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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끝날 것 같아요

모르겠음 |2019.07.29 21:40
조회 1,062 |추천 2
어디서부터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전 일해본 적 없는 서른살 백수에요

딸 셋 중 첫째구요

얼마전까지 공시생이라고 걍 대충 살았어요

먹고, 자고, 게임하고, 죄책감들면 책보고,

부모님이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라 의식주는 문제없이 지냈어요

특히 아빠한테 많이 의지했어요 뭐든 다 해주시는 분이거든요

근데 그게 부모의 조건 없는 베풂은 아니였어요

권위주의, 가부장적 사고가 심한 분이라 자식은 부모한테 무조건 복종해야지. 하세요.

둘째 동생은 아빠한테 싸대기 맞으면서 커서

취직하고 독립하고는 그냥.. 명절때도 안오고, 부모님 생일이나 기념일도 없고, 한두달에 한번씩 내킬때 하룻밤 자고 가는게 다에요.

근데 부모님도 둘째한텐 쓴 돈도, 마음도 부족했다고 인정하시는지

겉으로는 포기했다 말씀하시고 그냥 내버려두세요

근데 저한테는 달라요

엄마 왈 아빠한테는 큰 딸밖에 없다고, 애지중지 너밖에 모른다 하시는데 어떤 방면으로는 사실이에요

초중고등학교 내내 따라다니면서 운영위원장 하시고

학교 준비물 안가져오면 일하다가도 중간에 갖다주시고

학교에서도 피자 먹고싶다 전화하면 몇판씩 사다 주셔서 친구들이랑 먹고

고삼때는 아빠가 등하교 도와주셨는데 한번도 빼먹은적 없어요

술드셔도 택시타고 오시고 저도 아빠가 늦든 어쩌든 아빠만 기다렸어요

뭐 필요하다 말해서 아빠가 사주겠다.하면 항상 제일 좋은물건만 사주셨어요

대학 가는 것까지는 괜찮았어요

스카이 아래 대학에 등록했는데.. 엄마는 싫어하셨지만 아빠는 일단 나름 좋은 대학이니깐 좋아하셨어요

(엄마는 비전없다. 니가 해낼리없다. 하시면서 교대, 지방사범대 가길 바라셨어요.엄마랑 아빠는 입장차가 커요 항상)

여튼 부모님 바람은 제가 공무원 아니면 선생님 되는 것 뿐이었고

저두 대학 가고보니 딱히 하고싶은 것도 없고 열심히 살지도 못하는 바보라

부모님 핑계 반, 자의 반으로 공시 시작했었어요

.. 될 리가 없죠

휴학도 한 번 하고 어영부영 졸업하고 노량진도 이년 갔다오니깐 아무것도 아닌 그냥 서른 살이 됐어요

근 일년 사이에는 또 시험 한번 더 치겠다 해놓고, 아빠 사무실에서 시키는 일 하고 지냈어요

그러다가 남친을 만났는데

결혼이 하고싶어졌어요

엄마는 제가 도피처로 결혼을 택한거라 하시는데

제 마음은 아니에요. 마음도, 계획도, 처지도, 충분하고

혹시 결혼생활에 실패하더라도 선택에 책임 질 각오가 돼 있어요

사실 서른살되도록 도전한 것도 실패한 것도 공무원시험 하나뿐이라, 어떤것에도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아요

그래서 집에는 시험 그만치겠다, 결혼하겠다 고백(?)한 상황이에요

엄마는 도피성 결혼 아니냐 하시면서도 싫든 좋든, 니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니 인생 니가 살아봐야지 하시는데

아빠는 심하게 반대 하고 계세요.

글이 길어졌는데, 제가 말하고싶은 문제는 아빠였어요

그냥 반대 하시는거면 네판에 글 안썼을거에요.

아빠는 남친이 너무 싫고 제 결정에 큰 배신감을 느끼신대요.


남친을 싫어하는 이유는 첫인상(한번 얼굴만 봤어요. 아빠가 쫓아내서 그 이상은 전혀..), 나이차(부모님 나이차랑 같아요),
직업(아빠가 바라는건 무조건 공무원.. 남친은 직장인이고 성실하고 유능해요 경제적으로 결혼 할 상황도 만들어뒀구요) 등등 일텐데... 제가 누굴 데려왔어도 아빠 마음에 안들었을거라 생각해요)


아빠말을 안따르고 아빠가 싫다는 사람이랑 사는 꼴을,

저한테 배신당한 본인 인생을 견딜수가 없을거래요

엄마는 아빠 없을때 나가라고, 걍 나가서 알아서 살아봐.하시는데

아빠는 그러면 죽일거래요 다.

죽이고 끝낼거래요. 아빠를 악에 받치게 만들지 말라하세요.

저는 아빠 말이 그냥 위협하는걸로 들리지 않아요

엄마도 마찬가지로 니네 아빠 진심이다 하세요

엄마 아빠도 평생 싸워오셨고, 항상 죽음을 언급하셨고,

어릴때부터 엄마 갑자기 죽으면 어떻게어떻게 해라 엄마한테 많이 들으면서 컸어요

저 대학다닐때는 온 가족이 아빠한테 이혼해달라고 요구했던일이 있었는데(그때도 네판에 글썼고 댓글 보고 정신차리고 동생이랑 상의끝에 엄마한테 힘 보탰어요)

지금은 그나마 아빠가 많이 나아지셔서 엄마한테는 좀 덜해요

전엔 훨씬 심했거든요

아빠 취미생활도 딱히 없으시고, 아침새벽부터 밤까지 일만하시는데

본인이 가족밖에 모르는대신 가족도 아빠말에 절대복종이어야해요

이 부분은 아빠 세상만 옳고 타협이란 없어요

중간에 사건도 있었고, 나이드셔서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본질은 똑같아요

제 생각에 아빠는 온 가족 죽이고도 남을 분이에요

위험 감수하고 가출한다해도 집에 있는 막내동생도 걱정돼요

아빠 일 많이 하시는만큼 돈도 잘버시거든요

지금도 아빠 말만 듣고 허락하는거만 하고, 아빠가 골라주는 남자랑 살면 돈 안벌어도 먹고 자고는 할 수 있을거에요

이삼년 전에, 지금처럼 결혼한다 한거랑은 상관없이, 공시 그만하고 학원강사 일 하면서 독립하겠다했는데

아빠가 그렇게 어떻게 사냐고 노량진 일년 더 지원해주셨거든요

저도 그땐 그냥 더해보면 시험 붙겠지, 안일하게 생각하고 여기까지 와버렸어요

지금도 용돈 계속 주시고 의식주 불편한건 없어요

근데 그 밖에는 꿈도 희망도, 의지도 없어요

바라는게 있다면 지금 남친이랑 같이 살고싶은거,

아빠 새장에서 나가는거에요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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