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이하 ‘가오갤 2’)는 개봉 전 ‘욘두’가 죽을 것이라는 루머가 흘러나왔다. 이 루머는 본편의 결정적인 스포일러였기에 제작진은 욘두의 죽음을 예상하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그래서 고안한 방법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욘두' 역을 맡은 마이클 루커가 출연한다는 소문을 만들어내는 거였다. 마이클 루커는 흔쾌히 수락했고, <인피니티 워> 촬영장에 있는 모습을 찍어 SNS에 올렸다.
개봉 일정상 <인피니티 워>가 <가오갤2>보다 약 1년 정도 늦었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이 합류 한다는 사실도 일찌감치 알려졌기에 마이클 루커가 올린 <인피니티 워> 촬영 현장 사진은 루머를 잠재울 수 있었다.
<스타트렉 다크니스>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에 팬들과 언론은 그가 빌런 ‘칸 누니언 싱’(이하 ‘칸’) 역을 맡을 것이라 예상했다. 칸은 원작에서 비상한 머리와 인간을 능가하는 전투 능력을 가지고 동료의 복수를 꿈꾸는 매력적인 악당이다.
하지만 김독 J.J. 에이브럼스는 영화 개봉 전 ‘칸’의 정체를 드러내면 흥미가 반감될 것을 우려해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맡은 배역은 ‘존 해리슨’이라며 ‘칸’ 등장설을 부정했다.
그럼에도 관련 소문이 사그라들지 않자 기자들을 세트로 초대에 본편과는 다른 버전의 장면을 보여줬다. 본편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자신이 ‘칸’이라고 밝히는 장면을 기자들에게 ‘칸’ 대신 ‘해리슨’이라는 자막이 나오는 버전으로 공개한 것.
영화 개봉 후 J.J 에이브럼스는 그때 보여준 버전은 자막 실수라고 했지만, 덕분에 극중 ‘칸’의 등장은 놀라움으로 큰 재미를 줬다.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에서 다스 베이더의 “내가 너의 아버지다(I’m your father)”라는 대사는 시리즈의 향방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제작진은 해당 대사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보안에 엄청난 주의를 기울였는데, 영화 개봉 전까지 이 사실을 알았던 사람은 제작자 조지 루카스, 어빈 케쉬너 감독, 마크 해밀 그리고 다스 베이더의 목소리를 담당한 제임스 얼 __ 등 소수에 불과했다.
그래서 촬영 때는 스텝과 배우 심지어, 다스 베이더를 연기한 데이비드 프로스에게도 “오비완이 너의 아버지를 죽였다(Obi-Wan killed your father)”라고 말하는 대본으로 바꿔 전달했다. 대신 마크 해밀에게만 정확한 대사를 미리 알려줘서 리액션 연기를 준비하게끔 했고, 바뀐 대사로 촬영한 뒤 후반 작업 때 원래 대사(I’m your father)를 녹음해 넣었다고 한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범죄 스릴러 [세븐]은 성서의 7가지 죄악을 바탕으로 살인하는 범죄자와 이를 추적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범인의 정체를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없도록 만들어야 했는데, [세븐]은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범인 ‘존 도’를 연기한 케빈 스페이시를 철저하게 감추기로 했다.
예고편, 옥외간판, 광고 심지어 오프닝 크레디트에서도 케빈 스페이시의 이름을 노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케빈 스페이시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만약 본인이 [세븐]에 출연하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사람들이 자신이 범인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은 위험에 빠진 고담시를 구하기 위해 폭발 직전의 중성자탄을 들고 희생한다. 이 사고로 배트맨이자 브루스 웨인은 죽고 그의 장례식을 치른다.
해당 장면은 영화의 결정적인 스포일러라 제작진은 외부로 유출되지 않기 위해 기발한 방법을 썼다. 극중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한 ‘미란다 테이트(Miranda Tate)’라는 이름으로 쓰인 묘비로 촬영하고 이후 편집 작업 때 CG를 이용해 브루스 웨인 (Bruce Wayne)으로 수정했다. 또한 장례식 촬영에 크리스찬 베일을 현장으로 불러, 이 장면이 유출되어도 아무도 브루스 웨인의 장례식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했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반전 노출을 막기 위해 이렇게 노력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본편의 핵심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카이저 소재’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다섯 명의 배우, 케빈 스페이시, 스티븐 볼드윈, 베네치오 델 토로, 가브리엘 번, 케빈 폴락에게 “당신이 카이저 소제”라고 말했다. 스포일러 유출 방지는 물론, 자신이 카이저 소재라고 생각하고 배우들은 극에 임했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로 촬영할 수 있었다.
가브리엘 번은 나중에 자신이 카이저 소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주차장에서 싱어 감독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영웅들의 운명과 향후 시리즈의 방향을 바꿀 엄청난 이야기들이 있었다. 루소 형제는 스포일러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심한 끝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만 전체 대본을 전달했고 다른 배우들에게는 자신이 나오는 장면의 대본만 전달했다. 이런 방법으로 일부 배우들은 토니 스타크의 장례식 장면 촬영을 누군가의 결혼식 장면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스포일러는 방지할 수 있었지만, 톰 홀랜드는 누구와 이야기하고 어떤 장면에서 연기하는 지 몰라 혼란스러웠다고 한다.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로 출연하는 마지막 작품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캐리 후쿠나가 감독은 스포일러 유출을 우려해 3가지 버전의 엔딩을 촬영했다고 한다. 3개의 엔딩 중 어떤 것을 택할지는 주인공 다니엘 크레이그 조차 모를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