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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이다 썰 하나만 풀어도 될까?

ㅇㅇ |2020.06.03 22:08
조회 466 |추천 3
요즘 시국이 시국이라 마스크 쓰고 다녀야 되잖아
내가 오늘 학교 등교하려고 버스를 탔어
그런데 버스에 손님이 꽤 계셨는데 한 허리 굽은 할머니께서 마스크를 착용 안하시고 계신 거야

나는 조부모님이 두분다 계시고 어렸을 때부터 업고 키워주셔서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께는 정도 많고 예의도 최대한 갖추려고 하는데 그 장면을 보니까 뭔가 마음 한편이 찝찝한 거야.

분명 자식이든 돈이든 둘 중에 하나라도 있으셨다면 마스크를 끼고 계시지 않을까 이런 생각까지 들면서 여분으로 챙겨온 마스크를 드릴까 고민했는데

맞은편 의자에 앉아계시던 한 아저씨가 갑자기 할머니한테
“할매, 마스크를 써야지~” 이러는 거야;;
너무 어이가 없어서 보고 있었어
물론 내가 광주광역시에 살아서 사투리 자체가 좀 반말 비스무리해 하지만 초면인 할머니한테 저러는 건 좀 아니지 않니?

암튼 그 소리 듣고 할머니가 “아이구 죄송합니다~” 이러시는데 그 아저씨는 그렇게 보기 힘들면 지가 마스크를 주던가 계속 이 시국에 마스크 안 쓰면 안된다 좀 사라 이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개빡쳐서 그 아저씨한테는 차마 뭐라 못하고 할머니께 “이거 쓰세요!” 이러면서 마스크 kf94 드렸어
내가 15이라 차마 어른한테 뭐라하진 못하겠더라고

할머니는 “아이고 고마워요~” 이러면서 고맙게 받으셔서
내심 뿌듯했는데 갑자기 그 아저씨가 나한테 “야! 그 비싼 마스크를 남한테 주면 어떡하냐~” 이러는 거..초면에 반말..

하지만 그냥 “아니..그냥” 이러면서 듣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가 결정타를 날린 거야..
“너 이렇게 불쌍하다고 다 퍼주면 쪽박되는 거야~
그러면 술집 가는 거고~”

순간 빡 돌아서 도착지까지 몇분 남았는지 확인했는데 목적지가 눈 앞에 보이길래
“불쌍해서 드린 게 아니라 그냥 드린 거에요. 할머니가 아니라 아기여도 언니여도 아저씨여도 아줌마여도 변함없이 드렸을 거에요. 제가 드린 게 꼬우시면 아저씨가 드렸어야죠.저 좀 보고 배우세요, 제발” 이랬지 나 진짜 미쳤었나봐

그러니까 할머니는 내리려고 하시고 아저씨는 벙쪄 계시길래 이때다 싶어서 할머니가 내리시고 나 내리면서
진짜 미쳤었는지 이러고 겁나 뛰었다ㅋ

“버스 기사 아저씨~ 저 아저씨 종점까지 문 열어주지 마세요~”

버스 기사 아저씨는 창문 밖으로 엄지척했는데 반대편이라 잘은 못 봤고 그 아저씨가 “저 ㅆㄴ이”
이러길래 나 진짜 진짜 진짜 원래 안 그러는데 이목도
집중되고 하니까 내가 또 엄청난 관종이라 필 받아서 그 자리에서 “라떼 이즈 홀스가 뭐게” 이랬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는 신호 걸려서 멈춰있었고 난 멈추지 않고 큰 목소리로 그랬지ㅋㅋㅋㅋㅋㅋ

“라떼는 말이야 이 꼰대새끼야야아아아아ㅏ아ㅏ아아아ㅏㄱ아아앙아가가아ㅏㄱ”

이러고 겁나 튀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장면을 본 버스에 있던 한 남자애가 소문내서 하교하는데 쌤이 종례 때 들어오셔서 “ㅇㅇ아, 오늘 욕하느라 수고했다ㅎㅎ근데 담부턴 손으로만 해라~너무 시끄럽더라ㅎㅎ” 이러셨어..ㅎ

진짜 내 모가지 걸고 주작 아니고 내가 써보니까 주작 같아서 주작이래도 할 말 없는데 암튼 정말 주작 아니야
정말정말정말 실화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아! 난 참고로 전교 부회장이야!




+++++++++아직 허락을 한 적이 없는데 내 얘기를 가져다
영상툰으로 쓰신 분이 계시더라고...뭐 딱히 상관은 없지만
내 얘기를 학교에서 알 사람들은 다 알기 때문에 영상툰 보면 나인 거 딱 알까봐 그게 좀 걱정이네ㅠ유튜브 영상 안 내려도 되지만 사과는 해줬으면 좋겠고 다른 분들한테는 꼭 호락 받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유튜브 댓에 마지막에 왜 부회장인 걸 말하냐고 그러길래 말하는데 아무래도 전교 임원의 이미지는 착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 이미지라고 박혀 있고 모범생은 조용하고 공부만 하는 그런 이미지로 박혀있는데
저 말을 함으로서 은연 중에 나는 부회장임에도 저랬다 이런 걸 얘기하고 싶었어ㅋㅋ걍 농담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줘

그리고 지금 읽어보니까 너무 오글거리고 주작같은데 다들 재미있어 해줘서 기분이 좋다ㅋㅋ
추천수3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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