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7살 여고생입니다. 네이트판 아이디를 아는 언니에게 빌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 써봅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된 주된 사건은 바로 어제입니다. 어제는 기말고사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자 방학식이었기에 학교를 일찍 마쳐, 저는 이걸 들고 먼저 엄마께 보여드렸습니다. 당시 이 지역으로 전학 온 지 1달 뒤가 기말고사였었고, 적응 문제 및 지역 내에서 시험이 어렵기로 유명한 학교였기에 성적은 꽤나 저조했습니다. 엄마는 이 성적을 아빠한테 보여줘도 되겠냐며 나무랐고 곧 아빠한테 제 성적을 보여주셨습니다. 아빠가 그걸 확인한 후 전화로 '빡돌게 하지 말고 대가리 굴려서 변명 생각해내라', '열 뻗치게 하지 마라'며 비속어를 섞어 화를 내셨고, 저는 1. 적응 문제 2. 학교의 난이도 3. 교육과정 차이를 내세워 아빠를 설득해보려 했지만, 아빠께선 욕만 하시며 '집에 가서 보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4시에 동아리 사진을 찍으러 나가야 했지만 아빠께선 나가면 죽여버리겠다며 나가지 말라고 하셨기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 2시 30분쯤, 아빠가 퇴근하고 오셔선 거실에 앉아보라고 하셨습니다. 엄마는 한숨을 쉬며 방에 가셨고, 아빠께선 제 성적표를 보며 '닭대가리야 니가 이 성적밖에 안 나오는 이유를 알겠다', '나도 옛날에 이따위 점수는 안 받았다'며 저에게 욕을 하셨고, 망치를 들고 와 제 폰을 부수셨습니다. (현재 제 폰은 망치로 4-5차례 내리찍어져서 사용이 전혀 불가합니다.) 망치로 부수면서 하시는 말씀은 '폰 작작 하랬지 ㅆ발', '닌 좀 적당히 해라 이 정신병자야'라고 하시며 욕과 윽박을 지르셨습니다. 학교에 친구가 없었기에 이사 전 지역에서의 친구들과의 연락이 소중했고, 저에게 힘이 되었기에 폰을 사용하는 빈도가 잦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욕설과 큰 언성으로 저를 욕하시는 아빠가 너무 무서워 눈물밖에 안 났습니다. 너무 서러워 소리 내어 우는데 '작작 처울어라 시계 풀고 니 머리끄댕이 잡고 방에 들어가기 전에'라며 겁을 주셨고 저는 '내가 10점을 받든 100점을 받든 난 아빠 딸인데 왜 그래'라며 울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슬퍼 나온 말이었는데, 아빠는 이걸 들으시곤 '빡치게 하려고 그러냐?'며 더욱 화를 내셨습니다. 그러고선 셋째 동생을 데리러 잠깐 나가셨다가 돌아오시곤 엄마와 셋째 동생과 함께 하루에서 이틀 정도 일을 보러 내려간다고 하시며 '나가면 죽여버린다'고 하셨습니다. 둘째 동생에게도 제가 못 나가게 하라고 하시고선 그만 처울라고 또 욕을 하시며 집을 나가셨습니다. 그 후 저는 공포감과 서러움에 제 방에서 울다가, 노트북으로 겨우겨우 와이파이를 잡아 (아빠께서 와이파이도 뜯어내셨습니다..) 몇몇 지인들에게 살기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다고 연락을 하다가 너무 울어 생긴 두통에 못 이겨 잠들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24시간을 방 안에서만 지내다, 지인들의 위로와 도움으로 이 글을 써 봅니다. 아빠와 엄마가 언제 오시는지 저는 정확히 알지도 못 합니다. 다만, 확실한 사실은 오면 저는 죽습니다. 죽도록 맞고, 욕먹고, 또 밎을 것입니다. 어제 이 사건 때문에 저는 어제 있었던 봉사 활동, 동아리 사진, 학원 아무것도 못 갔습니다. 정말 죽여버릴 거라고 말씀하시는 아빠가 무서워서 방에서도 못 나갔습니다. 정말 너무 무섭습니다. 경찰에 신고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변의 말보단 최대한 많은 분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제가 단순히 어제 이 하나의 사건만으로 저의 고통을 호소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부산에서 할머니와 살며 가끔씩 내려오시는 아빠에게 수차례 폭행당했습니다. 제가 잘못한 일은 당연히 맞아야 한다며 맞았고, 방 안에서 문을 잠근 채 집중적으로 폭행당했으며, 맞다가 발이 터져 병원에 실려도 가 봤습니다. 맞는 과정에서 무슨 말을 하든 말대꾸하지 말라며 더 맞았습니다. 또한 동생이 잘못한 일에선 연대책임이라는 명목하에 저까지 맞았고, 오토바이, 밥무릎 등 한 자세로 팔과 다리가 저려올 때까지 그 자세를 유지시키기도 하셨습니다. 체벌이 끝난 후에는 제대로 앉거나 서있지도 못 하는 고통에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며 있었습니다. 동생이 단어를 모르면 대신 제가 맞았고, 동생이 울면 제가 더 맞았습니다. 할머니께서 아빠를 제지하셔야 니는 오늘 할머니 때문에 산 줄 알라며 욕과 함께 폭행을 멈추셨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흔히 말하는 '은따'를 당할 때 집에서까지 폭행당하며 지옥과 같은 삶을 보내왔습니다. 하나뿐인 아빠께서도 폭력을 휘두르시니 어린 나이의 저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으로 자해까지 시도했습니다.
초등학교 내내 저렇게 맞아왔고, 중학교 때는 이제 안 때리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도 무색하게, 언어폭력의 강도가 훨씬 심해졌습니다. 화장을 하면 '몸 파는 여자냐?'라며 성희롱을 일삼으셨고, 화가 나실 땐 ___, 정신병자년, 미친년 등 온갖 욕을 저에게 하셨습니다. 확실히 신체적인 폭력은 덜 받았지만, 정신적인 고통이 매우 컸습니다. 모르는 사람과의 싸움에서 들을 법한 상스러운 욕과 성희롱적인 발언 '한 번 (ㄱㅅ) 좀 만져 보자', 어릴 때 벗은 거 다 봤는데 뭘' 등을 듣고 살아왔습니다. 너무 수치스럽고 죽고 싶었고 힘들었습니다. 이 고통은 저뿐만 아니라 제 둘째 동생에게도 해당합니다. 제 둘째 동생조차 몇 시간을 맞다가 기절도 한 경험도 있었고, 눈이 너무 다쳐 안대를 끼고 생활해야 하는 정도로 맞았습니다. 이러한 충격으로 동생은 옷장에 칼을 숨기거나 벽을 칼로 파 놓는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고, 저는 이게 염려스러워 말씀을 드려 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역시 또 폭력일 뿐이었습니다. 또한, 아빠에게 여러 차례 협박 전화로 '패죽여 줄테니 거기 딱 있어라'는 전화도 받았었고, 이로 인해 두 차례 가출을 행한 적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저에게 책임을 물며 잡아오라고 하셨고, 저는 집에 오면 맞을 동생을 생각해 아빠가 없는 시간에 돈을 줄 테니 이걸 갖고 밖에 잠만 있어라 이런 식으로 문자로 동생을 달랬습니다. 어릴 땐 이 모든 게 장녀이기에 해야 하는 당연한 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전혀 당연하지 않다는 걸 저는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이 지역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기 전까진 CCTV로 감시당해왔습니다. 제가 공부를 안 하면 공부하라고 욕을 하셨고, 저희 방과 옥상방, 화장실, 부엌을 제외한 모든 곳에 CCTV가 있었기에, 공부를 할 때면 문을 열고 공부를 하라고 (거실에 달려있던 게 저희 방문을 열어놓으면 제가 공부를 하는지 확인이 가능한 위치였습니다) 하셨고, CCTV로 욕 섞인 협박과, 매일 감시당하는 불안감에 노출되어있었습니다. 한 번은 CCTV를 껐었는데, 왜 끄냐며 '다시 켜라 ㅁㅊ년아'라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CCTV가 할머니의 안전을 위해 달아놓았다고 하셨지만, 거의 대부분 저희를 감시하는 용도로 사용하셨습니다. 고모들과 주변인들이 아빠께 이건 좀 아니지 않느냐 애들도 사생활이 있다며 뭐라 하셔도 알아서 할테니 신경 끄라는 태도로 일관하시며 저희를 꼭두각시 인형처럼 다루셨습니다.
엄마와 할머니께선 아빠가 남자니까 이해하라는 태도이십니다. 어떻게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폭행과 성희롱이 정당화되나요. 그 어떤 성별이든, 사람이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맞아야 할 만한 사람은 없고, 때려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의 인권은 지켜지고, 존중되어야만 합니다. 저는 약 10년 동안 폭행당해 온 세월들을 이젠 벗어나고 싶습니다. 저는 이런 폭력을 당해도 마땅한 사람이 아닙니다. 글에 자세히 적진 못 했지만 아빠께서 매번 '너흰 나 없으면 다 쪽박 찬다' 이딴 말도 듣기 싫습니다. 쪽박을 차도 행복하고 조금 더 안전한 삶을 누리며 제가 원하는 것을 배우고, 사랑하며, 지내고 싶습니다. 저의 삶에서 아빠라는 이름만으로 훈육이라는 명목하에 언어 폭력, 신체적/정신적 폭력, 성희롱을 일삼으시는 분은 더이상 아빠라고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이 집에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존재가 사라질 수 있게 많은 분들의 관심과 연대가 절실합니다. 폭력의 증거로는 아빠와 엄마도 우스갯소리로 저희를 가한 폭력을 농담거리로 삼으시기에 본인이 잘 아실 겁니다. CCTV도 증거가 될 수 있고, 할머니와, 같이 폭행당해 온 저희 동생, 그리고 부서진 휴대폰과 저의 지인들이 증명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노트북조차 언제 부서질지 모릅니다. 아빠가 언제 오실지 모르기에 오늘 하루를 벌벌 떨며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정말 살고 싶습니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고 싶어했지만, 정말 살고 싶습니다.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추가
상황은 오늘 아침에 아빠랑 엄마랑 동생이 왔구요, 오자마자 저는 학원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집에 왔을 땐 아무도 없었고, 저를 뺀 나머지 가족들이 왔을 때 동생에게 물어보니 외식과 쇼핑을 하고 왔다고 합니다. 딱 제 학원 시작과 끝에 맞춰서요.. 그러고선 집에 있는 저를 없는 사람인 양 취급합니다.
댓글에 말씀 주신 대로 폰이 없어 전화는 못 했지만 1336 채팅 상담을 받아 보았는데 쉼터와 기관을 소개받은 것을 제외하곤 딱히 저에게 큰 도움은 못 되었던 것 같습니다..
쉼터로 간다면 저의 생활에 재정적인 여건이 크게 와닿을 것 같아 겁이 납니다. 가능한 가족이라는 집단에서 아빠라는 존재를 저와 멀리 또는 제가 성인이 될 때까지 제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하고자 합니다.. 녹음은 예전에도 욕설을 자주 하셨기에 CCTV 몇 번만 뒤져도 바로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의 조언 감사하고, 저 또한 그에 힘입어 조금씩 용기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