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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다음 봄을 맞이하려고.

ㅇㅇ |2019.10.13 22:24
조회 278 |추천 2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이얼화면으로 들어가서 그 번호를 눌렀다.
번호 누르는 감각이 너무 생생해서 꿈인지도 몰랐다.
컬러링이 몇초 울리지도 않은 체 그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하고는 니가 왠일이냐며 애써 밝은척하려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그냥 밝은거라고 생각했겠지만. 그리고는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마치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여러번 생각이라도 했다는 듯이 자기 여자친구 얘기를 먼저 꺼냈다.

우리는 잘..이라고 말하길래 내가 그래 오빠야 나랑 헤어진지 한달반만에 여친 사겼잔아라고 말하며 말을 끊어버렸다.

꿈에서까지 그 부분은 괴씸했나보다.

그러니까 너는 으스대며

그러니까. 친구들도 놀래가지고 니 여친있는데 다른 사람 사귀는거가 하면서 물었다니까. 니랑 사귀기 전에는 군대서 전역한지 얼마안되가지고 (여자한테 말거는게) 부끄러웠나보다하고 얘기를 했다.

오~살아있다는거가 하며 분위기가 나쁜쪽으로 흘러가지않게 그사람을 올려주었다.

니도 연애한다 아니가?하면서 은근슬쩍 내 연애사를 물어보는 너.

안함.

이라고 하자마자 에이 연애도 안하고 뭐했냐하면서 나를 떠보고 싶은지 궁금하지 않은척 하는 너였다.

나는 안함이라고 했다가 그 말을 듣고

함.안하나~?할껄?

이렇게 애매하게 대답하는 순간 머릿속에 좋아하기 시작한 오빠야가 떠올랐다. 너랑 전화하는데 떠오를 정도로 이제 많이 좋아하나보다.

할 것 같아라고 말을 했더니 살짝 당황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는 목소리로 그래?근데 나 지금 화장실 좀 가고싶은데..라며 말을 했다. 진짜 화장실이 가고싶은데 화장실 갔다와서도 전화를 걸겠다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나는 전화를 더이상 이어가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그럼..잘가하며 말을 했더니 너도 좀 아쉬운지 어..그래ㅋㅋ잘지내라라며 말을 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무슨말을 해야할지 조금 고민하다가 언젠가는 마주치겠지..ㅋㅋ하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건지 전화가 끊긴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 꿈을 꾸고 일어나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 내 목소리가 내 목을 관통하는 느낌까지 너무 생생했기에.

그런데 통화기록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너는 이렇게 마지막까지 내 꿈에서만 니 진심을 얘기해주는건가보다. 나에게 직접 얘기하기엔 겁이 많은 너라는걸 알기에 참 너답다라는 생각도 들고, 꿈이라는건 알지만 진짜 너라면 그랬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꿈을 꾼다는건 이제 진짜. 정말로 너를 보낼때가 됬다는 것 같다. 그래 전화로 말했지만 다시 한번 잘가. 이젠 정말 보내줄게. 잘가 웃는게 정말 예뻤던 사람. 잘가 내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 겨울부터 봄을 여러번지나 결국에는 내 봄이 되었던 사람. 너를 보내고 나에겐 다시 겨울이 왔었지만 나는 이제 다음 해의 봄에 있을게. 정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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