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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동생이 장애인인 중3 여학생인데 너무 속상합니다

ㅇㅇ |2020.06.14 21:48
조회 9,688 |추천 56

저는 올해 중3이고 제동생은 선천적 자폐장애인입니다

동생때문에 부모님은 저를 돌봐주실 여유가 적으셨고 저는 자연스레 혼자 앞가림을 하면서 컸어요

초등학교 입학했을때부터 준비물이든 공부든 친구관계든 거의 다 제가 알아서 하고 돈관련된 도움이 필요할때만 말씀드려서 도움받는식으로 큰것같습니다. 그마저도 부모님이 바빠보이시면 말을 할수가 없어서 제 선에서 해결한적도 많고요..

그래도 뭐 자립적으로 커서 그런지 혼자 앞가림해도 친구관계는 늘 원만했고 공부도 꽤잘해서 전교권 유지중입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속상한일은 생길수밖에 없는데 그럴때마다 집에서는 속상한 일이 생기거나 힘든일이 생겨도 거의 내색안하고 아무 문제 없는척 하면서 부모님한테 짐덜어드리는 착한 첫째딸로 보이려고 엄청 애써왔습니다

이런식으로 커오면서도 한번도 동생을 원망한적은 없어요. 제가 동생 보는 일을 엄청 도와드리고 동생이랑 살갑게 지내는건 아니었긴 합니다.. 일단 제 일만 하기도 바빴고 딱히 유대관계 생길일이 없었어서... 그래도 단한번도 동생을 쪽팔려하거나 귀찮아하거나 그런적은 없습니다. 정말 그냥 유대관계 생길일이 없었을뿐이죠.

그런데 며칠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혼이야기가 나와서 저는 꼭 하고싶다고 했습니다. 항상 제 로망이었기도 하고 부모님한테 의지를 못하면서 자라서 그런지 제 스스로 가정을 만들어서 의지할곳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제가 원하는 진로를 이루는것 다음으로 제가 가장 간절히 원하는 일이었습니다. 근데 친구가 조심스럽게 조언을 해주더라구요. 동생이 장애가 있으니까 조금 어려울수도 있다구요. ( 제 사정 다 아는 친구가 진심으로 조언해준거니 이부분에서는 말이 안나오면 좋겠습니다 )

그래서 집와서 인터넷 같은곳에 좀 찾아봤더니 정말 그렇더라구요.. 너무 속상하고 자꾸만 동생이 미워지려는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와서 죄책감이 듭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애한테 내가 지금 뭔생각을 하는건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제약이 생길건데 나는 뭘 위해서 혼자 아등바등 노력한거지? 내 잘못도 아닌데 왜 내 인생에 제약들이 걸리지? 이런 생각들이 듭니다..

정말 어떡하면 좋을까요... 조언과 위로받고 싶어서 글올립니다..





+추가
부모님은 제가 동생이랑 나중에 같이 산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저한테 동생 시설 보낼 돈 정도는 있고 동생앞으로 아버지 연금도 나온다고 하시긴 했습니다..
근데 이게 마냥 돈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잖아요. 지금 제가 우울해 한다고 될일도 아니고.

그래서 일단은 걱정은 좀 접어두고 10대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해 보려구요. ( 아 부모님한테 짐을 좀 맡기라는 댓글이 많았는데 16년을 혼자 감당하면서 살아왔더니 이제는 부모님한테 맡기는게 더 불안하고 불편해서 그건 좀 힘들것 같습니다.. 솔직히 짐만 안주는 딸이지 제가 애교있는 살가운 예쁜딸 보다는 무뚝뚝한쪽에 가까워서요. 이런딸인데 저까지 짐이 되버리고 싶진않아요. 좋은딸은 아니어도 짐안되야죠. 뭐 이렇게되면 이 부분에서는 제 멘탈 제가 잘 관리해야겠죠. )

노력해나가면 뭐 어떻게든 흘러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지금은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더 이상 깊은 생각 하기도 힘드네요. 조언 남겨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추천수56
반대수0
베플에구|2020.06.15 13:53
중증자폐 동생 있는 37살이 지나가던 이모에요. 저도 어렸을때부터 동생때문에 엄마가 힘드니 니가 잘해야된다는 주위사람들참견에, 동생 케어만으로도 벅찬 우리집 사정에 착한아이콤플렉스가 있었어요. 힘들지않은척, 갖고싶은게 있어도 없는척, 알아서 척척 잘 하고 철들은 아이여야 칭찬받으니까... 그러다 대학교를 다른 지역으로 가면서 가족과 떨어져 사니까 너무 좋더라구요. 물론 엄마가 일이 있어서 동생을 봐야할때는 주말에 내려갔다오거나 할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자유롭고 재미있게 살수도 있구나, 나도 내 삶을 즐길 수 있구나 하고 즐거웠어요. 지금은 대학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해서 아이도 한명 있습니다. 동생을 돌봐야하는건 맞아요. 가족이니 그럴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아직은 어린 나이니까 부모님께 좀 더 맡겨두고 자기 인생을 좀 더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나이를 먹고 부모님이 약해지시고 돌아가시면 그 때에는 내가 동생을 보살피는게 당연한거에요. 그래서 저도 둘째아이는 가질 생각을 안하고있어요. 아이 하나외 동생을 같이 돌봐야하니까. 결혼하기 힘들다는 말도 많은데 세상에는 처음부터 숨기지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이해해주는 사람들도 많아요. 아직 어리니까 마음의 짐은 부모님에게 좀 더 맡겨놓고 열심히 놀고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인생은 길어요. 지금 동생 조금 더 봐주는 것 보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 취직되는게 나중에 동생 케어하기에 더 좋아요. 조금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일단 쓴이 먼저 성장하도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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