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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설렜던 첫사랑 09

스누피 |2020.04.20 16:17
조회 1,717 |추천 23

[09- 너에게 간다]

 

참지말라는 선배의 말에

나도 모르게 내 입술을 선배에게 갖다대고야 말았다

아까부터 머릿속으로만 하고 있던 그 생각을 진짜 행동으로 옮기게 될 줄이야

0.1초도 안되서 갖다댄 입술을 떼고 도망쳐 나왔다

선배와 함께 있던 그 자리를

 

선배야 원래 그런 사람이라 그렇다쳐도

선배의 말 한마디로 그의 손바닥에서 놀아나고 있는

내 자신이 한심해 미칠 지경

정신을 차려야했다

다시 마주치지 않아야 했다

선배의 말에 휘둘리지 말아야했다

 

그날 이후 선배와 마주칠만한 곳은 다 피해다니고

모르는 연락처로 오는 연락은 일체 받지 않았다

저 멀리서 선배 그림자라도 보이면 아주 먼길을 돌아돌아 갔고

선배와 연결된 사람들과도 단절한 채 꽤나 철저히 선배와 멀어졌다

 

그렇게 멀어졌다고 확신했다

조별 과제 종료 후 간단히 뒤풀이 하러 간 자리에서

선배 너를 또 다시 마주치기 전까지만 해도...

 

예전처럼 가슴이 미친듯이 뛰거나 호흡이 가빠질만큼은 아니었다

여느때 처럼 선배는 많은 무리의 사람들 속에 섞여 있었고

그 안에서 여자들이랑 눈을 맞추고 즐거워하고 있었다

 

선배들과 친분이 있는 내 동기가 직접 그 테이블로 가서 인사를 했고

그래서 선배와 눈이 마주쳤지만 인사를 하거나 아는척할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이제 내 안중에 선배 너란 사람은 없는 사람인거니까

 

술자리가 깊어지자 테이블은 자연스레 합쳐졌고

꽤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한데 섞여 술을 마시는 와중

날 바라보고 있는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애써 못본척 고개를 돌리고 다른 이들과의 대화에 집중했지만

참으로 집요하게 나를 쫓고 있는 선배의 시선이 따가웠다

 

그 시선이 불편해져 더 이상 있을 수 없었다

최대한 티나지않게 가방을 뒤로 숨겨 화장실 가는 척 빠지려다

가려고?라며 함께 일어서는 선배 때문에...

 

선배가 일어서자 옆에 앉은 여자선배가 선배의 팔을 잡아 끌었고

선배는 웃으며 여자선배에게 잡힌 자기 팔을 능숙하게 빼내었다

 

날 따라나서려는 선배로 술자리 분위기가 좀 싸해지려는 찰나

여자선배가 나에게 술을 권했고 난 그렇게 반강제로 술자리에 다시 앉혀졌다

따라진 술을 마시자마자 날아드는 질문들

동근이 좋아해?

소문 알지않아? 니네 학번에도 소문 다 났다던데

알면서도?

질문의 요는 알겠다만 내가 지금 굳이 이 자리에서 저 물음의 답을 하고 있을 필요가...?

대답을 않고 있으니 질문은 더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동근선배한테 관심 1도 없구요

저는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란 대답으로 모든 질문을 이쯤에서 막아냈다

이내 술자리의 관심은 나에게서 멀어졌고

여자선배는 그제야 만족한 답을 얻은 사람처럼 꽤 신나보였다

 

그렇게 나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질 무렵

난 슬그머니 술집을 빠져나왔다

집으로 향하는 길 가방에서 울리는 진동이 내 핸드폰이 아니고

어쩐지 익숙해보였는데 선배의 핸드폰

어느틈에 내 가방에 넣어둔건지 저번에 이어 또 핸드폰에게 인질로 붙들렸다

 

돌려줘야했고

그래서 또 다시 마주해야했다 선배와 단둘이

 

보자마자 웃으며 팔 벌리고는 날 안으려는 선배

정색하며 밀쳐냈다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사귀는 사이인척 스킨쉽좀 하지 말라고!!!

 

안본사이 까칠해졌네

술취한 선배 부축 정도는 해줄 수 있는거 아니냐며

빙긋 웃는다...

저 망할 눈웃음!!!

 

아까 사람들 앞에서 자길 1도 좋아하지 않는다 말해서 상처 받았다며

그래서 취했다면서는 일부러 자기 앞머리를 헝클어 트린다...

저 망할 교태!!!

 

저 눈웃음도

귀여워 미칠지경인 저 행동들도

애써 모른척하며 아무런 반응 없이 핸드폰을 돌려주고 뒤돌아 섰다

 

나는 너 보고 싶었는데 넌?

너는 나 안보고 싶었어?

추천수2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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