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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전부인 우리 할머니

나의 |2020.07.30 00:10
조회 12,260 |추천 97
7월29일 오랜만에 할머니 보러간 날

할머니가 나를 못알아보셨다
할머니와 16년을 같이 살았는데 해외나가있는 1년 사이에 기억의 경계가 흐려지셨다
가족들마저 잘 못알아보시는 할머니를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렸다 내가 울고 있는 모습 조차도 손녀가 무엇 때문에 우는지조차 모르신다
나는 아직 할머니랑 해야할 얘기가 많은데 나는 다 기억하는데 할머니는 나와의 추억들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신다 그냥 내가 당신 손녀라는 것만 알고계실 뿐 나에게서 더 궁금해하려하지 않으신다 내가 아는 우리 할머니는 나에게 많은 말들을 건네셨고 무뚝뚝한 손녀가 대답을 잘 안해줘도 그저 즐거워하시며 당신 얘기를 들려주시곤 하셨는데 이제와서 그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해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가슴이 찢어지고 미어진다 할머니가 무슨 말이라도, 나를 기억하는 어떤 말이라도 해주시면 좋겠는데 그저 내가 막내아들 딸이라는 사실만 알고계신듯 하셨다 나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내 삶만 살고있는 동안에 사랑하는 나의 할머니는 그렇게 점점 나에게서 우리 가족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할머니의 사랑의 크기가 100이라면 200, 300은 주시는 분이었다 언제나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셨던 분이였으며 당신이 가진 모든것을 주고도 더 줄 수 없어 마음아파하던 분이었다 세상에 이런 사랑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에게 하늘과 같은 분이셨다
나는 준비가 안됐는데 이제 준비를 해야된단다
할머니를 놓아주어야 한단다
아직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고 듣고싶은 말도 많고 사랑한다고 할머니 정말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너무너무 감사했다고 해야하는데..오늘 보고온 이 순간에도 할머니가 너무 그리운데..어떻게 준비해야될지 모르겠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사랑하는 나의 할머니
나의 할머니..
할머니...



——
제 글이 이렇게 올라와있다는게 신기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머니가 저에게 주신 사랑, 사는 동안 늘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겠습니다. 그러니 슬퍼마세요. 늘 제 가슴에 살아계실거에요.
추천수97
반대수0
베플푸푸|2020.08.02 15:05
제 나이 8살때 금이야 옥이야 절 아껴주시던.. 할머니가 위독하다고 연락받고 바로 병원으로 간 날. 병실에 오면 나이어린 손녀 병균 옮을까봐 힘든 몸 이끌고 휠체어 타고 병원 로비로 오셔서 꼬깃꼬깃 지폐 몇장을 제 손에 쥐어주셨죠. 당시엔 아픈 할머니가 낯설어 뒷걸음질 쳤던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저도 가정을 만들고 아이를 낳고보니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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