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
새벽 3시에 문득 슬퍼져서 남긴 글이었는데 많은 분들의 응원이 남겨져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응원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댓글을 읽어보면서 저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적이 없었나 돌아보게 되었어요. 제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분명 사소한 말로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는 말을 내뱉었을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지난 날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됩니다.. 밑바닥까지 내려가있을 때의 느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누군가가 이런 상황이 온다면 더 보듬어줄 수 있을 거 같아요. 다시 한번 소중한 댓글 감사드려요. 큰 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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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장수생 생활을 끝내고 미래 계획을 세우고 있는 20대 여자입니다. 공시를 준비하는 동안 인간 관계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참 씁쓸하네요.. 더이상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친구가 없어서 판에라도 털어놓아요..
처음 공시 시작할 땐 몰랐어요. 친구들 모두 넌 잘할 거라고 응원해줬어요. 전 이때만해도 이 친구들과 평생을 함께 해도 되겠다란 확신이 있었어요. 정말 좋은 친구들이었거든요.
호기롭게 시작했던 시작과 달리 계속 시험에 떨어졌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제 눈에 친구들의 웃음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은 겉으론 안 그런 척했지만 무의식 중에 저는 못 붙을 거라는 전제를 깔고 말을 했어요. 글쓰니는 시험 떨어져서 공시 포기하고 다른 일 하고 있을 거 같다고 하거나.. 시험 일주일 전에 연락와서 이번에도 떨어지면 뭐할지 생각해봤냐면서 제 멘탈을 부셨어요. 그동안 점수가 잘 나와서 기분 좋게 마지막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말을 들으니까 '진짜 얘 말대로 이번에도 떨어지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나가더라구요.. 그 친구에겐 기억도 안 날 만큼 정말 사소한 물음이었는데 전 평생 못 잊을 거 같아요.
그 말 듣고 시험 보기 일주일 전부터 울기만 하다가 시험 망쳐서 또 울었는데.. 그래도 붙여주신 거 보면 하늘에서 제가 너무 불쌍했나봐요..
친구들이 제가 붙었다는 얘기 들었을 때도.. 공무원이 장수할 만큼 좋은 거 같지 않다며 은근히 안 좋게 얘기했어요. 정작 자기는 준공무원이라면서 뿌듯해하면서요..
그 외에도 같이 공시 준비하던 친구랑 시험 끝나자마자 문제 답을 맞춰보던 중에 그 친구가 맞고 제가 틀리자 '앗싸~! 맞췄다~~'하면서 기뻐하던 게 생각나네요.
면접 스터디원들도 다 장수생이었는데 친구들이 긍정적으로 이끌어줘서 큰 힘이 됐다고 하는 말을 듣고 정말 너무 부러웠어요.. 그동안 나는 참 인복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너무 순진했나봐요.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 친구들이 결국 타인이라는 걸 느끼게 되니까 참 씁쓸해요. '친구의 불행은 나의 행복'.. 이 말은 제게 해당되지 않는 말 같았는데 딱 제 상황에 맞는 말이어서 더 슬퍼요.
앞으로 이 친구들에게 깊은 얘기는 안 하려구요. 좋은 얘기도, 나쁜 얘기도 그냥 다 안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