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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갈등

ㅡㅡ |2020.08.10 13:58
조회 2,139 |추천 0

고부갈등


유원지 도장

가희가 만삭의 몸으로 사무실에서 울고 있다. 그 모습을 미정은 애처롭게 바라본다.

“애는 나 혼자 만들었나? 맨날 집에 늦게 들어오고 잔소리하면 또 나가버리고....”

“가희야 지금 너의 집에 어머니도 와 계시잖아!”

가희가 버럭 한다.

“이젠 엄마한테도 말대꾸를 한다니까요!!!! 내가 사람을 잘못 봤어!”

계속 달래던 미정이 갑자기 버럭 한다.

“이게 미쳤나? 그래서 병기 씨가 미워져? 그게 다 네가 그렇게 만든 거 아니야??????”

미정이 버럭 하자 가희가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다.

“어 언니 왜 그래요?”

“병기 씨는 가족도 없고 너밖에 없어 근데 뼈 빠지게 일하고 들어오면 마누라가 눈을 바로 안 뜨는데 나 같아도 안 들어오겠다.”

“언니! 왜 그래요. 무서워요.”

잠시 후 잔뜩 겁을 먹은 가희의 손을 잡고 미정이 말한다.

“가희야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1999년


성철은 장남이다. 결혼한지가 얼마 되지 않아 부모님 집에서 같이 살았다. 민경이 검정고시 출신이라 반대가 심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했다. 근데 그게 끝난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사사건건 민경을 힘들게 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어머니의 편견은 쉽게 가라않지 않았다. 그날도 성철이 웃으며 집에 돌아왔는데 민경이 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니 어머니의 잔소리를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간 것이다. 성철은 눈을 번쩍 뜬다. 이대로는 살 수가 없다. 어떡하면 민경도 잃지 않고 엄마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 그거다.
성철이 엄마 앞에 무릎을 꿇는다.

“엄마! 민경이가 그렇게 싫으세요?”

그러자 엄마가 버럭 한다.

“그래!!!! 못 배운 년은 티가 난다니까! 아무리 가르쳐도 안 된다.”

엄마는 성철이 화를 낼 줄 알았는데 빙긋 웃는다. 그러더니 갑자기 엄마의 편을 든다.

“맞아! 엄마 못 배운 년은 티가 난다니까!!!! 이혼 할게요. 그게 엄마가 바라시는 거죠?”

엄마가 갑자기 멈칫 한다. 당황한 엄마의 표정

“엄마 말이 맞아! 이혼 할게요. 대신 부탁이 있어요.”

“뭐? 뭔 부탁?”

“못 배운 년한테 세현(아들)을 맡길 수는 없잖아요. 내일부터 우리 세현이 좀 봐주세요. 그리고 저 승진 하려면 이혼이 치명적이거든요. 그러니까 엄마가 마음에 드는 여자 좀 빨리 소개시켜 주세요.”

엄마가 당황한다.

“저 저기 성철아!”

성철이 자르며 일어난다.

“엄마 마음에 드는 여자 빨리 소개시켜주세요. 안 그러면 엄마를 평생 원망 할 것입니다.”

다시 현재

가희가 배꼽을 잡고 웃는다.

“아하하!!!!”

“가희야 엄마는 여기서 생각이 복잡해지셨겠지 내 아들 놈 이혼 남 만들고 아들까지 봐줘야 되잖아!”

가희가 고개를 끄덕인다.

“며느리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성철 형님이 어머니에게 보여드린 거야”

“근데 언니! 엄마와 아저씨(병기)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중재를 잘 할 수 있죠?”

미정이 빙긋 웃는다.


2000년


성철이 어머니가 좋아하는 육개장을 사들고 집으로 들어온다. 근데 어머니의 잔소리가 들린다. 민경이 접시를 깼는데 오늘따라 꼬투리를 제대로 잡힌 듯하다.

“너 그게 부부찻잔인데 얼마짜리 인지 알아?????”

민경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설거지를 하고 있다. 어머니는 성철이 들어왔는지 알고 일부러 더욱 더 심하게 잔소리를 한다. 네 마누라가 이렇게 모자르다. 너도 한 번 봐라! 하는 식으로 말이다. 성철은 무표정으로 두 여자를 바라본다. 잔소리를 듣다가 견디지 못한 민경이 울분을 토한다.

“어머니 그만 하세요!!!! 저도 힘들어요.”

어머니가 너 잘 걸렸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게 어디서......”

근데 갑자기 성철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어머니가 깜짝 놀라며 말을 멈춘다.

“너 어머니에게 무슨 말 버릇이야? 이게 오냐오냐 하니까!!!!”

성철이 민경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 끈다.

“이게 어디서 감히.....”

민경이 눈물을 흘리며 성철에게 끌려가고 성철은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큰 소리가 난다.

“이게 어디서 어머니한테 말대꾸를 해?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왔으면...”

성철의 방

성철이 민경을 끌어안고 밖을 향해 소리친다.

“네가 잘못을 했으니까 어머니가 화를 내시는 거지!!!!!!!”

성철이 민경에게 빌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밖을 향해 소리친다.

“삼강오륜도 몰라?????어디서 감히.....”

민경은 자신의 입을 막으며 웃는다. 세상에 이런 남자가 어디 있을까?

“오빠 그만....나 나가서 설거지 해야 돼!!!!”

그러자 성철이 더 세게 끌어안으며 속삭인다.

“아까 보니까 설거지 많더라. 그냥 누워”

성철이 민경을 품고 밖을 향해 소리친다.

“이놈의 여편네 아주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돼!!!!!!!!”

다시 현재


가희가 만삭의 배를 붙잡고 데굴데굴 구른다.

“아하하! 언니 진짜 웃겨요.”

“가희야 남자는 내가 하기 나름이야!!!!”

가희는 이제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와 병기 씨 사이에서 무엇이 가장 최선인지 항상 생각해라.”

“근데 언니 그 어머니는 성철 형님이 쑈하는 걸 모르셨을까?”

그러자 미정이 씩 웃는다.

2000년
그 날 밤

아버지 어머니의 침실

“흐흐흐흐”

아버지가 웃고 있는 어머니를 본다.

“왜?”

“성철이 이 새끼 아주 여우야!!!!”

“뭐가?”

“어쩌면 당신 젊었을 때랑 똑같아!!”

“그러니까 뭐가?”

“여보 기억 나? 신혼 때 설날에 당신이 나 술 먹인 거?”

그러자 아버지가 빙긋 웃는다.

“설이라 설거지가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당신이 일부러 나에게 술을 먹였지 정신 잃으면 두 형수가 설거지 다 하게 만들려고 맞지?”

아버지가 헛기침을 한다.

“성철이 그놈이 민경이 팔을 끌고 들어가면서 오버를 하는데 딱 30년 전에 당신이더라.”

흐흐흐

“그러니까 자식새끼는 키워봐야 아무소용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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