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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중생활'(20)- 부제 ; 나만따라와.

애버애프터 |2004.02.13 01:22
조회 825 |추천 0

우리는 호텔근처의 한식당에 갔다. 난 어제 우혁이 시켜준 특별코스를 먹고 한국음식이 그립던 차였다. 난 김치찌개 백반을, 그녀석은 해장국을 시켰다.

'야 너 근데 이거 비밀이다. 미래가 알면 나 킥'그녀석은 한손을 옆으로 들고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면서 말했다.

그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왠지 재밌어서 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는 갑자기 궁금해져서 녀석에게 물었다.

'근데...뭐야? 아까 그...유창한 영어는? 밤새 연습했지? 대사 연습...'

난 아니란걸 알면서도 놀리듯 묻자.그녀석이 진지해져서 대답한다

'미안하지만 아니야... 미국에서 우리 회사랑 일하는 거래처 하나가 문제를 일으킨 모양이야 상대편 오너가 계약(contrect)을 해놓고 발뺌했어 그래서 할아버지께서 날 이리로 보내신거야. 알아서 해결해보라는 일종의 시험같은거겠지 ..근데 또 몰라.. 그 대단한 할아버지가 날 시험해보려고 이  미국지사에 보내놓고 일부러 문제있는 회사와 거래를 하게 한다음 나한테 일거리를 준건지 모르지..뭐 있다가 기업보고서를 가져오라고 부탁해놨으니까 알아볼테지만 아마 그게 확실할거야.'

발뺌할것을 뻔히 알고서 계약해놓고 우혁이한테 해결하라고 맡기는 회사라~ 흠 아..아무리 그래도 이 녀석에게 그런 일은 아직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진 않았을래나? 뭐 아까 그만한 자신감으로 통화하는 걸로 봐선 후계자로서의 이 녀석은 잘못된 선택은 아닌것 같았다.하지만 어쨌든 내앞에서 턱을 괴고 내 얼굴을 뚫어져라 보고있는 이 녀석은 지금 겨우 열일곱이다..

역시 남자의 능력이란..연령과는 상관없는 것인가?

그때 주문한 음식이 나왔고 내가 그녀석을 신기한듯 보자 그 녀석이 혀를 낼름거리면서 밥을 뜨고는 말한다

'놀랬지? 나같은 애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수 있는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들지?'

그걸 꼭 자기입으로 말해야겠냐..

'그래 놀랬다 '정신을 가다듬고 숟가락을 들며 말했다

그러자 우혁은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이 놀라게 될걸~'

난 그런 우혁을 보며...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딴소리하지말고 밥이나 먹어~'난 웃으며 말했다.

우혁과 헤어져 방으로 와서 쇼파에 앉아있는데  문자가 온다.'잘들어갔어? 오늘 밤에 보자~'우혁이다. 누가 데려갈지....이놈도 결혼하면 21세기형 팔불출이 될거같았다. 그나저나...핸드폰을 돌려줘야하는데...음...그러면서 시계를 보니 아침 8시다. 얘네가 일어났을려나?

친구들을 볼 생각으로 복도로 나왔다가 벌써 일어나 있는 4명을 만났다.

'어...미란아~' 해미가 날 제일 먼저 알아본다.

'야 미란아 어제 잘 먹었어.'가영이가 손흔든다.

'흐아암..얘들아 이제 우리뭐좀 먹으러 가..' 하영이는 하품을하며 말했다

'어머~ 미란인 일찍 일어났나보네~ 언제 일어났어?'미래는 덜깬눈으로 늘 풀고 다니던 머리를 묶으며 말했다.

'밥 먹었어?' 해미가 팔짱을 끼며 묻는다.

'응 먹었어 너희들 먹고와.' 다들 벌써먹었네 하는 표정으로 서있다가 미래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밤에 정장파티가 있어. 회사에서 우혁이 환영파티 정식으로 할거래. 옷은 내가 선물로 준비했어..'

정장파티? 그...치렁치렁한 드레스입는거? 난 시른데~

'저기 미래야...' 내가 말하려하는데 가영이가 이미 걸어나가며 큰소리친다.

'빨리와 이것들아~ 내가 뷔페 다 먹는다?'

음...어떡한다? 난 ...정장 파티에 입을 드레스 생각에 고민에 빠졌다. 어떤 드레스를 입을까가 아니라 어떻게하면 드레스를 안 입을까에 대해서 사실 난 드레스에 대한 크나큰 악몽을 가지고 있다. 유치원때 엄마랑 아빠는 날 가지고 마치 인형꾸미듯 마구 꾸며놓고 보면서 좋아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레이스가 잔뜩 달린 드레스을 입고 집근처 공원 잔디밭을 누비다가 그만 넘어지는 바람에 쥐똥이 잔뜩 몰린곳에 코를 박은 다음부터 난 드레스라면 쥐똥냄새가 나는 것같고 해서  아연질색하게 됐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그리 위험수위는 아닐지도 모른다. 설마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드레스를 입힐까?

설마가 사람을 잡을줄이야?

파티시간이 다가오고 미래는 나에게 줄 드레스를 갖고 왔다.

스타일은 단순했지만  길~~~~었다. 입은 나를 보며 하영이는 '공주같다 어디.먼...외계의 킥킥'이라고 하고 가영이는 '정말 여자였구나 너~ ' 라고 했지만 난 걸려넘어질 것 같았다. 해미가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보기 전까진 난 이걸입고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다.난 결국 마음약한 해미를 이용(?)했다

우선 조용한 곳으로 해미를 불러서 말했다 조용히..'해미야 나 죽을거같어....이 드레스 대신 좀 간단한 정장바지 같은걸로 빌려다 주면 안될까? 남자들이 입는거라도 괜찮아.'

해미는 알았다며 당장 바지정장을 하나 빌려왔다.  '이거 입어 ....'

'고마워...해미야..'해미가 빌려온 정장은 급했는데도 꽤 예쁜 여성 정장이었다.주렁주렁달린 드레스보다 훨씬 세련되고 여성스러워 보이는...

그런데....정장은 일단 맘에 들었지만 좀 작았다.. 그렇기때문에 해미는 옷핀으로 정장을 고정시켜주며 말했다 .'너무 큰 동작이나 뛰거나, 발차기도 안돼.. 옷이 찢어진다구..'

난 결국 바지정장을 입고, 긴 머리를 위로 치켜올려 묶어버렸다. 그러고 나니...본드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파티장에 들어서자 사람들은 놀랐다...하긴 정장파티에  바지가  왠말이냐?? 모두들 치렁치렁한 연미복과,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특히 권우혁은 금테와, 검은테를 살짝 두른 흰색 정장을 입었는데..꼭 해군장교 처럼 멋있었다. 내가 봐도 멋있는데 하영이는 기절 했겠군..

애들한테 가자 미래가 놀라서 말한다.'우와 야 너 이쁘다..드레스 보다 더 ...킥킥~'

가영이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못 알아보는줄 알았어 머리 그렇게 올려묶으니까 참 이쁘다.'했고.

해미는 하영이가 이미 기절했음을 알려주었다.그럴줄알았어 정하영~

그러고 있는데..권우혁이 다가왔다

'아가씨들 얘기중에 미안한데 내 파트너가 여기 있거든.' 그러고는 거절하지도 못하게 내 앞에서 무릎까지 꿇으면서 손을 내민다.'춤추실까요?'

으이구...하영이라도 있었으면 나를 밀치고라도 자기가 출거라고 우기기라도 했을텐데...난 할수 없이 거절하기 위해 성질을 한껏 죽이고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말을 꺼내야했다 '저기... 우....우혁아..난 지금 바지를 입었고...그리고..나 춤을.....'

끄윽..권우혁~~~너~~너....내가 말을 더듬는이유는 다른 애들처럼 부끄럽다거나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라.....화를 참는거라구.....화를...;;;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권우혁은 갑자기 일어나서 내 허리를 손으로 안는다  순간 나의 '히힉'소리와 함께  그대로 댄스장 한가운데로 나온다. 물론 작은 옷땜에 반항(?)은 꿈도 못 꾸고 난 그대로 끌려(?)왔다.

그리곤 그대로 내머리를 감싸며 귓속말 한다. '내가 고른 옷이 잘 어울리네? 역시..내 눈썰미는 알아줘야해 천하의 장미란이 파티에서 고분고분 드레스를 입을거라곤 생각 안했거든.이건 내 두번째 선물이야.'

 뭐???? 이녀석 무슨소리야 ? 대체..

그랬다. 해미를 통해 일부러 이렇게 이쁘지만 작은 정장을 가져온건..내가 못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라는 걸...난 그제서야 눈치챌수있었다. 한없이 괘씸하면서 한펀으론 치밀하다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이 녀석 언제 이런걸 다 준비한거야?

그 녀석이 빙글빙글 돌면서 능숙하게 리드할때 난 소리지를 뻔했다...'난 춤못춰~엄마야~'

그러다가 내가 빙글빙글 도는 몸에 익숙해져 점점 음악이 가득 담겨질때.. 내귀엔 권우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니가 치마를 입건 바지를 입건 춤을 추든 못 추든 춤추면서 어떤 실수를 하든 다 괜찮아. 저기 보이는 사람들한텐 내가 그런거라 그럴게.... 이게 너잖아. 내 앞에서 실수를 하고, 바지를 입고 나와 춤추고 있는건 너잖아 그거면 됐어.난 충분해.괜찮아 이젠 나만 따라와...'

순간 내눈엔 이녀석이 정말 괜찮은 녀석처럼 보였다. 내 허릴 감싸고 빙글빙글 돌면서 춤추는 이녀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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