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추가) 21살, 제가 왜 사는 건지 모르겠어요

ㅇㅇ |2019.08.21 07:45
조회 15,235 |추천 41
+ 추가)

이 글을 쓸때만 해도 아마도 울면서 글을 쓰고 다음날에는 진짜 죽을 거 같은 표정으로 출근했던 거 같은데 며칠동안이나 댓글이 별로 없길래 그냥 묻혀지나보다 별 생각없이 지냈어요
그런데 퇴근하고 보니까 댓글이 많이 달려있어서 놀래서 하나하나 다 읽어봤습니다.

우선, 따뜻한 위로의 말과 조언, 그리고 따끔한 충고까지 하나하나 감사히 잘 읽어봤어요.

댓글에서 회사는 그저 돈 버는 곳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저도 다 알고 속으로 그렇게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은 거 같더라고요..ㅎㅎ

그리고 연애하면 목표가 생긴다는 분도 계셨는데 저는 현재 사귄지 2년 다 돼가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회사 들어가면서부터 삶의 의욕이 떨어지니까 최근에는 남자친구한테 무심해지기도 하고 정말 많이 싸웠어요 자꾸 사소한 거에도 예민해져서 괜히 다투고 그러니까 이게 뭐하는짓인가 더 현타왔던 거 같아요

또 취미생활을 가지라는 분들도 정말 많더라고요.
입사하자마자 취미생활 가지려고 평소에 좋아하던 책도 읽고 안보던 드라마도 챙겨보고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도 가보고 학원도 이것저것 알아봤지만 제가 다니는 회사가 야근을 자주해서 시간대가 맞는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구하기가 쉽지않았는데 어제부터 복싱학원 가능한 곳이 있어서 등록해서 다니기로 했어요! 댓글들 말처럼 하나하나 시도해보면서 좀 더 삶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해보도록 할게요 ㅎㅎ

음... 그리고 생계형으로 일찍 취업한거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직 나이가 어려서 좀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생계형까지는 아닌데 저희 집이 어려운 편이라서 제가 돈 벌면서 좀 보태주고 그래야하는 부분이 있기는 해요
가끔씩 본가에 가서 부모님 보면 댓글들 말처럼 나는 겨우 이 정도로 힘들어하는데 부모님은 살면서 얼마나 더한 걸 겪으면서 이만큼 살아오신걸까 우리들을 키우느라고 본인들의 인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걸 억울해하시지는 않는걸까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부모님 봐서라도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정말 노력했는데 그것조차도 쉽지가 않았던 거 같아요

아, 또 공부해서 해외취업해보라고 하셨던 분도 계셨는데 그것도 다 머릿속으로는 계획은 하고 있었는데 막상 공부하기가 쉽지않았던 거 같아요
게으른 탓인지 멍청하게도 변화하려는 노력은 안하고 항상 한탄만 하고 있었네요..

그리고 퇴사하면 내일배움카드 그것도 신청해볼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하다가 제가 뭘하고 싶은건지, 적성에 맞는 건 있을지 현타 많이 오기도 했던 거 같아요 ㅜㅜ

그리고 제가 회사에 가기싫었던 이유를 최근에 깨달은건데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더라고요. 워낙 혼자있는 걸 좋아하는 저라서 의외였는데 일찍 퇴근한 날 일부러 사람들 많은 곳으로 갔는데 그냥 멍하니 가만히만 있어도 힐링되고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어요.

회사에서는 엄청 혼나고 다른 부서들은 거의 다 제 또래인데 제가 있는 부서는 저희 부모님뻘이라서 항상 눈치보면서 지내고 다른 부서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없고 다른 부서는 엄청 밝아보이는데 저 혼자 이러고 있으니 많이 외로웠었나봐요
거기다가 여기는 지방인데 발달된 지역이 아니라서 사람들의 왕래가 그렇게 많진않아요 사람구경도 어렵고.. 그래서 환경도 답답하고 더 많이 힘들어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어제는 다른 부서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할 기회도 있었고 정말 어제 하루는 입사 후에 처음으로 많이 웃은 날이었던 거 같아요.

여전히 회사는 다니기싫지만 며칠사이에 마음을 다 잡았아요. 회사는 가기싫어도 이젠 울지도 않고 전처럼 죽고 싶단 생각으로 힘들어하진않아요. 어쩌면 그냥 체념한 거 같아요. 어쩌면 전보단 상황이 나아진 걸 수도 있고요.

다들 별볼일 없는 사회초년생 한 명 위로해주겠다고 하나같이 따뜻하게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제가 글을 못 써서 추가글을 횡설수설 이상하게 쓴 거 같지만 결론은 전보단 많이 나아진 거 같다는 말이에요ㅎㅎ 하나하나 댓글 남겨드리진 못 했지만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올해 취업해서 현재 사무직으로 회사다니고 있는 21살 여자에요.
회사에 입사한지 이제 3달 다 돼가는데 아침마다 눈뜨는 게 너무 괴로워요. 일어나자마자 회사도 가기싫고 몸은 무기력하고 매일같이 죽고 싶단 생각해요. 통근버스 타고가다가 차가 갑자기 뒤집혀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신호등 건너다가 차에 치여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어요

첫 월급받을 때는 적금 이것저것 들고 뭐하고 뭐해서 나중에 뭐해야지 하고 희망찼던 거 같은데 월급날이어도 별로 기쁘진않은 거 같아요
시간은 의미없이 빠르게 가는 거 같고 회사에서는 제가 오늘 하루 무슨 일했는지 모를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가요

제가 회사다니기 전에는 책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책봐도 재미가 없어요 책도 읽기 싫고 그냥 아무것도 하기싫어요

이런 제가 싫어서 퇴근하고 펑펑 울다가도 판에서 저랑 똑같은 직장인들의 글을 읽으면서 원래 다 이런거다라고 자기위로하고 항상 반복돼요

회사 일도 재미없어서 몇년 다니다가 아예 새로운 직종으로 배워서 일 구해볼까 생각하는데 딱히 머릿속에 생각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없어요 제가 원래 꿈이 없던 사람이었나 싶고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살 거 생각하니 정말 뛰어내리고 싶고 구역질나요

원래 다들 이러면서 살아가는걸까요?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제가 뭘하고 있는건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추천수41
반대수1
베플소크라테스|2019.08.23 08:35
곰곰히 생각해봐야. 과연 우리가 회사다니는게 어떤 본인의 자아성취나, 꿈을 위한 것인지 돈을 벌기위한건지~ 대부분 돈 벌려고 회사다니는데 재미가 있겠어요? 그냥 하루하루 일상을 버티면서 돈 벌고 살아가는거죠. 본인에게 아주 적합한 직업을 갖고 회사에 들어가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지금과 같은 생각이 많이 들거에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