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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 1부 : 꿈의 해석 (#37 : 다락방 & #38 : 기억의 단서)

J.B.G |2004.02.14 00:51
조회 138 |추천 0

#37

잠시 후 혁필은 다시 말을 이었다.

“아무튼, 난... 항상 여기에서 이렇게… 맞은편 집의 다락방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어요.”
“혼자서요?!”
“아뇨... 그렇다고 할 순 없어요.”
“그럼, 방금말한 그…”
“아뇨… 그건 아니었던 같 같아요…”
“그럼… 누가 당신의 친구가 되어 주었죠?”

혁필은 깊은 회상에 잠겨가고 있었다.

“나 자신요”
“당신… 자신…?”
“나와 또하나의 나… 하나이면서 둘인 존재…”
“두중 인격…”
“글쎄요…”
“…뭘…. 했죠?”
“게임요.”
“게임?”
“네... 시간맞추기 게임이죠.”
“왜 하필... 시간맞추기 게임이죠?”

그는 회상했다.

“그러니까... 8살 때 시계를 볼 줄 몰라서 어머니께 아주 심하게 야단을 맞은 적이 있어요. 학교도 가지 못하고 시간보는 법을 배웠어요. 물론… 학교에서는 지각을 해서 또 혼이 났죠.”
“그래서 시계보는 게임을 만들어낸 건가요?”
“네... 시간을 잘 보게 되어서… 어머니께 칭찬 받으려고…”

채연은 게임이라는 것이 중요한 열쇠가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게임의 실채로 더 깊이 들어가 보기로 했다.

“어떻게 하는 게임이죠?”
“뭐… 그냥... 내가 시계를 돌리고 다시 반대의 입장이 되서 시간을 맞추는 그런 게임이예요”
“그 다음은 반대의 자신이 시간을 돌리고 당신이 다시 시간을 맞추었겠군요.”
“네... 마치 혼자 두는 장기 같은거죠...”
“혼자 두는 장기라…”
“네…”
“그럼… 상금은 뭐죠?”
“상금?”
“네… 대가… 말이예요.”
“그… 그만하죠.”
“…”

채연은 그가 대가라는 단어에 신경증적으로 이미 감정의 변화가 일어난 것을 개달았다. ‘이게… 그의 꿈의 핵심인가…?’ 그녀는 곧 다른 주제로 접근하기로 했다.

“그 밖에 다른 기억은...”
“...”
“잠시 쉬죠…”

혁필은 그때 다시 전혀 엉뚱한 말을 했다.

“역시… 그녀였나?”
“응…?”
“아… 아무것도 아니예요.”]

혁필은 이 순간에도 계속 정신이 혼란스러운듯…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채연으로서는 도무지 그의 말이 어디까지가 몽상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가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그는 다락 여기저기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는 나무로 된 바닥의 구석 한 부분을 뜯어내고 있었다.

“뭘 하는 거예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아직도 있으려나…?”
“뭐가요?”
“내 비밀상자죠?”
“비밀… 상자?”
“네”

그는 갑자기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얼굴을 하고는 개구장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당신…”

채연은 그를 바라보며… 어쩌면… 그는… 지금보다도… 비록 지우고 싶은 기억이라고는 하지만, 어린시절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살았던 이집의 이 다락방에서가 지금의 그보다 더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악!”
“왜그래요?”

혁필은 나무 바닥을 손으로 띁으려다가 그만 나무가시에 찔려 버렸다. 그의 손에 조그맣게 핏방울이 맺혔다. 그리고 어린아이처럼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그의 표정을 보면서 채연은 그만 자신도 모르게 모성본능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래서 그녀는 피가나는 그의 손까락을 자신의 입에 넣고 피를 빨아 주었다. 그러한 그녀를 혁필은 놀라움과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손의 가시를 입으로 빨아내고는 자신의 핸드백에서 밴드를 꺼내 붙여주었다.

“이젠… 아프지 않을 거예요.”

그러한 그녀를 바라보던 혁필은 그만 그녀의 품에 쪼그리고 누워서는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저… 혁필씨…”
“미안해요… 조금만 이렇게 있어줘요… 부탁이예요…”
“…”

채연은 그의 행동이 갑자기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어디에 시선을 둘지 몰랐다. 그런 그녀의 시야에 열려진 마루바닥에 삐져 나온 상자가 들어왔다.

“저건가요? 당신의 보물이라는 것이…”
“네?”

혁필은 자신의 보물이라는 말에 다시 일어나 상자를 꺼내 보았다. 그리고 그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러나 그 상자를 바라본 채연은 그만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이건…”
“엄마의… 소품이예요…”

그 안에는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속옷이 들어 있었다. 그것을 펴보며 혁필이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엄마는 체구가 굉장히 작았던 모양이에요.. 헤헤헤…”
“…”

정혁필은 순간순간 이성과 욕망이 교차하면서 지금 채연의 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38

혁필과 채연이 떠난지 이미 여러 시간이 지난 후에야 별장에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경찰들은 조심스럽게 별장 안으로 진입하지만 안에는 이미 두 사람이 머문 흔적만 남이 있고 아무도 없었다.

“한발 늦은 것 같군.”
“어디로 갔을까요?”
“글쎄... 어디론가 갔겠지...”
“어디로요? 무의식의 소망을 찾아서요?”

강반장은 담배를 입에 물며 말했다.

“자네도 이제 그런 말을 하나?”
“그의 무의식중의 소망은 무엇이엇을 까요?”
“자네는무의식 중에 무엇을 소망하지?”
“글쎄요… 어린시절요…”
“어린시절?”
“잘 기억나지 않는… 그 시절…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죠…”
“잘 생각나지 않는 기억이라…”
“네… 그때가 행복했던 것 같아요… 적어도 살인자를 쫓아다니는 지금보다는…”
“그럼 그는 기억을 찾으러 갔겠군…”
“그런가요? 하긴… 그는 계속 어린시절의 꿈을 애기했으니까…”
“기억의 단서를 찾아서…”

강반장은 이때 뭔가를 깨달았다.

“기억의 단서?!”

강반장이 급히 별잔을 나서자, 최형사도 급히 따라 나갔다.

“반장님! 반장님!”

시골마을의 시내의 허스름한 식당에서 채연과 혁필이 밥을 먹고 있었다. 혁필이 한숨 깊게 쉬며 말했다.

“결국, 얻은 것이 없군요.”
“꼭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죠. 지금은 깨닫지 못한 것을 후에 깨달을 수도 있어요.”
“계약내용을 꼭 알아야만 파기할 수 있는 건가요?”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럼 그냥 계약서를 파기하면 되지 않나요?”
“글쎄요...”

한편, 혁필의 고향집에 강반장과 최형사가 찾아왔다. 그들은 주인에게 수사협조를 요구했다. 그리고 두 사람도 혁필과 채연처럼… 집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다락 안을 살폈다. 그러다가 강반장은 창 밖을 보게 되었다.

“여기서 도대체 뭘 했을까요?”
“...”
“반장님?”
“저기 말야… 저곳에도 집이 있었던 모양이야…. 저곳만 풀이 낮게 자라 있어…”
“그렇군요… 집터였나봐요.”
“…”

그리고 그들은 최근에 뜯긴 바닥을 발견했다.

“이곳에 무엇을 숨겨 두었을 까요?”
“두 사람만이 알겠지?”
“굳이 여기 있던 물건을 찾으러 왔을까요?”
“글쎄… 이곳에 있던 물건은… 단지 소품에 지나지 않을까? 두 사람이 정말 찾아온 것은… 이곳 자체가 아닐까…? 어린시절의 추억이 있는 이 집… 목장… 그리고 마을… 말야…”
“…”

잠시 후, 두 사람은 주인과 인사를 하고 차에 탔다.

“결국, 또 한발 늦었군요.”
“아직 이곳을 벗어나진 못했을 거야. 좀 더 머물지도 모르지... 일단은 가까운 시내로 들어가 보지...”

혁필과 채연이 자연스럽게 마치 연인인 것 처럼 시내를 걷고 있었다.

“여기도 많이 변했군요.”
“그래요…”
“어린시절에는 이 세계가 그렇게 커 보였는데... 지금 보니... 아주 자그마한 동네에 불과해요...”
“...”

두 사람이 거리를 걷고 있는데... 강반장과 최형사가 탄 차가 지나갔다. 그리고 차 내에서 강반장이 두 사람을 목격했다.

“차 세워!”
“네?”
“멈추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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