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 연애했어요
처음부터 장거리 연애였고 잘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저에게 확신을 줬거든요, 자신감 넘치던 사람이였어요, 운명처럼 영화처럼 만났다고 생각했고 이 사람이랑 결혼을 하게 될 것 같은 그런 미묘한 확신이 있었어요
그 친구는 외국에서 대학원을 준비했고, 저는 한국에서 회사 다녀요
대학원을 진학하려면 영어점수가 필요한데 뜻처럼 잘 나오지 않아 최근에 많이 힘들어 했고
저는 하던일이 적성에 잘 맞지 않아서 계속 이직에 대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어요 꽤 오랜시간..
각자에겐 각자의 무게가 있는 거잖아요? 각자 잘 버티려고 노력했어요
서로 힘든거 티 내지 않으려 노력하고(물론 티 나지만)
서로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하고 응원해가면서....
근데 지치는건 어쩔 수 없나봐요, 각자 자신의 상황에서 너무 지쳐요
남자친구는 점점 영어점수 제출 기한이 다가오면서 극도의 스트레스로 자존감이 바닥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이 짐짝같고 주변의 모든 사람을 볼 면목이 없대요.
이런 얘기 들으면 너무 마음 아파요 눈물나고, 근데 힘들어요 저도.
결혼적령기에 아직 공부하는 남자친구 만나서 내 인생의 중요한 계획을 저 친구의 스케쥴에 맞춰야하는 것, 그 마저도 기약이 없다는 것,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 내 진로에 고민할때에도 남자친구는 나의 기댈곳이 되어주지 못하는것
힘들어도 힘든티 낼 수 없고 혼자 지쳐만 가야했던 것......
어제도 피곤한 몸 이끌고 남자친구 영어학원 끝나는 시간 맞춰 (잠시 한국에 들어왔어요 학원다니면서 점수 만들려고) 저녁먹으러 갔다가 서로 몸과 마음이 예민해진 상황에서 싸움이 촉발되었고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어요. 얘기하다보니 서로 그간 쌓여오고 지쳐왔던게 다 터져 나오더라구요
남자친구가 얼마나 혼자 외롭게 공부하고 있는지 그게 얼마나 괴로운지
자존감을 갉아먹는 일인지 잘 알고, 얘기 들으니 또 마음 아프고 속상해요 눈물도 나고
근데 이게 사랑인지 정인지 연민인지 헷갈려요
그냥 평범하고 착한 남자 만나서 마음고생 안하고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적당히 연애하다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예요 근데 한편으로는 또 누군가를 만나서 다시 연애할 자신이 없기도 해요 감정 자체가 지친건지 뭔지...
그냥 넋두리예요
남자친구 얼굴보고 고생한다 토닥토닥 해주고 싶긴 하지만
앞으로 2년-3년 더 기다리면서 이런 생활을 지속할 자신은 없는거 같아요 아무래도
예전에 나한테 주던 확신은 다 어디로 갔는지.... 불쌍하고 안타까우면서도 속상하고 밉기도해요
보고싶기도하고 후회할거같기도한데 정답을 못찾겠어요
답답하죠... 저도 제가 답답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