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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설렜던 첫사랑 22

스누피 |2020.06.03 14:44
조회 3,686 |추천 22

숨 참치마요

라고 재치 한번 부려봤는데 아무도 몰라준다

더 재미있는걸 찾아서 돌아와야겠다

댓글 외울만큼 다 본다

 

[22]


선배는 카톡 사진을 내리지도
내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수차례 시도 끝 포기
아 몰라 될대로 되라!

 

머리를 쥐어뜯었다
조용히 선배의 이름을 읊조렸다
이 인간 만나기만 해봐 진짜 가만안둬

 

그때 누군가 내 앞에 섰다
잠깐보자!


안그래도 정신 없는데 너까지 거들어?

한때 남친이었던 그 아이

 

그 일 이후 사과를 받고 다시 친구로 돌아가자 했지만
그건 쉽지 않았다
그간 최대한 마주침을 피해왔는데
잠깐 보자니...왜? 왜?

 

애들 말하는거 사실이야?
너 동근 선배 만난다는거?

 

음....근데 그걸 내가 너한테 말해야할 이유가?

 

친구로 물어볼 수 있는거잖아!

 

우리가 아직...친구...? 였나?
내가 좋아해 선배 마음은 아직 잘 모르겠고

 

그 아이와 이런 대화를 왜 하고 있는건지
그냥 빨리 결론을 말해버리고 대화를 끝내고 싶었다

 

하루종일 그렇게 수십번 전화를 해대도 깡그리 무시하더니
자기 얘기 하는건 귀신같이 알아가지고
이 타이밍에 기가막히게 전화가 왔다
선배였다

 

어디?

 

잠깐 밖이요!

 

밖 어디?

 

도서관 근처요!

 

뭐하는데?

 

친구랑 잠깐 이야기요!

 

내가 갈까? 끝나고 니가 올래?

 

끝나고 제가 가요!
딱 기다려요!!!!!!
어디 가시지말구요
이는 악물었지만 최대한 공손하고 예의바르게 말씀드렸다
그렇지않음 또 무슨일을 벌일지 예측이 불가능한 인간이니까

 

선배?
말투가 다정하다?

 

비꼬는거야?

뭐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여튼 근데...

나 아직 니가 편하지 않은데...
우리가 얼굴 마주하고 이런 이야기를 할만큼 편해진거야?
아니 편해져야하는거야?

 

그렇게 대화는 끝이났다

선배는 그 사이 빨리와 빨리와 빨리와를 수십번 카톡에 남기고 있었다
대화는 이미 끝이 났는데 이 아이는 여전히 일어날 생각이 없고
쉼 없이 울리는 카톡 진동
난 빨리 선배에게 가야했다

 

동근선배 소문 별로잖아!
니가 감당할 수 있어?

 

글쎄
그런걸 감당해야할만큼 선배랑 내가 지금 무슨 특별한 사이가 된건 아냐
그냥 내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거지
니가 친구로 해주는 걱정
이제 그런 걱정까지는 안해도 될거 같다
까놓고 너랑 내가 어떻게 다시 친구가 돼?
잘 지내 앞으로는 얼굴봐도 아는척하지말자!
나 아직 너 많이 불편해
이렇게 니 얼굴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도 지금 나 무척 힘들거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그 아이를 뒤로하고 가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렸다
괜찮지 않았다
괜찮아진줄 알았는데

 

그 아이의 눈을 봤을 때
또 그날의 그 눈빛이 보였다
다시금 그날의 기억이 되살아 나는것 같아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망각의 장막이 그날의 기억을 말끔히 덮은줄 알았는데
그 아이를 본순간 장막은 사라졌다

 

따라올 수도
그날처럼 또 내 팔목을 세게 잡고 소리칠수도 있지 않을까
갑자기 무서웠다
숨이 가쁘게 쉬어졌다
빠르게 뛰고 싶은데 다리에 도통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있는 힘을 다 짜내 겨우 그 아이가 있는 곳에서 멀어졌지만
이후엔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선배가 있는 곳으로 가야하는데 발이 움직이지가 않았다

온몸은 땀에 흠뻑 젖었는데
오한이 느껴졌다
그대로 길모퉁이 돌계단에 주저앉아버렸다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대한 호흡을 안정시키고
아무렇지 않은 척

 

선배 저 오늘은 못갈거 같아요
갑자기 몸이 너무 안좋아서요
내일 이야기해요!

 

많이 안좋아?
숨은 왜 그렇게 쉬는데?

 

갑자기 어지러워서
잠깐 쉬었다 집에 가야할 것 같아서요
무튼 내일 이야기해요

 

데려다줄게!
지금 어딘데?

 

저번에 그 아이 때문에 선배앞에서 울었던적 있는데
또 그럴 수 없지 않나
근데 지금 나는 움직일 수도 없고
혹시라도 그 아이가 다시 이곳으로 온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덜컥 겁이 났다

 

선배에게 지금 와달라고
움직일 수가 없다고
숨이 안쉬어 진다고
제발 뻘리 와달라고

 

선배가 왔다
뛰어왔는지 숨을 몰아쉰다
그런 선배를 보니 내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았다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선배
나...손 좀 잡아주면 안돼요?

 

선배는 내 손을 잡았다
왜냐고 묻지 않았다
그냥 내 옆에 쭈그리고 앉아
손만 꼭 잡고 있었다

 

한참 아무말 없이
가만히 손을 잡고 있다보니
마음의 안정이 찾아졌고
그러다보니 지금 이 상황이.....
뭔가 좀...
잡고 있던 선배 손을 슬그머니 놓았다

 

아깐 손 잡아달라고 사정을 하더니?

자기 손이 이용당했다며 툴툴거리는데
또 맥락없이 귀엽다 이 사람이...

 

너 다음부턴 친구랑 이야기 하지마!
이야기하잔다고 무턱대고 따라가지말고
앞으로 나한테 미리 전화해!

 

얼씨구
오늘 이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 하실 말씀은 아닌것 같은데

 

이게 다 선배가 올린 프사 때문에 그런거거든요!
아니 그 사진은 왜 올려가지고
빨리 당장 내려요!
우리가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왜 그런걸 올려놔요?

 

우리 사귀는거 아니야?
선배가 정색하고 나에게 물었다

 

어?????
왜 우리가 사귀는건데요?
선배가 나한테 사귀자고 말했어요?

 

너는 그럼 사귀지도 않는 사이에
막 그렇게 밤새도록 키스하고 그래??
마인드가 엄청 개방적이네
나만 촌스러운거네
난 우리가 사귀는건줄 알았지!

 

선배가 나한테 직접적으로 말 안했잖아요!
고백 안했잖아요!

 

난 모름지기 남녀가 사귄다는건
니가 좋아졌어
그래서 지금 고백하는거야
뭐 이런류의 스타트 시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좀 진부하지만

 

꼭 말이 필요해?
같은 마음인데?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고 있는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 올랐다

 

대충 알지만
정확히 듣고 싶었다
선배 니 입으로 뱉는 니 마음의 진심을

 

너 내 주변에 여자 많다고
나 바람둥이라 그랬지?
내가 바람둥이면 프로필 사진을 그걸로 했겠어?
모두가 보는데서 얘가 내 여자친구다!
했겠냐고?


내 나름 최선의 고백이었는데
더해?
모자라?

 

딱 선배 너스러운 고백이었다

 

얄미워!
내가 듣고 싶은말은 죽어도 안하지?
왜? 오글거려요?

 

일단 나랑 사귀는 걸로해!
그럼 니가 듣고 싶은말
하루에 백번씩 천번씩이라도 해줄테니까!

 

에이씨 답답해서 내가 먼저 하고 만다
나 선배 좋아해요
오늘부터 우리 사귀는 걸로 합시다!
그러니까 선배도 말해요!!!

 

선배는 대답대신 내 입술에 뽀뽀를 했다

그리고 카톡을 열고는 아무것도 써있지않은

프로필 상태메시지에 텍스트를 채워 넣었다

 

니가 좋다

 

그래놓고 선배는 핸드폰 화면을 나에게 내보였다

선배 너 답지 않게 순진한척 수줍은척 

낯설었다

근데 

그게 귀여워 죽겠다 진짜...

추천수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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