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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 죄송합니다) 소개팅 돌려서 거절하는 법이 있을까요..?

비혼주의자 |2019.11.17 15:18
조회 2,195 |추천 0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ㅠㅠ이 게시판이 가장 화력이 세다고 느껴져서 도움을 받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은퇴하신 아빠가 몇년 째 나가시는 동호회가 있으세요. 취미 동호회인데(특정될 수 있으니 그냥 취미라고 할게요.), 모여서 취미 생활도 하고 식사도 하고 가끔은 술도 한잔씩 하시고 그러는 것 같더라구요.

그 중에 엄청 친한 분이 계시는데, 그 분한테 제가 이번에 취직한 것도 이야기 하셨나봐요.

그랬더니 그분이 저랑 자기 아들이랑 만나보자고 말을 꺼내셨대요.

아빠는 제가 늦둥이이기도 하고, 또 직장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할 것 같아서 별다른 반응을 안 보이셨는데 친구분께서 적극적으로 자기 아들 스펙을 이야기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일단 저한테 물어보고 오겠다-라고 오셨는데

 

중요한 건 제가 비혼주의자에요.

물론 연애는 많이 해봤어요. 그렇지만 결혼까지 하고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들을 선택할 때 다들 이득과 손해를 비교하고 선택하잖아요.

결혼도 중요한 일 중에 하나인데, 제 상황에서 비교해봤을 때 이득보다 손해가 너무 컸어요. 아무리 사랑이 포함된 일이라고 하더라도, 이득과 손해가 비슷해도 할까말까 하는데 손해가 크면 안 하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잖아요..

그래서 점점 연애도 안 하기 시작하고, 결혼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부모님도 알고 계세요. 제가 몇년 전부터 계속 말씀 드렸거든요. 저는 연애도, 결혼도 할 생각 없고, 손주는 오빠들한테서나 보시라구요. 엄마는 네 삶이니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시고, 아빠는 연신 아쉬워하시더니 결국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친구분이 소개시켜달라고 할때 제가 비혼주의자라고 말씀 안하신것도 아쉬워서 그러신 거 같아요..에휴..

 

그래서 그렇게 스펙 좋으면 다른 분 만나시면 되지 않냐

연애도 결혼도 할 생각 없는 사람 소개시켜 주면 그게 더 실례다

부담스럽다. 싫다. 바쁘다. 힘들다..

참 많이 말씀드리고 거절해왔는데 한번만 만나라, 그쪽에서 너무 마음에 들어했고, 얼굴조차 보지 않고 거절하면 너무 속상해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빠가 동호회도 너무 좋아하시고, 그 아들 소개시켜준다는 친구분도 좋아하셔서 더 거절을 못하신 것 같아요.

물론..아빠가 벌이신 일이니 알아서 하시라고 할 수도 있지만..뒤늦게 가지신 취미에 행복해하시는 걸 보니까 그걸 깨기가 힘들더라구요. 정말 평생을 가족 위해 희생해오신 분이고, 살면서 가족에게 단 한번도 큰 소리 내신 적 없었고, 항상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오신 분이라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존경하시는 분이거든요. 물론 이런 몇몇 모습은 싫지만요..

 

결국 2주 뒤 주말에 보기로 했어요..내 금쪽같은 주말ㅜㅜ

가서 밥이나 후딱 먹고 와야겠다는 생각인데, 거기서 완곡하게 상대방을 거절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아버지한테도, 아버지 친구분께도, 상대방에게도 최대한 기분 상하는 일 없게 자연스럽게 소개팅을 거절의 분위기로 이끌어서 끝내고 싶은데..매뉴얼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맘같아선 또라이처럼 있다가 와서 동호회에 저집 딸 좀 이상하다고 소문을 내서 다시는 이런 일 없게 만들고 싶은데 그러면 속상해하시겠죠..아빠한테 피해 드리고 싶진 않아요...그냥 빨리 돈모아서 독립을 해버려야 이런 일이 없을까봐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한 마디라도 좋으니 조언 부탁드립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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