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겠음 이라는 표현은 진짜 좀비사태가 재밌을 것 같다는 의미가 아닌 모든 글들의 제목 통일성을 위해 사용*
❗️처음보는 애들은 上편 먼저 봐야 이해될거야❗️
추천 BGM ) 빌리 아일리시 - lovely
손으로 귀를 막고 몸을 덜덜 떨어대며 바닥만 보고있는 너. 공황상태가 오기 시작해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져
당장이라도 아까 본 옆반 여자애 처럼 참혹하게 먹힘 당할 것만같은 공포감이 목을 조여와. 제대로 호흡하기도 힘들어 숨을 한 번씩 겨우 몰아 쉬었어
도와줘야 한다는걸 잘 알아. 하지만 아까 본 충격적인 모습이 자꾸 눈 앞에 아른거려 속으로 갈등했어
그 때 부엌 밖에서 우당탕탕 무언가 넘어지는 소리와 고통스럽게 소리지르는 반장의 비명이 들려. 더이상 염치없이 가만히 앉아있을 순 없어 결국 니가 바닥에서 일어나
몸을 오들오들 떨며 부엌 바깥으로 걸음을 내딛으니 반장이 테이블 옆에 쓰러져 오른팔을 부여잡고 신음하고있어. 괴물 또한 저편에 넘어져 있는걸로 봐선 반장이 자기에게 달려드는 괴물을 몸으로 밀쳐낸 것 같았어
와중에 괴물은 금방이라도 다시 반장한테 달려들 것만 같아
무언갈 생각할 겨를도 없이 너도 모르게 부엌 밖으로 서둘러 달려나가 구석에 세워진 우산을 일자로 세워 괴물 머리쪽으로 다트하듯 죽을 힘을 다해 던졌어
심장이 미친듯이 뛰어. 얇고 긴 우산 꼬챙이가 괴물 의 머리쪽을 관통해 푹 소리와 함께 찍혀.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괴물이었지만 반장의 말대로 머리에 타격을 입으니 풀썩 하고 앞으로 자빠졌어. 너덜너덜한 머리통이 우산의 무게를 못이기고 바닥으로 떨어졌어
탁한색의 피가 촤악 하고 테이블 위에 흩뿌려져 가게 안이 괴물이 뿜어낸 피로 난장판이 되었어.놀란 얼굴의 반장이 숨을 헐떡대며 말해
- ...ㅇㅇ아..
너가 그대로 걸어가 머리통에 우산이 꽂혀진 괴물 머리통 발로 꾹 눌러서 우산을 빼 바닥에 떨어진 머리통을 식당 밖으로 힘껏 찼어. 찰팍 하는 소리가 나며 머리통이 식당 밖으로 굴러떨어져
- ..괜찮아?
- ...
- 대답해봐
- ..응 괜찮아
테이블 옆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쓰러져있는 반장. 말로는 괜찮다면서 몸을 덜덜 떨고있었어. 널 보고 몸을 일으키려고 하다가 어깨를 부여잡고 아파하며 다시 바닥에 풀썩 누워버려. 까만 캡 모자 밑으로 아파서 찡그리는게 보였어
- 가만히있어봐..
너가 바로 일으켜주려고 반장 어깨 양 손으로 잡는데 걔 옷에 무언가 흥건한거야. 검정색 옷을 입어서 이게 땀인지 피인지 구분이 안가. 불안한 마음에 너가 물어
- ..이거 피야..? 아니지?
- 그만울어 ㅋㅋ 땀이야
- 야 넌 지금 웃음이 나와?
와중에 속없이 장난스럽게 웃는 반장 퍽 하고 살짝 치니까 아악..! 하며 아파해서 바로 미안.. 하고 사과했어. 자꾸 질질짜는 너가 꼴보기 싫을만도 한데 팔 부들대며 겨우 뻗어서 니 눈물 닦아줘. 와중에 손바닥이 피로 가득한거야
쥐고있을땐 몰랐는데 펴니까 보이는 손바닥의 상처는 칼을 쥐다 실수로 베인 것 같았어. 바로 부엌으로 뛰어가서 구급상자를 가져와서 뒤적이는데 니 손에 감긴 붕대에도 옅게 피가 베어있어
땀이라면서..?
그때 넌 불길한 예감에 반장에게 물었지
- 손 말고 상처 더 있어? 솔직하게 말해..
- 없어
- ..옷 벗어봐
- 뭐? 싫어
- 내가 벗기면 범죄야. 위에만 벗어. 지금 가릴 때 아닌거 알잖아
니 말에 할말 없어진 반장이 계속 머뭇하더니 입고있던 검정색 티셔츠 벗으려고 하는데 정신없어 모자 쓰고있던 것도 까먹었는지 티셔츠부터 벗으려고 하길래 니가 황급히 모자 벗겨주니까 말해
- 아 맞다 모자
- ...너..
니가 말도없이 반장 티셔츠 들추자 이미 팔의 상처에서 줄줄 새어나오는 피가 아래까지 흘러내려와 상체 전체를 흥건히 적시고 있었어. 놀란 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
- 너.. 설마 물렸어..?
- 아니
- 그럼 이 상처는 뭔데!! 옷 벗어보라니까?! 왜 못벗냐고!!
- 조용히해.. 그러다 더 모여들겠다
니가 정신없이 거즈에 소독약 왕창 부어서 반장 팔에 난 상처 닦아주는데 눈물이 미친듯이 차올라서 상처는 커녕 반장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어
- 왜그랬는데.. 그냥 도망쳐도 됐잖아..! 혼자서 감당 못할 짓을 왜 해 대체?!!
- 아읏..! 진정하고 들어봐
상처에 소독약이 닿자 따가운지 니 손 내리더니 힘겹게 테이블 위로 올라와 걸터앉아. 그리곤 니 눈에 자기 눈 똑바로 마주치며 말해
- 내일 여기에서 떠나자
- ..어디로 갈건데
- 버스타고 오면서 보니까 식당에서 좀 떨어진 거리에 엄청 큰 병원이 하나 있었어. 한.. 600미터 정도?
- ...
- 내 생각엔 거기에 사람들이 모여있을 것 같아. 거긴 침대도, 깨끗한 의료용품도 있을거고 내 기억엔 근처에 슈퍼도 있었어
- 그래서..
- ...날 밝자마자 거기로 가는거야
말은 아무렇지 않은듯 잘하는데 아까부터 안색도 안좋고 갑자기 춥기라도 한지 미세하게 몸을 자꾸 덜덜 떨고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는 반장에 너가 불안해서 물어
- ..같이가는거지?
반장이 조금 머뭇거리다 말해
- 응. 같이가자
_
뒤늦게 잠에서 깨 어리둥절하게 불이 꺼진 방을 두리번거리는 승현. 같은 방 친구들은 이 난리통에도 의리없이 승현을 깨워주지도 않은채 자기들끼리 도망쳐버렸어
다들 어디간거지? 승현이 잠이 덜 깨 한쪽 눈만 겨우 뜬채 아무생각없이 객실 방 문을 벌컥 열었다 놀라 확 닫아버려
- ...뭐야 저거
잠시 문을 열었던 그 3초의 찰나, 철퍽 철퍽 피 묻은 카펫 위를 걸어다니는 괴생명체와 눈이 마주쳐 자기도 모르게 문을 닫았어. 너무 놀란 나머지 잠이 확 깨 후드 주머니에 넣어놓은 휴대폰을 확인해
메세지 (4) 부재중 전화 (2)
메세지 칸을 보니 선생님에게서 문자 메세지가 잔뜩 와 있어
승현아 반장이 전화를 안받아서 너한테 문자남긴다.
도대체 어디길래 둘다 전화도 안받는거니? 메세지 보면 무슨 상황인지 전화해줄래? 오후 10시 24분
승현ㅇ아 오후 10시 30분
ㄱ승현아 방ㅇ에서 ㅃ발리나와 오후 10시 31분
지금 시각은 오후 11시 42분. 그 이후엔 문자가 더이상 와있지 않았어. 무언가 이상함을 확실히 느끼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데 불이 나가 어두워서 보이지 않아 휴대폰 플래시를 키고 좁은 방 안을 스캔해
깔아놓은 캐리어 옆 작은 테이블 위에 과일들와 안전하게 반으로 접히는 과도가 놓여져있었어. 서둘러 과도 속 칼날을 밖으로 빼 손으로 쥐고는 겁도없이 문을 열었어
저벅 저벅 사람의 발걸음 소리에 괴물들이 반응해 승현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복도를 걷는데 여기저기 아는 얼굴들이 피투성이가 돼 바닥에 쓰러져 있거나 기괴한 모습으로 변해 복도를 활보하고 다녔어
말도 안되는 악몽 같은 상황. 하지만 악몽이든 현실이든 일단 지금 주어진 상황속에서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해 손에 쥔 과도 더 꽉 잡고 바짝 긴장했어
그르렁 소리를 내며 확 달려드는 괴물의 머리통에 그대로 날카로운 과도를 쑤욱 찌르자 철푸덕 하고 바닥으로 쓰러졌어
- ..가까이에서 보니까 더 ㅈ같이 생겼네
머리에서 뿜어나온 피가 얼굴과 후드에 팟 하고 튀겨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됐어. 여태껏 태권도를 꾸준히 해 민첩함 하나는 뛰어났던지라 그렇게 복도 여기저기서 확 튀어나와 달려드는 괴물의 머리통에 칼을 꽂으며 1층까지 걸어내려 오는데 성공해
- ...!!
1층에 내려오자 닫힌 문 앞에 집합이라도 하듯 괴물 수십마리가 벌레 떼 처럼 우글거렸어. 아무리 또래에 비해 민첩하고 힘도 특출나게 셌던 승현일지라도 혼자 저 많은 괴물들을 뚫고 안전히 밖으로 나오는건 불가능이었어
5분..10분.. 그 이상이 지나도 문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 괴물 떼들. 승현이 비상구 계단에 걸터앉아서 좌절하기 시작해. 여기서 모든게 끝나는건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다고? 꿈이라면 그냥 빨리 깨라고 자기 자신에게 중얼거렸어
30분이 지났어. 승현이 말없이 과도를 왼쪽 손목에 갖다대.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피 묻은 칼날이 손목에 살짝 닿아 차가웠어. 정말 다 포기하고 확 그어버릴까 충동적으로 생각한 그 순간 니 얼굴과 가족들의 얼굴이 머릿속에 주마등 처럼 스쳐가 결국 과도를 계단으로 던져버려
팅 하고 벽에 팅겨져 신발 밑으로 과도가 떨어졌어. 와중에 없으면 큰일나는 부적같은 과도를 주우러 결국 일어나는데 순간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떨어져 액정이 반 정도 나가. 가지가지 하네 하고 휴대폰을 줍다 문득 생각해
- ....
승현이 휴대폰을 들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빼꼼 내밀어 괴물 떼가 우글거리는 1층 리조트 입구를 살펴. 휴대폰 설정에 들어가 벨소리 설정을 눌러. 볼륨 버튼을 꾹 꾹 눌러 최대로 올리고는 마지막으로 눈을 딱 감고 아무 벨소리 버튼이나 눌렀어
고요한 리조트 안에 전화기 벨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해. 괴물들이 뒤를 돌아 소리가 나는 비상구쪽으로 홀린듯 빠른속도로 달려들어. 승현이 휴대폰을 비상구 계단 맨 윗쪽에 올려놓고 왼쪽 끝으로 죽어라 뛰어가
지금 붙잡히면 죽는거다. 지금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계속 생각하며 죽어라 달렸어. 숨을 고를 틈도 없이 괴물들이 모두 비상구쪽으로 달려간걸 벽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어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리조트 로비로 뛰어가 입구를 향해 달려가
이제 문만 열면 된다... 살았다는 안도감에 open 버튼을 누르는데 문이 열리지 않아. ㅆ발 왜이래? 초조하게 고개 계속 돌려 뒤에 힐끔거리며 버튼 신경질적으로 몇번 더 누르는데 전기가 나가 자동문이 작용이 안되는거였어
패닉상태가 된 승현이 발로 문을 쾅쾅 차기 시작해. 제발 좀 열려라..! 하지만 미동도 없는 자동문에 결국 어깨로 미친듯이 들이 받아 유리를 깨고는 겨우 리조트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해
뒤늦게 유리를 깨는 소리에 1층 입구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던 승현을 발견하고 괴물떼가 방향을 바꿔 달려와. 깨진 유리 파편이 몸에 박히든 어깨가 탈골 될 정도로 아파오든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잡힐까 죽어라 뛰었어
- 하아... 흐아아...
앞만보고 한참을 달려. 이렇게 필사적으로 달려본건 태어나서 처음이었어. 더이상 몸이 버티질 못해 그냥 아무도 없을 것 같은 골목으로 방향을 꺾어 처음으로 등을 기대고 허겁지겁 숨을 몰아 쉬어. 뒤늦게 밀려오는 고통에 입을 꽉 다물고 어깨에 박힌 제일 큰 유리파편을 손으로 쑤욱 빼냈어
- ...으아아아악!!!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소리를 지르다 들키기라도 할까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소리없는 소리를 질렀어. 피가 줄줄 흐르는 어깨를 손으로 막다 상처에 균이라도 들어갈까 어찌 하지도 못해. 그냥 차라리 죽는게 나을까 싶어 머리를 싸매고 고개를 떨궜어
- ....
2시간만에 다시 손목에 과도를 가져다 대고 그냥 죽어버릴까 생각하는 그 순간, 골목 바깥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려와 본능적으로 어깨를 부여잡고 기다란 전봇대 뒤에 몸을 숨겨
_
4시간 후
그렇게 넌 반장의 상처를 치료해주자마자 부엌 싱크대 밑에서 쥐죽은듯 잠들었어. 너무 피곤해서 눕자마자 바로 잠에 들어버린 너의 바로 옆에 기대 앉아있던 반장이 고개를 돌려 창문에 희미하게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해
창문에 비친 핏기없이 죽은 피부색처럼 변한 피부색에 묘하게 전과는 달라진 것 같은 눈동자. 와중에 호흡은 비정상적으로 가파르고 이마는 불덩이처럼 뜨거웠어
반장이 잠든 널 내려다보다 허무하게 웃으며 작게 혼잣말해
- ..이제 겨우 반나절 됐는데
- ...
- 결국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네
아무것도 모르고 곤히 잠든 니 얼굴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감싸보려 손을 뻗어보는데 팔을 살짝 움직이기만 해도 너무나도 아파온다는 것은 마치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어. 반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
- ..역시 하늘은 내 편이 아닌가봐, 그치
복받치는 감정에 고개를 떨구는데 문득 왼쪽 손목에 차고있던 시계를 보니 어느새 새벽 4시가 넘었어
- ..아 맞다
묵묵히 손에 차고있던 손목시계를 풀러 니 머리맡에 놔. 쓰고있던 검정 캡 모자도 벗어서 옆에 나란히 내려놨어
혹시 너가 깰까 조심스레 일어나 구급상자에 들어있는 영어로 써진 약품들도 매직으로 하나하나 한국어로 번역해 써놨어. ㅈ나게 영어 공부한 보람이 있긴하네 생각해
혹시 도움될게 더 있나 싶어 두리번 거리다가 배낭을 뒤지는데 필요한 종이는 없고 수행여행 관련 유인물 두장과 선생님들의 번호가 적힌 종이가 있었어. 각 반 반장들에게 혹시나 급하게 전화 해야할 상황이 생길때를 대비해서 나눠준거였어
- ....
퉁퉁 부은 오른쪽 팔을 부여잡고 급한대로 유인물 빈부분에 지도를 그려. 현 위치, 그리고 내일 가기로 한 병원과 그 주변 상가들의 위치를 대충 기억대로 짐작해 동그라미로 표시해 그려넣어
그리곤 식당 서랍에서 발견한 담배와 라이터를 들고 식당 밖으로 나와 크게 공기를 들이쉬어. 몇시간만에 겨우 제대로 숨을 돌리는거였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입에 물고 능숙하게 한쪽 손으로 불 붙이는 부분을 가리고는 라이터를 켜 불을 붙여 (청소년 흡연은 불법. 망상은 망상일 뿐)
담배를 한모금 빨아들이는데 외국 담배라 그런지 매캐하고 훨씬 독해서 켁켁 헛기침이 나왔어
그리곤 오른쪽 소매를 끝까지 올려 붕대가 칭칭 감긴 팔을 말없이 물끄러미 내려다봐. 붕대는 괜찮다는 반장의 말에도 니가 난리치며 손에 감긴 붕대를 풀어 반장 팔 상처를 지혈하기 위해 감아준 거였어
독한 담배가 반 이상 타들어 가기 전에 바닥에 떨어트려 발로 비벼 꺼버려. 그리곤 덜덜 떨리는 왼쪽 손으로 오른쪽 팔에 감긴 붕대를 천천히 풀었어. 살짝 건들기만 해도 너무나도 아픈 팔에 자동적으로 신음이 새어나왔어
구급상자에 들어있던 구성품인지라 그리 성능이 좋지 못하고 터무니 없이 얇았던 붕대엔 피가 흥건히 올라와서 겉면이 모두 축축하게 젖어있었어
피에 젖은 붕대가 마침내 모두 풀려 바닥에 툭 하고 떨어져. 붕대를 벗기자 퉁퉁 부어오른 멍투성이의 팔 가운데 선명히 보이는 이빨자국. 너도, 반장 본인 마저도 정신이없어 제대로 보지 못한 상처였어
- ....하..
반장의 눈에서 눈물이 툭 하고 떨어져. 처음으로 소리내 울기 시작하는데 콧물이 자꾸 나와 킁 하고 삼키니까 목에선 비릿한 피 맛이 났어. 온 몸에선 식은땀이 줄줄 나고 몸이 제멋대로 덜덜 떨려
어디선가 솟구치는 분노에 당장 무언갈 깨부수고 싶은 욕구가 가득 차올라 식당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가. 식당 테이블 의자를 들어 좌물쇠가 걸린 음료수 냉장고에 그대로 던졌어
와장창 소리가나며 쉽게 깨지는 음료수 냉장고. 그 맨 밑 칸에 있던 미지근한 캔맥주 하나를 따 벌컥벌컥 마시곤 빈 맥주 캔을 찌그러트려 가게 바닥에 던져버려 (청소년 음주는 불법. 망상은 망상일 뿐)
반장은 그렇게 최악의 컨디션 상태에서 맥주 두 캔을 무리해 들이켰어. 몸이 거부하는게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술과 담배에 손을 댄 것은 마지막 발악이었지
터덜터덜 다시 식당 밖으로 나가. 고요한 새벽에 나는 요란한 유리깨지는 소리에 금새 괴물 몇마리가 식당 근처로 슬금슬금 모여들기 시작했어
- 그래 와봐 개ㅆ발놈들아!!
퉁퉁 부어서 움직이기도 힘든 오른손으로 괴물의 얼굴에 마구잡이로 주먹을 날려대. 몸은 이미 바이러스에 반응해 극도의 흥분 상태에 다다른 상태였어. 거기에 술까지 들어가니까 눈에 보이는게 없었어
- 우욱..
결국 무언가를 몸에서 게워내. 먹은 것도 없는데 심한 구토를 해 속은 불에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어.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전보다 몸이 더 파들파들 떨리고 시야가 점점 흐릿해져가
술을 마셔서 그런거야. 외국 맥주는 ㅈ나 독하네. 몸이 이상한게 아니라 술을 마셔서 때문이라며 몸이 점점 이상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부정해. 하지만 애석하게도 괴물을 향해 힘껏 휘두르는 주먹은 슬로우 모션처럼 한 템포씩 늦게 나갔어
해가 뜨기 시작하는데 반장의 시야에선 세상이 흑백으로만 보여. 이젠 색깔조차 구분이 가지 않게 변해버린 몸에 절망감이 들기 시작해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허탈한 표정으로 웃어
눈에선 눈물이 뚝 뚝 흐르는데 고장난 로봇같이 입에선 푸하하 하고 웃음이 새어나와. 창백한 피부 밑으로 핏줄들이 서기 시작했어. 숨 한번을 쉴때마다 목에선 비릿하고 짠 피 맛이 느껴졌어
단 한가지 이상한게 있다면 괴물로 변하는 텀이 너무 길다는 것. 반장이 본 바로는 보통 괴물에게 물리거나 물어뜯겨 목숨이 끊어지면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한시간 사이에 괴물이 되어버리는데 반장이 물린 시각은 6시간도 전이었어
근데 지금 그게 무슨 소용일까. 어차피 몸은 이미 내 몸이 아니게 됐고 이젠 무언갈 생각하는 것 조차 버거운데. 반장이 핏기 하나 없이 잿빛으로 변한 손과 그 안으로 비치는 죽은 색의 핏줄들을 내려다보며 절망했어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 두세마리 더 이 근처에서 얼쩡대는데 시간이 늦은지라 곧 해가 완전히 떠버릴걸 알아. 이 이상 시간 지체하면 저것들 이상으로 더 모여들겠지 생각해
그때 괴물 한마리가 식당 안에 뿌려진 피냄새를 맡고 홀린듯 그 안으로 터덜터덜 걸어들어가는데 몇발자국 더 들어가면 니가 자고있는 부엌이었어. 그걸 본 반장이 다급히 괴물을 향해 소리질러
- 어디가! 이쪽인데 등신새끼야!!!
괴물이 반장을 발견하고 반장이 있는곳으로 방향을 바꿔 걸어와. 그렇게 반장은 새벽 사이에 자고있는 널 뒤로한채 자기 뒤꽁무니만 졸졸 쫓아오는 역겨운 괴물들을 이끌고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해
.
.
비틀거리는 몸을 겨우 이끌고 한참을 걸어가자 뒤에서 탕 탕 총 쏘는 소리가 들려와
뜬금없는 총소리에 놀란 반장이 천천히 뒤를 돌아보니 자기를 쫓아오던 괴물들은 바닥에 쓰러져있고 긴 사냥총을 든 외국인 두명과 남자 한명이 서있어
남자가 뒤 돈 반장을 보고는 살짝 놀란듯 눈이 커져서 외국인에게 총을 쏘지말라고 지시해
- ...살아있는거야 저거?
남자가 반장에게 가까이 다가가. 누가봐도 괴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람같지는 않은 기괴한 모습이었어. 덜덜 몸을 떨며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반장에 남자가 신기하다는 듯 웃으며 말해
- 우와 넌 괴물이야 사람이야?
- ....
- 그래 많이 아프지? 몸을 아주 덜덜 떠네
- ...누구..
- 나 이상한 사람 아니야. 형이 잘 치료해줄게 가자
반장의 동의도 없이 외국인 두명이 반장을 들쳐 업고는 차 뒷자석에 던지듯 태웠어. 평소같으면 당연히 저항했겠지만 이젠 저항할 힘 조차 없어 순순히 업혀 차에 태워져 어디론가 이동해
- .....
승현이 전봇대 뒤에서 나와 반장을 태우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차를 말없이 바라봐. 반장의 꼴은 말이 아니었고 괴물들에게 물렸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뒷모습만 봐도 심각한 상태였던건 확실했어
1분 쯤 지났나, 차가 더이상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만큼 멀리 떠나고 나서야 걸음을 돌려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하는데 어느새 하늘이 파랗게 변해있어
해가 뜨기 시작한거였어
—
원래 상 하 이렇게 두 편으로 끝내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반응도 좋고 다들 재밌게 봐줘서 조금 더 이야기에 살이 붙어서 길어졌어
사실 모든 글 통틀어서 이번 시리즈가 마지막이고 마지막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쓰고있으니까 재미없어도 너무 욕하지 말아주라
아 그리고 얼굴 사진이 없어서 잘 모를 것 같은데 의외로 승현이가 선하고 순둥한 귀염상 얼굴이고 반장은 새침한 고양이 느낌으로 상상하면서 쓰고있어
그럼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