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장님들 참 많은듯 합니다
뭐 알바생이 갑질하는 경우도 많죠^^ 그런 경우 제외하고 말씀드려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여러 알바를 해봤어요
제 성격이 워낙 여리고 착하다보니 이리저리 이용 참 많이 당했어요
책임감도 강한 성격이라 몸이 아파 죽을거 같아도 일 나갔고 (전염성 질병이 아닌 경우에요)
교통사고가 나서 인대가 찢어졌는데 깁스 풀고 알바 나간적도 있으니까요
항상 30분씩은 더 일해준거 같고 (당연히 돈 안받고)
언제나 30분 일찍 출근해서 청소같은거 싹 해놓고
손님들이 개진상을 떨어도 내 자존심 죽여가며 손님 살살 달랬어요
그럼 그 손님이 결국은 단골이 되고 나중에 저에게 팁도 주고 저땜에 온다는 소리 하는 분들도 늘더라구요
제 속은 썩어갔지만요
10대 후반 20대 초반 그 어린나이에 정말 내 가게라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던거 같아요
월급도 밀리고 임금을 떼먹던 사장도 있었고 뒤에서 제 뒷담화 하던 사장도 참 많았어요
주휴수당은 들어보지도 받아보지도 못했었네요
추가근무수당도 없었고 뭐 그냥 진짜 최저시급만 딱 주고
연장근무 한건 받아보지도 못했구요 살면서..
참 바보같이 살았죠 제가. 착한걸 넘어서 마음이 너무 여리니까
사장님이 요즘 경제적 상황 힘들다 하면 마음이 아파서 돈 달라는 소리도 제대로 못했어요 그리고
뒷담화 한 이유는 너무 열심히 일을 한다는거였네요
그래봤자 돈 더 안줄건데 쟤는 너무 열심히해. 손님한테 너무 친절해. 가끔 쟤 없을때 손님들이 쟤 찾으면 짜증나. 뭐저렇게 오바를
해? 그래도 좋은점은 쟤 이용해먹기 딱 좋아. 대타도 부르면 바로바로 나오잖아.
실제로 사장이 저를두고 뒤에서 다른 알바생들 앞에서, 매니저 앞에서 한말입니다.
그 얘기를 들으니 힘이 탁 빠지더군요
나 뭐 땜에 그리 열심히 했지? 싶고 자괴감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만둔다 하면 앞에서는 저를 막 달래며 붙잡으려 해놓고 뒤에서는 또 뒷담화를 하더라구요
지까짓게 뭐라고 그만둔다고 하냐고, 별것도 아닌걸로 상처받는다고. 재수없다고....
그렇게 상처받고 알바 그만둔 가게가 제법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전부 내 탓같이 느껴지고 정말 자괴감이 들더라구요
죽고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다가 빵집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그간 상처는 받았지만
천성이 이런탓에
여전히 손님들한테 생글생글 웃으며 예쁨 많이 받았어요
근데 사장님한테는 마음을 못열겠더라구요
손님들에겐 싹싹하게 대하고 사장님한테는 무뚝뚝하게 행동했던거 같아요
또 상처받는게 두렵더라구요
난 사장님이랑 가게 직원들이 좋아서 잘해주고 싶고 마음도 줬는데 뒤에선 저를 욕했으니 제 입장에선 얼마나 큰 충격이였겠어요
그래서 손님들한테만 최선을 다해서 잘하고 사장님이랑
둘이 있을땐 묵묵하게 일만 했어요
간식도 먹고 좀 쉬라고 했는데도 그냥 미소만 짓고 묵묵하게
일하고 한시도 안쉬고.. 트집 잡히기 싫어서 그냥 정말 일만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한 5개월정도 하고 나니 사장님이 저를 따로 부르시더라구요
소고기를 사주시면서 저보고 한말이
"니가 고생이 참 많다. 그치? 내가 너한테 진짜 고맙다"
이 한마디를 딱 하시는데 진짜 눈물이 그냥 폭포수처럼
터지더라구요
제가 갑자기 우는데도 사장님은 다 안다는듯이 제가 눈물 그칠때까지 기다려주셨어요
사실 제가 일했던 전 가게 사장이랑 빵집 사장님이랑 친구여서
제가 가게에서 일하며 어떤 알바생이였는지 물어보니
그 전가게 사장님이 저 뽑지 말라고 욕을 엄청 해서 걱정을 하셨대요
근데 도박이라 생각하고 저를 고용했는데 제가 너무 착하고 성실하게 일을 잘하는데 사장한테만 마음을 안주는거 보고
아 그간 상처를 참 많이 받은 애구나 싶어서 일부러 더 말 안걸고 가만히 지켜보셨대요
근데 제가 일을 너무 잘해줘서 매상도 오르고 제가 쉬는날 절 찾는 손님이 늘어나니까 사장님이 너무너무 기분이 좋으셨대요
도박이 성공한거 같았대요.저를 뽑을까 말까 고민했던 그 순간이 후회될 정도로 저에게 고마움을 느끼신대요.
그 한마디에 그간 받았던 상처들이 다 녹아내리더라구요
그날부터 저 더 열심히 일했고 사장님은 더 저에게 고마워하셨어요
작지만 보너스도 주시고 항상 빵이랑 케이크 (남은거 말고 그날 만든걸로) 언제든지 가져가라고 챙겨주시고
말이라도 항상 "니덕에 가게 돌아간다" "고맙다" "니가 고생 많다" 해주시니까 진짜 너무 힘이나는거에요
분명 몸은 너무너무 힘든데 하나도 안힘든거 같고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집에오면 녹초가 되서 쓰러지는데도 그냥 행복했어요
그러다가 가게 사정이 많이 안좋아지고 사장님이 대출 받은것도 있어 결국 가게를 접게 되셨는데 알바생 다 모아두고 정말 미안하다고 끝까지 못데려가서 미안하다고 50넘은 사장님이 펑펑 우시는데 알바생들 다 같이 끌어안고 울었어요
사장님이 사람 다룰줄 아셨던거죠
20대 어린 애들한테 큰 보너스? 물론 주면 좋죠. 근데 애들한테는 돈보다도 따뜻한 말한마디가 더 크게 다가와요.
그냥 말이라도
항상 고맙다, 고생 많다
어려운거 아니잖아요. 또 그 빵 원가 얼마 안하잖아요
물론 손님한테 팔면 다 돈이지만 하루에 빵 한 두개 얼마 안하는거 챙겨주면 알바생은 더 열심히 그보다 더 열심히 해주거든요
근데 그거 아까워서 애들 밥도 안먹이고 일시키면...
애들이 열심히 하고 싶겠어요?
알바애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면 거짓말 안하고 10명중 8명은 손님한테 친절로 보답해줍니다.
간혹가다 쓰레기같은 애들은 잘해주면 베짱 부리곤 하지만
정말 대부분은 착한 애들이에요
어떻게 확신하냐구요?
제가 작년초에 치킨집을 차려서 사장 입장이 됐으니까요.
처음에 제가 배달알바랑 홀 알바 구할때 면접 보러온 애들이 있었어요. 근데 동네사장님들이 저보고 "그 애들 알바생으로 쓰지마요. 걔들 잠수도 잘 타고 사람 뒷통수 치는 애들이야. 이 근방에서 유명해"
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도박으로 그 애들 뽑아 썼어요.
그리고 그 애들이 배달 갔다오면 항상 말해요
"배달보다 중요한건 니들 건강이야. 무리해서 하지마. 나 치킨 많이 안팔아도 돼. 니네 건강부터 챙겨. 니들덕에 가게 돌아간다. 진짜 고맙다~ 오늘도 고생 많았어~"
"고생 많았어. 많이 덥지? 시원한거 한잔씩 꺼내먹고~"
"집에갈때 원하는 치킨 한마리씩 튀겨서 가져가~ 오늘 고생 많았으니 가족들이랑 가서 얘기도 하고 맛있게 먹어~"
이런 얘기들... 매일 반복했거든요?
다 큰 남자애들이 제 앞에서 울더라구요
배달알바 2,3년씩 하면서 그런 얘기 처음 들어봤대요
일하면서 치킨이 너무너무 먹고 싶은데 한번도 튀겨준 사장님이 없었대요
밥도 매일 그냥 흰밥에다가 사장이 집에서 먹다 남은 반찬들 가져다주며 먹으라 그래서 먹기 싫어서
배달 갔다가 편의점에서 라면 같은거 사먹는데 그러면 또 사장한테 전화와서 언제오냐 배달밀렸다 빨리 가라는 재촉 전화 받았대요
그러니까 일이 나가기 싫었고 또 임금은 밀리고...
자기들도 잘못한거 알면서도 너무 힘드니까 잠수 탔던거래요
휴~
치킨 원가 얼마 안해요. 손님들한테 팔면 다 돈이지만.. 그거 얼마나 한다구요...
그냥 언제라도 먹고 싶으면 치킨 튀겨달라고 하고, 또 마치고 집에 튀겨가서 가족들이랑 웃으며 티비보며 먹으라 그랬어요
밥도 원하는걸로 시켜서 줘요. 치킨 먹고 싶으면 튀겨 먹고 짜장면 초밥 돈가스 등등 먹고 싶은거 한사람당 만원 안에서 먹으라 그랬더니 자기들 좋아하는걸로 모아서 먹더라구요
그리고 배달 전화 들어오면 입에 있는거 삼키지도 않고 배달 나갈 준비해요
제가 막 말리면서 다 먹고 소화시키고 가라고 해도
손님들 기다리시게 할수 없다고 손님들한테 따끈한거 빨리 가져다줘야한다고 씩 웃고는 배달 가버려요
정말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 결과를 낳는구나. 저도 매일매일 느끼고 있어요
다른 가게 사장님들이 걔들 일 그렇게 하는거보고 다 놀래요
장난식으로 우리가게 놀러오셔서
"야 니들 우리가게에서는 왜그리 열심히 안했어?" 하시면
애들도 웃으며 "사장님이 다르잖아요~" 하고는 또 배달가버려요
아직까지 잠수타고 뒷통수 친 애들 한명도 없네요
오히려 엊그제 제 생일인걸 카톡 떠서 알았는지 자기들끼리 캐이크를 사와서 깜짝 파티 해주는데 아 이게 사람사는거구나 정말 행복하다 이런거 느꼈어요 ㅋㅋㅋㅋ
케이크 이만원짜리에 그렇게 행복해질수가 없더라구요
기분이다 싶어서 그날 이만원씩 보너스 주고 집에 신메뉴 나온거 보내줬더니 신나서 다들 집에 가더라구요
가족들이랑 먹는 인증샷 보내준 친구도 있고... 정말 귀엽죠...
저도 처음엔 무섭게 생겨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1년정도 같이 지내다보니 이만큼 착할수가 없네요
얘들도 사람정이 그리웠던거겠죠..
사장인 내가 알바생에게 잘해주면
그 알바생은 내 손님들에게 잘해주더라구요
이 쉬운걸 모르는 사장님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안타까운거 같아요
알바생이 잠수타고 내 뒷통수 치는거? 열받죠
근데 그 알바생 욕하기전에
나는 내 가게 알바생에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보면 답 나올거에요
물론 그래도 뒷통수친ㄱㅔ 잘한거 아니고 당연히 욕먹을 짓이지만요.
그냥 작은 말 한마디 따뜻한 밥 한끼가
나에게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온다는거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사장인 나도 좋고 알바생도 좋고 서로서로 좋잖아요
쓰다보니 너무 긴 글이 됐는데 .. 하고싶은
말은 그거에요
알바생들에게 따뜻한 말한마디,
따뜻한 밥한끼
그거 아까워하지마세요
밥 한끼씩 한달 잘챙겨준다고해서 내가 가져가는 순이익이 확 줄지 않아요
오히려 더 늘어요
내가 알바생에게 해주는만큼 알바생은
내 손님에게 잘해줍니다
내가 못해주면 알바생은 우리가게 손님에게 불친절해질수 밖에 없어요.
돈을 주고 고용한 관계지만
때론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크게 다가올때도 있는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