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앙코르

럽이 |2006.11.15 22:08
조회 16 |추천 0

앙코르
-쟈니 캐쉬 풍으로

송 진



젖은 머리인 채로 CGV에 앉아 있었지
‘앙코르’ 막은 오르고
나는 그 흔한 팝콘 하나 콜라 한 잔 없이
젖은 머리인 채로 앉아 있었어
머리카락 사이로 물방울 쉴새없이 떨어지고
다섯 마리 늙은 종달새들이 쉴새없이 극장 안을 날아다녔지
쟈니와 준은 노래 불렀지
‘잘난 척 하는 잭슨, 고추보다 더 뜨거운 결혼을 했다네’
그런 노래였다네
감옥의 재소자들은 환호하고
환각의 편지들이 침대 위에 나뒹굴었네

젖은 머리인 채로 수변 공원 걸었네
머리카락 사이로 햇살 쏟아지는데
물방울 마르지 않고
황세장군 여의낭자 품 떠난 여섯 개의 알들이
여기저기 환각의 알약처럼 흩어지고
짧은 단발머리 푸른 스카프
자전거 타고 매화나무 스쳐 지나가는데
그래 나에게도 자전거가 있었지
그래 나에게도 자전거가 있다네
한번도 타지 않은 분홍바퀴자전거
엘리베이터 속에 갇혀버린 눈 먼 자전거
악어새처럼 지저귀는데
쥐똥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검은 귀걸이들
머리카락사이로 물방울 뚝뚝 떨어지고
황세장군 여의낭자 보이지 않고
두루미 목덜미처럼 흰 여섯 개의 알 데굴데굴 굴러가는데
봉황누각은 왜 이리 멀기만 한지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