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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너무 싫은데 죽기는 두려워요

Skittles |2019.08.27 20:50
조회 354 |추천 2
저는 고2, 호주 유학 2년차예요. 너무 힘들어서 며칠이라도 더 버티려고 이 글을 쓰게됐어요.
글을 잘 쓰지 못해서 좀 어색하지만 잘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ADHD 약을 초6 때부터, 우울증약은 중2때 시작했어요. 저는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가정에서 별 문제 없이 자라온 평범한 여고생이에요. 오빠가 어렸을 때부터 ADHD 치료를 받았고 엄마도 우울증 약을 복용하셨어서 가족 영향인 것 같은데, 저희 가족은 완전 화기애애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화가 있진 않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애어른처럼 이유없이 가족들한테 선이 그러진 것처럼 정이 안가고 어색했어요. 전 그냥 가족, 친구 아무와도 제 속마음을 얘기해 본적도 없고 그냥 그렇게 몇년 전부터 속이 썩어 문드러져가는 걸 알고도 방치했어요. 왜 이러는지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공부만 하기에도 바쁘고 내 자신을 솔직히 마주할 자신도 없었고.
초3때부터 머리카락을 뜯는 버릇이 있었어요. 7-8년 동안 한번도 고치질 못했고, 요즘은 두피도 다 긁고 뜯어내서 머리숱도 비고 두피는 물론 열 손가락 모두 물집 잡히고 손톱도 다 갈라져요. 밤마다 이를 갈아서 턱관절도 다 망가졌고 강박, 불안, 초조함 모두 멈춰지지가 않아요.
아무것도 안하면 우울함에 잠겨서 숨막혀 죽을것 같아서, 그래서 너무 싫어도 공부했고, 한국에 있다가는 가족과 더 멀어지고 미칠것 같아서 도피식으로 유학을 왔어요. 중학교 졸업하고 혼자 유학을 왔고 거기서 지내게 된 홈스테이에서 우웋증이 많이 심해졌어요. 말도 안통하고, 바닥을 치는 자존감과 금전적 부담감, 내 자신에 대한 높은 기대감. 너무 많은 것이 쏠려와 제 마음이 썩어가고 있다는것 조차 알지 못했어요. 가족 친구 아무도 없고 내 이야기 들어줄 사람 아무도 없는 걸 깨달았을때 미칠 것 같더라고요.
감옥 같은, 먼지와 거미줄 가득하고 창문도 없는 작은 방에서, 해가 지기 전과 10시 이후에는 불도 못키게 하고, 샤워는 3분, 우유도 못마시게 했고, 언제는 너무 배가 고파서 방에서 몰래 땅콩버터를 손가락으로 찍어 먹었어요. 밤마다 방문틈 사이로 누가 지켜보는 것 같고 물 마시는 것 조차 제 잘못인것 같았어요.그런 곳에 4개월 지내다가 친척 도움으로 지금 지내고 있는 홈스테이로 옮겼지만 트라우마는 안 없어지더라고요. 새 홈스테이에서 이사 다음날 아침에 커튼 사이에 들어오는 햇빛을 보고 울었어요. 거기서 몇주 지내고 적응하고 나서 머릿속이 좀 정리 되가니, 그때서야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방치됐던 제 자신이 눈에 보였어요. 
돈만 받아먹고 연락 한번 없던 유학원, 그냥 나를 돈으로 바라보는 홈스테이 부모와 학교 선생님들. 그때 이후로 모든 사람들에게 믿음이라는 걸 아예 줄수가 없었어요.
제 유학비용 때문에 백화점에서 일을 시작한 엄마한테 제가 뭐라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말해야하는 걸 알면서도 연락을 하면 받은 스트레스들이 엄마한테까지 삐져나가는 것 같아서 연락도 자주 못드렸어요.사람들을 배려해야하고 착해야한다는 강박이 심해서 유학오고 홈스테이 생활을 하고부턴 숨쉬는 것조차 눈치가 보였어요. 
죽고 싶은 마음도 약먹고 자면 좀 나아지니까, 그렇게 버티기는 하는데 반년 전부터 자해를 시작했어요. 살기는 너무 싫은데 죽기엔 아직 미련도 많고 겁도 많아서. 목이랑 손목, 손을 커터칼로 긋는데 죽을 정도로 세게는 못히겠더라고요. 우울증약 열몇알을 먹어보기도 했는데 한통은 먹기 두렵고.우울에 깊게 빠질때마다 기도도 해보고, 명상, 요가, 독서 등 안해본건 없어요. 친구만나 쇼핑하고 교회를 가고, 영화 드라마를 봐도 속에 공허함, 숨막히는 답답함은 사라지지가 않아요. 
학교 과제도 남들 한시간이면 끝날거 밤새도 못끝내고, 집중만 잘하면 될것을 딴짓하느라 시간만 버리고, 머리 뜯느라 숙제 못하고, 약 때문에 아침에 못일어나서 학교도 지각하고 빠지고. 우울해서, 머리 안돌아가서 하루를 날려버린 것도 수십번. 부모님께는 죄책함 뿐.
점점 제가 한심하다는 걸 넘어서 저도 제 자신을 포기하게 되네요. 이렇게 말로 풀어보면 별것 아닌걸로 죽고 싶어하니,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아직 어려서, 안 겪고 모르는게 많아서 엄살 부리는 거라고 하기엔 그동안 진짜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사람들은 그때가 좋은 때라고, 나중에 사회 나오고 그러면 지금은 별것도 아니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거라면 저는 지금 망설임 없이 죽고 싶어요. 지금도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힘들어진다니 살 이유가 없잖아요.
저도 저보다 힘들고 상처받은 분들 많고, 제가 의지 굳게 가지고 노력하면 좋게 바꿀 수 있다는거 알아요. 그런데 그게 안돼요. 내가 왜 이러는지,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애초에 의지를 어떻게 가지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제가 앞으로 잘 살 수 있을까요? 약을 안먹고도 내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사실 이 글을 통해서 조언을 얻기보다는 어디에라도 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읽어주신 것 만으로도 참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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