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초반 새댁입니다.
결혼한지 1년도 안됐죠. 연애 3년 정도하고 결혼 했어요.
어제 새벽에 핸드폰으로 영상보는데 내일 출근하는 남편 깰까봐 이어폰으로 들으려고 이어폰을 찾았어요.
제껀 회사에 두고와서 온 집안을 찾다가 없길래 남편 가방을 열어봤는데 작은 파우치 안에 또 동전지갑이 있더라구요. 여기있구나 하고 열어보니 피우고 9가치 남은 담배...ㅎ
남편이 결혼전에 연애 2년차쯤 됐을때 금연했거든요.
물론 제가 끊으라고 해서 반강제로요.
그렇게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고 담배로 싸우다 한번 헤어졌지만 열심히 끊어 본다길래 다시 만났어요.
(담배 피우는 남자 극혐! 헤어져! 이게 아니라 그런 걸로 구속하고 싶지않다 나와 맞지 않으니 그만 만나자 한 것)
그리고 결혼했어요. 제가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 순 없지만 안핀다길래 그렇구나 했어요.
따로 검사?확인? 치사하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사람 옥죄는것 같아 안했어요.
아주 가끔 퇴근하고 오면 식은 담배냄새가 스물스물 나기에 물어보면 정말 평온하기 그지 없는 얼굴로 담배 안피웠다길래 밖에서 묻은 냄새겠거니 했어요 (남편 주변 사람들은 남녀할것없이 거의 다 피우더라구요)
입에선 담배 냄새 정말 1도 안났어요. 원래도 민트류 사탕, 호올스같은거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긴 했어서 그랬을까요.
담배 끊기 어려운거 저도 방송에서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알아요. 솔직히 끊으라고 했어도 어쩌다 한두개피 일하다 보면 피울수도 있겠지, 그정도는 이해하자 속으로도 생각하고 있었구요.
근데 담배가 문제가 아니라요 신뢰가 깨졌어요.
저, 남편이 금연한거 새삼 대견하고 기특해서 매년 담배끊은날 기념일로 정하고 축하도 해줬구요.
어쩌다 한번 '그래도 가끔 피우지?' 떠봐도 '아니 전혀' 라고 단언했고,
어느날은 회식할때 다들 담배피우러 나가면 뭐하냐 물어보면 '그냥 덩그러니 혼자 자리 지키고 핸드폰 게임하는 거지' 하고 아련터지게 말하는거 오구오구 해주기도 했고..
또 어느날은 '담배 끊고 내 덕에 건강해져서 좋지?' 하고 괜히 으스대도 맞다고 덕분이라고 안아주던 사람이었어요.
손이 덜덜 떨리고 배신감에 잠도 안오다가 담배 그거 뭐 별건가 싶기도 하고 일단 그날은 그냥 모른척 했어요.
그리고 오늘 남편 씻는 사이 다시 그 파우치를 봤거든요.
그냥 미련이었던 것 같아요.
한두가치 없어졌으면 앉혀놓고 화라도 내서 다시 같이 노력해보자고 하려는 마음으로요.
담배 몇개 남았었게요..?ㅎ
1개? 2개?
아뇨, 다시 새 담배갑에서 두새개 비어있더라구요..ㅎㅎ
싸울 의지도, 다독여 볼 의지도 생기지 않더라구요.
아무말 않고 있다가 남편 자는 거 보고
식탁 위에 꺼내서 올려놓고 쪽지 써놓고 나왔어요.
사람들이 이런 글에서 집나오긴 했는데 갈데가 없다는 글 보고 이해가 안됐거든요?
진짜 그렇네요...ㅎㅎ 혼자 해외여행도 잘 가던 제가, 차타고 동네만 배회하고 있으니 한심하기까지 해요ㅎ
친구들은 남편이 저한테 해주는거 보고 세상 1등 남편이라고, 결혼 잘했다고, 사랑받고 산다고 부러워 했었는데....ㅎ
이제 남편이 하는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못 믿을것 같아요...어쩌죠 저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