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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이렇게 예민한겁니까

아이언머미 |2020.05.05 19:47
조회 53 |추천 0

4살 아들과 첫 40분짜리 기차여행.
모든게 너무 멋져보이는지 휘둥그레한 눈과 들뜬 발걸음 절로 나오는 노래.
그것이 보고싶어 오르게된 기차.

몇년전 SRT를 처음 타면서 안전벨트를 찾다가 알게된 '기차는 안전벨트가 없다'는 사실을 오늘은 알고 있었기에 나름 뿌듯한 마음으로 아이를 창가에 앉히고 드디어 출발.

너무 신나서 목소리마저 한껏 들뜬 아들놈. 평소 노래를 좋아해서 이쯤이면 목청높여 노래 한곡을 뽑을텐데! 그 흥은 미안하지만 잠시 넣어두시게. 단숨에 제지. 난 교양있는 엄마니까 ㅋㅋㅋㅋㅋ

대신 조잘조잘 이게뭐야 저게뭐야 이게 보이네 저게 보이네 하고 끝없는 질의응답 중이었다.

그러던 중.
아들의 앞좌석에 앉은 긴머리 언니.
뭔가 불편해 보인다.
'애 소리가 듣기 싫은가?'
그러더니 세정제같은걸 자신의 의자 머리쪽에 칙칙 뿌린다.
'아까부터 앉아있던거 같은데 갑자기? 우리애는 의자가 닿지도 않는데? 뭐지? 뭐땜에 뿌리는거야? 아 그냥 좀 조용히 해달하는 표현인가?'

그리고 목마르다는 아들을 위해 가방에서 물병을 꺼내 주고 곧 다시 마실수도 있으니 아들좌석 앞(긴머리 언니의 등받이)에 있는 주머니(고무줄이 탱탱한 그물주머니)에 넣어두었다.
'아 깜짝아.' 머리긴 언니가 물병의 터치를 느꼈는지 움찔했다.
'뭐야 등받이가 뒤로 당겨진거야?'

그리고 몇분 후.
물병으로 손을 뻗는 아들.
내가 물병을 집어 주었다.
'탁' 고무줄이 탱탱한 그물주머니가 물병을 놓아주며 닫히는 소리다.

그리고 바로는 아니었던 것 같고... 뒤돌아보는 긴머리 언니.
난 아이의 물병을 잡고 물을 먹이고 있었고 눈이 마주쳤다.
'뭐죠??'라는 눈빛을 보냈다.

"애기가... 자꾸....." 라고 말했던것 같다.

다 알아들었지만 그순간 내눈에 들어온 것은 앞좌석에 닿지도 않는 짧디 짧은 아들 다리와 머리긴 언니 의자 사이의 넓은 공간. 차지 않았고 찰 능력도 안된다.

"네?" 되물었다.

"애가 자꾸 의자를..." 뭐 이정도로 표현하셨던것 같다.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냥 한손을 들어 알겠다는 표현을 하고.....
내내 후회하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우이씽 한마디라도 뭐라고 할껄.......

아니 칙칙폭폭 덜컹덜컹 기차에서 그정도 자극이 짜증난다면.....
예민한 그대는 왜 대중교통을 타셔서 누군가에게 일생 최초의 즐거운 기차여행을 살벌하게 만드시는지...
100세 인생중 40분 기차여정 내내 탁탁 고무줄을 튀긴것도 아니고

그게 그렇게 못참을 일인건지요....
왜 그렇게 예민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도대체 그 상황에서 어떤 권리를 주장하시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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