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의 입장으로 연애, 을의 입장으로 연애 한 번씩 해본 나에게는 내가 상처 받으면서도 을의 연애를 그리워한다. 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준 1명의 친구는 나를 너무 고맙게 만들었고, 미안하게 만들었다. 1명의 친구는 나를 실망하게 만들었지만, 행복하게 만들었고.
첫 연애에서는 내가 말하기에도 너무 미안했던 연애였다. 호기심을 호감으로 착각해 순간 나도 모르게 받아버린 고백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와의 연애는 아무 감정이 없었지만, 내 행동에 비해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은 나는 한없이 미안해지고, 미안했다. 항상 나를 쓰레기라 칭했다. 그가 나를 너무 사랑해줬음에도 돌려주지 못하고 감히 네 사랑을 소비해 버린 것을 항상 미안해해 헤어지자고 말했다.
두 번째 연애. 나만이 사랑한 느낌이었다. 항상 내가 기다렸고, 내가 만나자했고, 내가 전화를 걸었다. 너무 지쳤다. 전에 겪었던 연애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더더욱 지쳤지만, 그 사람을 너무도 사랑했기에 놓을 수 없는 연애였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나만 사랑하고 노력하였으며 되돌릴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그럴 때면 혼자 울면서 나를 사랑해주면 안 될까 하며 전의 연애가 그리웠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힘들고, 고된 연애더라도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마음을 누구에게도 똑같이 복사 붙여넣기를 할 자신이 없었다. 많은 연애를 해보진 않았지만,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그것도 그만큼 사랑할.. 자신보다 그럴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내가 헌신적이고 매달리는 연애의 끝은 그가 끊어냈고 며칠동안은 그가 쓰레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를 너무 사랑함, 전의 연애와 다르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내가 이만큼의 사랑을 줬는데 너는 나를 힘들게 만들었어. 근데 근데 네가 뭐 잘났다고 나를 차.' 몇 주 동안 그를 까내리며 분노하였다. 그렇게 그 기억에 시달리며 그를 염탐하고 새로운 썸을 지켜보는 것에 내가 그를 많이 좋아함을 알았다.
내가 지겹도록 한 사랑이 그를 지겹게 만들었다.
다시 연애를 하고싶지 않다. 이기적인 나는 그런 슬픔도, 미안함도 겪고싶지 않았다. 첫 번째 연애는 너무 미안해 잊고있다. 마지막 연애는 다시는 그와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없음과, 그만큼 앞으로 사랑할 수 없음이 섞인 슬픔에 절대 잊지 못한다.
안다. 못되고 이기적인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