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금쪽같은 내새끼” 프로그램이 너무 흥미로워서 잘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아빠와 동생을 자기 옆에 그리고 아빠 옆에 엄마를 그린 아이가 인상깊어 엄마한테 말씀드렸어요
가족 그림으로 그렇게 알 수 있다더라 했더니 엄마 표정이 너무 미묘해지더라구요
화를 꾹 참는 표정?
그러더니 대뜸 제가 옛날에 그린 가족 그림을 말하세요
너는 옛날에 엄마아빠를 그리고 널 그리더라 그리고 오빠를 제일 작게 그렸다 그때부터 못되쳐먹은거 알아봤다
제가 당황해서 내가 그랬냐 하니 그랬다 그때부터 오빠를 엄청 무시하는 못되쳐먹은 애더라 하시네요
제가 어릴때부터 오빠는 부모님께 많이 혼났습니다
그런 모습을 제가 항상 지켜보면서 살아왔어요
저 그림을 그릴땐 몰라도 크면서 이런 가족 분위기가 잘못됐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아빠가 오빠를 뭐라할때면 너무 뭐라하지 마라 사람마다 다른 능력이 있다 내가 갖지 못한걸 오빠가 갖고 있다 라며 두둔해왔습니다
물론 그렇게까지 오래가지 못했지만요
남매사이엔 왜 서로 못생겼다 놀리잖아요
얼굴만 마주치면 시도때도 없이 그러고 스무살을 넘어서도 면전에서 못생겼다는 말을 하루종일 해대는 모습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군대 갔다와서까지 했으니까요
오죽하면 친구가 오빠가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도 그런 말을 계속 하냐 할정도였습니다
그런 오빠가 너무 싫어졌어요
나는 그래도 두둔하고 포용하려고 하는데 계속해서 그러니 저도 사람인지라 지쳤습니다
정이 뚝 떨어지더라구요
남매는 서로 무시하는 장난도 하잖아요
오빠가 절 무시할땐 엄마는 못들은척 그냥 넘어갔는데
제가 오빠한테 그렇게 하면 도끼눈을 뜨며 엄청 째려봐요
내 귀한 아들 왜 건드리니? 하면서요
그런 절 보며 엄마는 이게 또 오빠를 무시하는구나 하며
오빠 엄마 저 이렇게 있을땐 오빠랑만 말을 합니다
저랑 있을땐 계속 핸드폰만 보고 유튜브를 엄청 크게 틀어놓는다거나..
얘기를 해도 기다리라 이거 듣고 하자.. 그러고 결국 안들었네요
처음엔 참았습니다
오빠를 더 챙겨주고 싶구나
내가 이해하자 똑같은 자식이어도 더 사랑하는 쪽이 있겠지 하면서
그렇게 몇년을 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뭘 잘못했지 엄마 마음에 들려고 애쓰며 온갖 집안일을 나서서 할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건 왜 더 알아서 안하냐
깨끗하게 하지도 않는데 내가 화를 꾹 참는거다
빨리 집에 가서 양말 개라 그릇 다 치워라
등등
너무도 당연시하는 태도에 속으로 엄청 끙끙 앓았습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엄마는 날 다시 봐주겠지 했지만 오빠랑만 얘기하는건 더 심해졌고
제가 오빠 얘기를 꺼내기만 하면 도끼눈을 뜨고 그게 왜?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어이없고 화나기도 했지만 꾹 참았어요 약간 피해의식이 있는 것처럼 하니까 그 얘길 이어가기도 싫더라구요
그렇다고 제가 오빠를 엄청 싫어한 것도 아닙니다
시험볼땐 잘보라고 뭘 보내주기도 했고 어딜가면 오빠 선물을 사오기도 하고 그랬어요
오빠도 그런 제게 똑같이 뭘 사오기도 하고 제가 울면 달래주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냥 여느 남매처럼 비슷한 사이에요
싸우기도 하고 말도 안하고 그러다 그냥 다시 말하기도 하고
그림 가지고 지금도 오빠 무시하니? 하는 엄마에 또 이러는구나 하면서 똑바로 엄마 보면서 아니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제가 당황하길 바랬겠죠
내가 일침을 날렸구나~ 하고요
어린애가 그렇게 그릴 정도면 엄마아빠가 잘못한거아니냐 애는 있는 그대로 그린다
하니 그전까지 애는 부모의 거울이다 라던 엄마가 아무말도 안합니다
자기 잘못이라는 말은 제앞에서 하기도 싫은가봐요
오빠한텐 그렇게 잘하면서
물론 제가 잘했다는건 아닙니다
어릴때 그렇게 생각했지만 자라선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했고
인격적으로 자꾸 절 찌르는 오빠가 미워져 문득 다시 그 생각이 났지만 이내 츤데레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퍼즐이 다 맞춰지더라구요
그동안 나혼자 끙끙 앓으며 밤을 지새웠던 순간이 지나갔습니다 몇년 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내가 뭘 잘못했지? 엄마는 내게 오빠아빠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데 난 그러면 안되는건가?
혼란스러웠고 집안일을 전혀 돕지 않는 오빠가 짜증나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힘든건 다 내가 들어줘야 하는데 내가 힘든건 누가 들어주지
친구들한테도 털어놓기 힘든 일이고 혼자서 끙끙 앓아야 했습니다
오빠가 엄마와 싸우면 엄마는 미안하다 내가 잘못생각했네 곧잘 하면서
저한텐 무조건 너가 잘못했고 난 잘못없어 하는 모습에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제 자존감에도 문제가 오더라구요
엄마 눈치만 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했고 집에서도 편하게 못있었습니다
내가 잘못이야 내가 속이 좁아 내가 못된 년이야 하며 몇년을 보냈습니다
다시 그림 얘기로 돌아와서, 엄마는 항상 그런 눈으로 날 봤네? 내가 뭘해도 쟨 그런 애구나 했네
하니 또 별말은 안하고 고개를 돌리더라구요
그게 맞았습니다
내가 왜 끙끙 앓아야 했는지 알겠더라구요
제가 못된 년일까요 정말
못되쳐먹은 애일까요
그냥 머리만 아프고 엄마는 또 왜 화났는지 냉전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