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은 약 20년전부터 직업이 없으셨어요. 아니 뭐 평생 제대로 된 직업이나 직장이 없었다는게 맞을 것 같아요. 시아버지는 한량이나 다름 없어서 3남매 중 장남인 남편은 학자금대출받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대며 학교를 마쳤고, 취업 후에 쥐꼬리만한 월급도 모두 집에 가져다 주었다고 해요. 삼남매 모두 다 그렇게 학자금 대출에 아르바이트로, 가난한 어린시절 고생고생하면서 컸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모두 반듯하고 착실하게 자라서 결혼들도 잘하고 아이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가난에 고생한 사람인지 의아할 정도로 금전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고, 돈을 헤프게써요. 적잖은 생활비와 명절/생신 때마다 용돈을 드리는대도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주변에 몇만원씩 꿔달라기 일수이거나 동네 지인분들과 공동으로 구매할 때 외상으로 물건을 대량으로 사시기도 부지기 수이고, 양파나 마늘 같은 것을 몇십 만원어치 사서는 반이상 썩어서 못먹게되거나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한 것 같습니다.
연애할때도 현금 5만원이 없어서, 둘이 같이 데이트 하는 저녁 시간에 "아들아 나 5원만" 하고 전화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차안에서 스피커폰으로 들음)
뚜렷한 수입원이 없어서 삼남매가 모아 드리는 생활비도 헤프게 쓰시는데, 더 답답한 건 효녀/효자 삼남매는 젊어 고생한 우리 엄마니까... 핀잔을 주고 나무라긴 해도 돈 드리는 거를 끊지는 못하더라구요. 약아빠진 시어머니는 그걸 더 잘알고 이용하시는 것 같아요. 싫은 소리 좀 듣고 결국 내가 원하는 걸 성취한다는 전락? 그렇다고 삼남매가 다 뭐 넘치게 써도 여유있을만큼 그런 상황도 아니에요. 다들 애키우고 맞벌이에 빠듯하게들 사는데... 코로나로 직장이 어려워지고 수입이 줄어도 시어머니한테는 말도 내색도 하지 않습니다. 걱정하신다며;; 진짜 세상 이런 효자효녀가 없어 상줘야되요
시어머니가 평생을 어떻게 사셨고 자식들을 어떻게 키우셨는지 제가 속속들이 다 알 수는 없지만, 시어머니든 한량같은 시아버지든 자식들 어렸을 때 그렇게 고생시켜 놓고, 시집장가보낼때 만원한장 보태 줄 돈도 모아놓은 것이 없었다면 인생을 얼마나 대충살았다는 거냐 하는 생각부터... 하다못해 좌판깔고 장사하시는 분들이나 폐지라도 주으러 다니시는 어르신들 보면 저는 그분들이 스스로 경제활동하시는게 존경스러울 정도예요. 우리 시부모님이 그런 분들 1이라도 따라갈수나 있나 싶고...... 진짜 큰 맘 먹고 성실하게 돈벌고 모았어도, 자식들 직장 잡고 각자 돈 벌기 시작하는 때부터라도 모아두셨으면 노년준비 정돈 해놓을 수 있었을텐데, 딸자식 결혼할 때 시댁에 기죽지 말라고 돈 천만원 정도는 해줄 수 있었을텐데... 단돈 백만원도 없어서 그 돈을 친척들에게 돌아가며 빌려달라고 전화했다는 얘기도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고요.
뻔뻔하게 일주일이 멀다하고 자식들한테 돌아가면서 전화해서 돈달라고하고 집에 가전 고장났다고 전화하고 이거 해달라 저거해달라 진짜 염치도 없는 분들인 것 같아요.
시어머니 때문에 이혼할수도 없는데 진짜 하루가 멀다하고 돈과 관계된 사건을 일으키는 시어머니 때매 암걸릴 것 같아 여기다가 끄적여봐요. 정말 정말 요즘 같아서는 마스크 안쓰고 나돌아다니시다가 코로나라도 걸리시면 좋겠다는 생각마져 들어요. 진짜 나쁜 생각인줄은 알지만...
그런데 있잖아요 저희 시어머니요, 전화 통화하거나 만나면 세상에 그렇게 착하신 시어머니가 또 없어요. 진짜 말로는 백만번도 더 청산유수 "우리 아가 덕분에 내가 이렇게 편하게 산다~ 너무너무 고맙다 며느리야" 얘기하세요. 남편이나 시동생들한테는 이틀 사흘이 멀다하고 문자로 돈달라고 하시면서 말이죠.
답답해서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