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나이 먹고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ㅜㅜ
며칠째 우울하고 답답해서 적어봅니다.
나름 성격 무난하고 유쾌해서 두루두루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는데 정작 절친에 대한 회의가 들며 강하게 현타가 오네요.
어릴때부터 찐친이라 정말 가족같이, 자매같이 생각했는데 몇번씩 으응?? 하며 갸웃거리게 되는 일이 잦아지네요.
1. 애기들 데리고 같이 식당에 가서 주문하고 정신없으니 내가 계산함. 친구네가 다둥이라 인원이 꽤 되는데다 친구가 추가로 이것저것 시키면서 금액이 꽤 됐음. 헤어지고 얼마 나왔냐 물어보면 이번엔 내가 산다고 하려했으나 아무 연락없음. 뜬금포로 금액 보내기 치사해보여 말았음.
2. 친구 생일날 친구가 갖고싶어할만한, 정작 본인위해 못살거 같은 선물로 고심해서 보내줌. 취향저격 당했다며 고급스럽다, 너무좋다 연발하며 맘에 들어함.
내 생일날 톡하나 없이 지나감. 뒤늦게 축하인사와 선물을 보냈는데 (금액비교 자체가 너무 치사하지만) 금액비교는 둘째치고라도 내 취향 1도 고려안한 선물이 와서 받고도 기분이 별루였음.
3. 비슷한 시기에 새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친구집에 처음 방문하던날 나는 혼자가며 백화점 들러 선물사감. 부모님 도움없이 평수 넓혀간거라 이땐 진심으로 기쁘고 기특해서 무리해서라도 좋은선물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고 더 좋은거 못해줘서 안타까웠음. 1년만에 친구가 우리집에 처음 왔는데 대가족 출동하며 세줄짜리 각티슈 들고옴.
이 각티슈를 보며 현타가 강하게 왔어요. 시끌벅적 그 식구들이 다 돌아가고 거실에 덩그러니 남은 각티슈가 꼭 저 같더라고요. 그 친구한테 나는 딱 이 각티슈정도구나...
돈이 관련된 일을 모아놓으니 내가 엄청 계산적이어 보이는데, 솔직히 내가 살땐 받을 생각없이 친구 생각하며 기쁜마음으로 준비했어요. 하지만 친구가 저에게 하는걸 보니 정말 마음이나 정성이 전혀 없다는게 느껴지더라고요. 금액을 떠나서 준비하는 정성문제라고 생각되거든요.
하나하나 보면 사소해서 내가 쪼잔해보이는데 이게 쌓이다보니 스트레스에요.
나이먹고 이런걸로 스트레스 받는 내 자신에 자괴감이 드는 동시에 서운함이 커서 멘탈이 흔들립니다.
정말 파파할머니가 돼서까지 함께 할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만날때마다 묘하게 기분이 상해서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가 들고 그냥 가족빼곤 남이다, 더이상 맘주지 말자.라는 생각도 들고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친구나 저나 비슷한 형편이고, 애들이 많아 어렵나.. 생각해봤는데 놀러다니며 쓰는거보면 저보다 훨씬 잘써요.
그런거보니까 더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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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조언과 댓글 감사해요.
아는사람한테 털어놓는거보다 객관적인 댓글들로 현실적으로 관계를 바라보게 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되네요.
어릴때부터 기쁜일은 물론, 슬프거나 창피한일 모두 함께 나눠온 친구라 은연중에 제가 친구를 많이 의지하고 특별히 여겼던거 같네요.
맘아픈 댓글들도 모두 도움이 돼요.
그냥 “애쓰지말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흘러가는대로 바라보고 내버려두자,라는 마음이 커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실,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에게 잘하자란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어요. 남들한테 잘하느라 내 자신을 잘 살펴보지 못했구나.. 내남편, 내새끼, 내부모, 내형제가 내옆에 있을 사람들이란 생각이요.
정 많은 성격이 나자신까지 지치게 하는 일이 될줄은 몰랐네요.
앞으로 애쓰지말고 흘러가는대로-를 모토로 살아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