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답답하고...어디 말하기도 뭐하고...넋두리같고...그래서 그냥 여기다 쭉 써봐요 별다른 코멘트 없어도 괜찮아요
저는 20대 중반 직장인 여성입니다대학교 중간에 1년 휴학하고, 학기 중 취직했어요전국민 대부분이 아!거기~하고 안다고 자부할수있는 기업에 입사했고,초봉도 업계 평균보다 높아요. 회사 생활도 잘 적응해서 잘 다니고 있고요..
그런데 늘 우울한 생각이 듭니다.나 자신에게는 불만스러운 점이 없고, 저는 저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이유는 아마도..부모님,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집은 2남 1녀고, 제가 둘째입니다.위 아래로 오빠와 남동생이에요.아버지는 경상도 디폴트 남자.....가부장적이고, 화가 나면 집안 물건을 던지고, 욕을 하세요.어머니도, 오빠도 동생도 늘 아버지에게 주눅들어있었는데, 제가 혼자 딸이라 그런지 저를 유독 예뻐하셨어요. 눈에 띄게? 티가 나게?제가 아버지 비위를 제일 잘 맞춘것도 있을거에요...둘째들이 눈치가 빠르다고들 하는데, 저도 제가 눈치가 빠른 편이라 생각해요.아버지가 화가 났을 때, 화가 나려할 때, 기분 좋을 때..그런 때에 맞게 눈 밖에 나지 않도록 행동했거든요. 이런 저런 이유로 아버지는 저를 유난히 예뻐하셨습니다.
그것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머니는 오빠와 남동생을 정말 아주 챙겨주셨어요.아버지는 집에 거의 없으시니까, 어머니와 형제들과만 집에 남아있는데 늘 소외되는 기분이 들었어요.분명 같이 있는데도 혼자 있는 것 같았어요.제일 상처가 되었던 건, 중학생 때 종교 문제로 어머니와 싸우고 저녁에 짐을 싸서 가출을 했는데몇시간동안 바깥에 있다 너무 춥고 무서워서, 아파트 저희 층 까지 올라와 대문 앞에 도착했을 때 였어요.자존심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문에 귀만 가져다 댔는데, 문 안에서 정말 화목한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웃음소리랑..10시였나? 11시였나? 당시 제 기준으로 정말 늦은 시간이었어요. 8시 전까지 집 밖에 있어본 적도 없었거든요.그런 소리를 듣는 순간에 '아..내가 없어도 별 문제가 없구나, 내 자리는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서 가방을 끌어안고 아파트 층계참에 쪼그려앉아서 한참을 엎드리고 있었던 기억이 나요.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정말 많이 상처를 받았나봐요ㅋㅋㅋㅋ그 이후에 계속 가슴이 울렁거리고 이분이 이상해서, 청소년 상담소?에 연계해서 시에서 무료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에 찾아갔어요..우울증 같았거든요.
쓰다가 생각이 났는데, 이 당시에 우울증의 원인이 된 일이 하나 더 있었어요.가족모임에서 친척들 앞에서, 아버지가 오빠에게 엄청 화를 내셨던 적이 있어요.설날이었는데, 제 방 피아노 위에 올려져있던 아끼던 허브 화분을 사촌 동생들이 피아노 위로 엎어서..제 방에서 다 내보내버리고 문을 잠궜어요.그렇게 이틀이었나, 방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밥도 먹지 않아서,할머니가 뭐라고 하셨고..아버지가 쟤 데리고 나오라고 명령하셔서, (저도 아버지는 무서우니까) 마지못해 방 밖으로 나왔어요.그리고 친척들이 다 모여있는 거실에 뚱한 얼굴로 앉아있었더니친가 아이들 중 맏이였던 오빠가 군기를 잡고 싶었는지 저보고 표정 그따위로 하지말라고 해서..ㅎㅎ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면서 싸웠거든요
친척들 앞에서 싸우는 모습이 아버지는 부끄러우셨나봐요오빠랑 저를 방으로 따로 부르셔서, 화를 내시는데 오빠한테만 엄청 화를 내시고, 혼을 내셨어요.제가 오빠 말을 듣지 않는 이유까지도 '네가 평소에 동생들한테 모범을 못보여서 너를 무시하는게 아니냐'는 말로..오빠한테 엄청 상처를 줬어요둘 다 무릎을 꿇고있는 자세였는데 오빠 머리를 세게 치고 엎드리게 해놓고 발로 머리를 밟고, 차셨어요오빠는 엄청 심하게 울면서 빌었고..그렇게 크게 우는 모습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것 같아요어머니가 따라 울면서 황급하게 들어와서 이게 다 너 때문이라면서 제 뺨을 때리셨어요놀라고, 무섭고, 그 상황이 너무너무 끔찍했어요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아버지도 할아버지께 그렇게 교육을 받으셔서 그런 방식밖에 모르시는거고,어머니도 저를 탓할 수 밖에 없었을거고,오빠도 말을 듣지 않는 동생을 훈계하기 위한거였는데 그렇게...
그 이후로 오빠는 대학생이 되어서 한참이 지날때 까지 가족들이랑 한 마디도 섞지 않았어요고등학교에서는 기숙사에 들어갔고요..인생에 있어 그렇게 중요하다는 대학교 결정까지 아무 말도 안해서..어머니가 학교 선생님에게 물어보셨었어요아직도 오빠한테 많이 미안해요 그래서...다 제 탓인 것 같아서
이런 일들로 위의 증상들이 생겨서 상담을 다니기로 결심했어요.그렇게 몇달동안 상담을 받았고...그냥 그렇게 고등학생이 됐어요.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학교에서 통학을 하다, 기숙사에 들어갔어요.집이랑 걸어서 25분 정도 걸리는 별로 멀지 않은 거리였는데 집에 있으면 너무 답답했어요그때도 집안에 제 자리가 없다고 느꼈나봐요 당시에 썼던 일기에 '세상을 살아가는건 사회로부터 내 자리를 찾고, 내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다'하는 내용이 있거든요..오랜 기억이라 당시 기억은 잘 나지않고, 기억하고 싶지도 않지만 매일매일 우울했어요집에만 있으면 밤마다 혼자 울었거든요 왤까요?ㅎㅎ..
그렇게 지내다 고3 때 룸메이트가 코골이가 너무 심해서 불면증이 생겨서 집으로 다시 돌아왔고,그때는 새벽까지 독서실을 다녀서 가족들이랑 마주칠 일이 거의 없어서 별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유학이 가고 싶었는데, 집에 저를 지원해줄 돈이 없어서 포기를 했어요.이전부터 어머니가 '너희가 세명이나 되어서 세명 등록금이면 1년에 ~~원이 나가고 그래서 걱정이다' 이런 얘기들을 하셨어서, 돈은 어쩔 수 없는거니까..나중에 제가 돈을 벌어서 알아서 가겠다고 했어요.그러고 오빠는 재수를 하고...군대에 갔나? 나랑 같이 입학을 했나? 기억이 가물하네요아무튼 졸업은 제가 더 빨랐고, 오빠는 중간에 편입을 해서 지금도 학생이에요.동생은 마이스터고를 가서 졸업후에 바로 취직을 했습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갔어요.지금 학생으로 남은 사람이 오빠 밖에 없어서..가뜩이나 문과 계열이라 취직이 어려울거라는 생각을 해요. 오빠 본인도 많이 스트레스를 받겠죠?..오빠도 우울증이 있겠죠..
음...대학생때 이야기로 돌아가서..학과는 제가 좋아하고, 자신있는 학과를 선택했어요집이랑 멀리 떨어진 학교에 합격했고, 기숙사에 들어갔다가 중간에 그냥 원룸으로 나왔어요 규칙이 빡셌거든요그러면서 이제 알바를 할 수 있으니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월세랑 생활비를 집에서 지원받다가, 어느 순간 부터 생활비는 제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어서썼어요달에 60정도 벌었어요ㅎㅎ 그러면서 과탑을 몇번 해서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안낼 수 있었고, 음..국가 장학금도 신청하면 나오긴 했고..생활비에나 문제가 있다 싶으면 학자금 대출에서 생활비 신청을 했어요그래서 집에서 지원받았다고 느끼는건 월세 정도에요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딸, 키우기 쉬운 아이라는 칭찬을 받는게 좋아서..아무튼 노력을 했어요
오빠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아버지에게 학대(솔직히 학대라고 생각합니다)를 받았던 그 날 이후로 자존감도 떨어지고..생활 패턴이 무너져 살이 엄청 쪘어요그래서 아르바이트는 따로 하지 않았고 월세+생활비를 집에서 전부 타다 썼어요그런 모습을 보면서 미안하면서, 한편으로는 많이 억울했어요
'나는 이렇게 손에 지문이 사라지도록 아르바이트를 하고, 돈을 버는데..오빠는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도 엄마가 저렇게 좋아하고 걱정을 할까?''나도 엄마가 저렇게 신경을 써줄까?''왜 나는 노력하는데 엄마한테 사랑받지 못하는거지?'하는 생각들이 계속해서 밀려와서, 아르바이트가 힘들어질 때 마다, 몸이 피곤할 때 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다...왜 이렇게 노력을 하는데, 세상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많이..우울하고, 슬펐어요
학교에서도 교수님들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학생이었고, 선후배랑 다같이 친하게 어울렸고,학과 임원, 동아리 회장, 과탑,온갖 좋은 수식어는 다 달고, 모든 곳에서 나를 칭찬하는데 어째서 그렇게 노력을 해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오빠만큼은 안되는가 싶었어요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 언제나 항상 저를 칭찬하면서 오빠 걱정으로 빠져서마지막에는 어머니의 오빠 걱정 이야기를 듣고 있거든요...넌 잘할거라 믿는다는 말로 저한테는 부담만 얹어졌어요 통화를 하면 할 수록지금도 그래요ㅎㅎ...지금은 상황을 다 이해하고, 이전에 가지고 있던 기대감들은 체념했지만..사람 마음은 정말 어쩔 수 없네요
아무튼 그래서 쭉 잔잔히 깔려있던 우울이 대학교 3학년 2학기, 밤샘 프로젝트로 일주일에 7시간 남짓??잤던 시기가 있어요그때 몸에 부담이 가면서 우울함이 폭발해서...증상이 심해져서 휴학을 했어요지하철 역 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무섭고, 귀를 막고 싶고...공황장애였어요집 밖에 나가는 것도 무서웠고..
기쁘고 즐거운 감정이 들면 되려 무서워졌었어요언젠간 이 감정도 사라질거니까, 그러면 다시 우울해질거잖아요그래서 그런 행복한 감정이 들 때 마다 벽에 머리를 찧거나 머리카락을 잡아 뜯으면서 감정을 누르려고 했어요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기를 바랐고, 항상 평온한 상태로 유지하고 싶었어요그렇기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무서웠던 것 같아요
이거 다 우울증 증상이잖아요ㅋㅋㅋ...상태가 심해서 도저히 조절이 안돼서,어머니한테 말하고 심리 상담소를 다녔어요 그것도 비싸서 다니면서 마음이 불편했네요ㅎㅎ..정신과에 가서 약도 받았는데...의사 선생님이 종교를 추천해서(윤리에 어긋남) 약은 한번 받고 말았어요
그렇게 휴학 기간 동안 심리 상담+아르바이트만 했어요 상담은 3개월?했던 것 같고 아르바이트는 저녁에만 나갔어요.이때는 월세랑 생활비 전부 제가 번 돈으로 냈어요집에서 금전적인 지원은 받지 않았고, 가끔 어머니가 용돈 10만원씩 보내주셨고,그래서 상담비용이 부담이 되어서 그부분만 어머니한테 요청했네요
휴학하면서 번아웃된 상태를 어머니한테 말씀 드렸고..취직이나 학업 관련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했어요정말 쉬고싶었거든요...ㅎㅎ 좋은 딸로 사는게 저한테는 버거웠어요 다 기를 쓰고 해야했던 것들 뿐이라서..학교에서도 '너는 똑똑하니까 잘 할거야'라는 말로 나도 힘든데, 노력하는 건데 퉁 치려고 하고어머니도 '너는 알아서 잘하잖니'라는 말로 늘 알아서 잘 해주기를 바라셨고..그래서 지쳤어요 정말 반년만 푹 쉬고 싶었어요 ㅎㅎ..아무 생각도 안하구..그런데도 하시더라고요
휴학 직전에 친구가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어서 취소가 불가능 한 호텔을 저한테 공짜로 양도해줬어요어머니한테 전화 걸어서 같이 가자고 했고...비행기 값만 내고, 어머니랑 둘이 다녀왔어요그 때 당시에 정말 우울증이 심해서..마지막 날 저녁이었나? 둘이 같이 밥을 먹는데어쩌다 이야기가 나왔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는 언제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랑 이렇게 여행을 온 매 순간 순간에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딱 30살 까지만 살 거다, 30살이 되면 어떤 상태든 인생을 정리하고 죽을거다, 30살이라는 기한이 있어야만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말을 했어요진심이었어요ㅋㅋㅋㅋ30살 리미트.
끝이 보이지 않는 삶을 사는게 정말 버거웠거든요휴학한 상태였고, 복학하면 취직을 해야하고, 돈은 없고, 모든 부담감에 미쳐버릴것 같았어요목표가 있으면 딱 그때까지만 노력하면 되잖아요? 그래서 30살이었고, 그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했어요반쯤은 어머니가 상처받길 원하는 의도였구요내가 느끼는 고통을 알아줬으면 했어요...그때 어머니가 했던 대답이 '그럼 내가 어떻게 해주길 원하느냐'였어요
어머니는 '내가 상담사도 아니고 제대로 위로해주지 못할거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라고 하셨어요.어머니도 아버지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거고..그래서 방관자적 성격이 강해지셨다 생각해요그래서 이 대답도 이해했어요. 하지만 그냥 사랑받고 싶어서였는데, 그런 저한테는 좋은 대답은 아니었네요
뭐..그렇게 해서 상담 다니다가 복학했고, 어떻게 잘 돼서 좋은 회사에 입사했어요회사에 학교 선배들도 있어서 정말 편하게 다녔고..친구들이 부럽다고 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데, 정작 저는 행복하지 않아요간신히 살아가고 있어요 느낌이 아니라 정말로..
아버지가 퇴직하셔서 어머니가 가진 가계에 대한 부담이 많아요오빠는 아직 학생이고, 동생은 돈을 버는데 어머니는 동생에게 금전적 지원을 요구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추정)자존심인지..돈이 없다는 얘기를 저한테만 쉽게 하셔서..ㅎㅎ 한때는 이것도 내가 제일 믿음직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좋아했었는데요...이제는 부담이네요
왜 이 긴 이야기를 여기에 쓰고있냐면,며칠 전에 어머니랑 통화를 하는데 어머니가 학생때 산 제 노트북 할부값과 어머니 카드로 쓴 돈을 요구하셨거든요학자금 대출도 있고, 회사 근처로 이사할 때 보증금이 필요해서 만든 마이너스 통장 때문에 돈을 모아야 하는데...어머니가 요구하는 돈들이 생기니까 스트레스를 받아서요..한동안 괜찮더니 다시 우울해져서..취직 후에 잊고 살던 30살 리미트를 다시 떠올렸어요그놈의 돈이 뭔지 ㅎㅎ
이 긴 이야기를 전부 읽으신 분이 있을까요?이곳에 써도 될지 모르겠고,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가 섞여 있어서 누군가 보면 저를 떠올리실 지도 모르겠어요인생 정말 피곤하네요.....마무리는 어떻게 짓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