 가서 무시 받을 만한 스펙은 또 아니지만, 그래도 막상 동기들 사이에 껴 있다 보니 기가 죽게 되더라고요.
근데 전 어릴 때부터 지는 건 정말 못 참는 성격이라, 정말 죽기 살기로 해서 얘네 다 뛰어넘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어릴때부터 인정받고 싶었던 욕구가 많았던거같아요.
근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역시나 제가 제 기량에 비해 높은 곳을 온 거 때문인지는 몰라도 단순 업무에서도 자잘한 실수가 나오고, 남들은 100을 할 때 전 70정도밖에 못할 정도로 일처리가 느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것 때문에 그동안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제 다른 동기들만 봐도 다른 부서긴 하지만 다들 각자 프로젝트를 담당으로 맡아서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은데, 전 아직도 단순처리 업무만 하고 있으니.. 그것 마저도 100% 완벽하게 하질 못 하니깐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잘해보려고, 그리고 인정받고 싶어서 한달전부터 일적으로나, 사회생활적으로 정말 엄청 노력했습니다. 맡은 업무가 끝나도 다른 업무 배우려고 자발적으로 남아서 야근도 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신제품 관련 MPR 제안서도 먼저 쓰고, 디자이너도 아닌데 그래도 포토샵은 좀 할 줄 알아서 디자인 업무도 제가 해보겠다고 하고, 각 부서마다 관리하라고 지급하는 공용 회사폰도 돈 아낀다고 칭찬받으려고 KT알뜰폰 음성 무제한 요금제 2만원짜리로 바꾸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도 보고, 탕비실 커피포트도 고장 나서 커피포트도 할인하고 있다고 알려주고..
이번에 워크샵 때도 일정 짜는 것도 제가 도맡아서 거의 다 제안하고, 별별 각종 제안이나 잡일은 다 했던 거 같아요
부서에서도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하고요.
어떻게 보면 진짜 나댄다 라는 생각이 들만큼 자발적으로 나서서 각종 잡일부터 일이란 일은 다 했던 거 같아요. 어차피 제가 돋보이는 게 일적으로 돋보이려는 거니 깐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어느 날, 저희 부서 팀장님이 조용히 절 부르더니, 그냥 하던 거나 제대로 하고, 괜히 나서지 말라고 뭐라고 하셨었습니다. 다른 거 신경 너가 구지 안 써도 되니 깐 너가 지금 맡은 업무만 신경 써서 잘 하라는 식으로 말씀을 주셨었네요.
좋게 좋게 말씀은 해 주셨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나대지 말고 그냥 하던 거나 잘해 이런 말 이더라고요.
그 말 듣고 내가 너무 앞서 나가고 나대나? 라는 생각이 들긴 했었습니다. 근데 전 그래도 나름 잘해 보이려고 열심히 한 거라 조금 속상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에 너무 스트레스 받고, 난 하는 만큼 안돼지란 생각이 요즘 많이 드는데, 원래 신입이 이런건지.. 제가 너무 나대는건지 조금 생각해보게되기도 하고..ㅠ
물론 저보다 배운 거 많은 제 동기들이 저보다 잘하는 게 당연한 거겠지만 그걸 커버하려고 제가 노력해서 일을 했던 건데 그거에 대해 뭐라 들으니 좀 기운 빠지고.. 좀 복잡하네요 ㅠㅠ 제가 너무 앞서 나간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