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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결혼, 큰 욕심없었는데..어렵네요

옴메 |2019.07.23 18:00
조회 713 |추천 0

내용이 길어요 ㅠㅠ

 

 

 

만난지 반년정도 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때 서로 이사람이랑 만나겠다 싶었고, 그쪽도 그랬대요.

 

둘다 결혼 적령기여서 그런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많이 이야기 했구요,

종교, 성격, 성품 등 뭐든 하나 거슬리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조용하고 다정한 성격의 남자친구는 예민하고 수다스러운 저에게 딱 맞는 사람이었어요.

이사람이랑 살면 가장 나다울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부모님이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했다는것,

학교 다닐때 집이 어려워 어쩔수없이 받은 대출이 얼마나 남았고, 앞으로 2년정도만 고생해서

갚으면 된다고 구체적인 액수나 모든 일들을 다 털어 놓더라구요.

 

저는 그냥 평범한 집에서 부모님 사랑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부모님에게도 남자친구의 형편에 대해서 말했고, 만난지는 얼마 안됐지만

그동안 속썩인 딸이 아니기에 부모님도 결혼하고 싶다는 제 남자친구에게 관심을 보이셨고,

형편을 아시고는 외로운 남자친구가 우리집에 식구로 오면 우리가족이 사람도 많고 하니

같이 품어주자 얘기 하시더라구요.

 

남자친구는 대출때문에, 저는 하고싶은 일들을 하면서 20대 초중반을 보내서 딱히 모아놓은 돈은 많이 없지만, 저는 특별히 돈나가는 것없이 부모님과 살면서 돈모으고 있고,

남자친구도 직장이 안정적이고, 술담배를 하지않고 친구들 만나 쓸데없는데 돈을 잘 쓰지않아 결혼자금을 소소하게 모으고는 있다고 하더라구요. 내년쯤에는 모아진 돈으로 전세대출받고, 제가 더 많이 모을 것 같으니 결혼은 제가 모아놓은 돈으로 하고 남자친구는 일단 결혼 전까지 빚을 열심히 갚고 남은 빚은 결혼하고 같이 갚고 아기 가지자고 얘기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자기 상황에 항상 주눅이 들어있던 사람인데 제가 팔다리 튼튼한 젊은이들이 뭘 그렇게 돈가지고 벌벌 떠냐고 농담삼아 했던 말이 고마웠나봐요 , 저랑 있으면 자기가 되게 좋은 사람이 되는것같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오빠의 경제적인 상황이 오빠의 모든것을 말해주진 않는다고,

오빠의 성품과 착한 마음이 모든걸 상쇄시키고, 오빠의 가치를 자꾸 숫자로 매기지 말아달라고 얘기했어요. 저도 같이 우울하다구요 ㅋㅋ

 

여튼 그렇게 어찌어찌 결혼까지 얘기를 했는데

남자친구 친척이 차명으로 돈을 빌려쓴 내역이 밝혀져서 남자친구 앞으로 많은 빚이 떨어졌답니다.

 

울면서 너랑 결혼까지 못할 것 같다, 그냥 애기 둘낳고 너랑 행복하게 사는게 자기 앞으로의 유일한 꿈이였는데 이런 소소한것까지 못할것같은 자기 상황이 너무 싫고 힘들다고 그러더라구요.

 

 저보고 떠나라는 남자친구한테 일단 상황 돌아가는걸 보고 조금 버텨보자고 했구요,

그뒤로 몇주가 지났습니다.

 

충분히 슬퍼하고 욕도하고 감정이 들면 혼자 참지말라고 했어요. 그치만 그 기간이 끝나면 정신차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될지 해결 방법을 찾아보라구요.

 

저는 옆에서 기도 해주는 것 밖에 할 일이 없네요.

그냥 미래를 같이 하고 싶던 사람이었는데 어쩌면 제 미래에 그 사람이 없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해요. 저도 사람이고 이기적이여서 그 모든 어려움을 함께 떠안고 살아갈 자신은 없어요.  근데 함께하자는 말이 미래 보다는 현재에 더 필요한 말인 것같아 같이 이 터널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남자친구는 매일 빠짐없이 저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있고 저는 매일 빠집없이 고마울 필요도, 미안할 필요도 없다고 얘기해주는 창과 방패의 싸움을 하면서 웃기기도 하고 이상황이 어이없기도하고..많은 걸 바라지도 않았는데 남들은 잘도 하는 결혼이 저희한텐 너무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같아 씁쓸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네요. 부모님한테는 이 상황에 대해서는 입도 못뗐구요. 

 

그래도 저보다는 본인이 더 힘들텐데 제가 어떻게 해줄수 있는게 없어 참 안쓰럽고 미안하고 여러가지 마음이 드네요.

 

 

제가 같이 빚을 갚아야되는 상황도 아니고..남자친구는 결혼전에 이 일이 터져서 다행이라고, 저까지 같이 힘들뻔했다고 혼자 짐을 지고 가고 있습니다. 제가 해줄수 있는것도 없어서 헤어질지, 계속만날지 어떤걸 결정하는건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이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아요.

 

 

결혼을 하고 싶어서 오빠를 만난게 아니라 오빠이기 때문에 결혼을 하고 싶었다고, 결혼에 대해 부담갖지 말라고 얘기하긴 했지만 힘든건 사실이네요 ㅎㅎㅎ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네요. 복잡한 마음에 써봤네요.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기분을 요즘 느껴요 ㅋㅋ

저는 아직은 여력이 되니 남자친구 만나서 안아주고 싶네요. 다들 즐거운 저녁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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