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0일 비오는 오후 골목길 지나가는데 가냘픈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쥐방울만한 유딩쯤되는 아가 고양이가 빤히 날 보면서 계속 울어요.
추운날인데 비는 쫄딱 맞아서 그지꼴을 해서는...
쪼그리고 앉아 손을 뻗으니 옴마 냉큼 와서 무릎위로 올라와서 지 발바닥으로 쯉쯉이까지 해요.
고양이를 키워본적이 없어서 이게 뭐하는 짓인지도 몰라서 행동을 자세히 적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제가 이 요물한테 집사로 간택당했다는 걸 알게됐어요.
병원에 데려가니 약 4개월령 딸인데, 온갖 기생충에 치사율 높은 희귀 전염병까지 보유하고 계시다고...
선생님이 정주지 말라고 하셨어요.
입속이 괴사돼서 밥 못 먹어서 약해서 죽을거라고...
일단 약 받고 데려와서 죽을 때 죽더라도 실컷 먹고 하루라도 따뜻하게 살다 죽으라고 영양식이랑 약을 반강제로 때려넣었어요.
보름뒤에 오동통해진 그녀를 데리고 병원을 다시 찾으니 선생님이 제게 쌍따봉을 선사해주셨어요.
그렇게 쥐방울만하던 방울이가 우리집 첫째 애옹이가 되었어요.
그렇게 방울이가 똥꼬발랄한 초딩시절을 보내며 집안 살림살이를 일주일에 하나씩 깨먹으며 살던중
2017년 7월27일 밤 급성두드러기가 생겨 24시 약국으로 약사고 나오는데 차 세워놓은 곳으로 걸어가던 길에 건장한 턱시도 아드님이 숨도 안쉬고 울면서 따라오는거예요.
역시 꼬질꼬질한 바디가 나 배고프니 뭣 좀 다오~ 가 느껴져서 편의점에서 급한대로 닭가슴살 한 캔 따주니 역시 폭풍흡입합니다.
그래 오늘밤이라도 든든히 먹어라~ 하고 쓰담쓰담하다 문득 혹시 얘가 무슨 병이라도 있으면 집에 있는 방울이한테 위험하겠다 싶어 얼른 일어나 주차장쪽으로 뛰었어요.(사실 더 있다간 안고 집에 가겠다싶어 후딱 정신을 차리고ㅋㅋㅋ)
아근데 무슨~~~~ 고등학교때 100미터 21초 내 기록을 우습게 여기고 닭가슴살 먹다 말고 강아지처럼 내 발뒤꿈치에 바짝 붙어 여유롭게 따라오고 있는거 아니겠어요? 어허? 이것봐라?하고 더 뛰어봤자....하...내가 고양이를 어떻게 달리기로 이기겠어요.
설상가상으로 이와중에 장대비같은 소나기까지 내리기 시작하고 뒤도 안보고 그냥 뛰어 차문을 리모컨으로 열고 얼른! 정말 나는 얼른 탔는데 얘는 이미 뒷자석에서 앉아서 날 바라보고 있...
어쩔수 없이 일단 또 병원으로 그 건장한 아일 데려가니 약 6개월령이고, 역시 각종 기생충 보유하고 계시고 비교적 마르지도 않고 건강하지만 어디서 유리조각을 밟았는지 오른쪽 뒷 발바닥 젤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상처가 심하고 더운 날씨에 썩은내가 날 정도로 괴사가 심해서 치료를 해줄 수 밖에 없었어요.
치료를 다 끝내고, 성격도 순하고 애교도 많고 착해서 지인 남자친구 집에 입양을 보냈었는데 어마어마한 양의 응가를 모래에 안하고 욕실하수구에 명중하신다는 이유로 가슴아프게 2주만에 파양됐어요.
주웠던 자리에 다시 데려다 놓을까 생각도 했지만
우리 방울이랑 금세 친해져서 잘 놀고 예쁜짓을 많이 해 정이 금방 들어서 그렇게 우리집 둘째 애옹이로 입적하시게 되었어요.
순하면서 하도 고양이답지 않게 민첩하지도 않고 빙구짓을 많이해서 그냥 이름도 빙구가 되었답니다ㅋㅋㅋㅋ
2017년 10월 어느날
2000년생인 17살 우리 강아지 춘심이가 하늘나라가려고 집에서 3일동안 혼수상태로 사경을 헤맸어요...
1분뒤에 숨을 멈추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 이틀동안 잠도 안자고 울면서 춘심이 곁을 지켜주다 집에서 힘들게 보내줬어요.
또 바보같이 눈물이 나네요ㅠㅠ
춘심이를 보내주고 정신이 좀 돌아오니 고앵이들이 눈에 들어와 보니 우리 빙구가 스프레이를 시작해서 바로 병원에 가서 땅콩수확을 했어요.
아니 근데 11월말쯤 .....두둥!
우리 방울이 배가 둥실둥실해지더니 배에 손을 대보니 뭐가 나 여기 있다!!!!고 존재감을 뽐내며 겁나게 꿈틀대는게 아니겠어요? 헐~~~
우리 춘심이가 사경을 헤매면서 내가 신경 못써주는 틈을 타서 이것들이 .....이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제때 중성화를 안시킨 제 잘못이죠ㅠㅠ
암튼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우리 귀동이가 2017년12월 15일 새벽에 방울이 빙구의 첫째이자 막내 외동아들로 태어났어요~!!
우리 귀동이는 가까운 지인댁에 6개월차에 입양보냈었는데 태어나서 엄마,아빠,개이모(춘심이딸 호야) 이렇게 복작복작 살다 똑 떨어져서 혼자 남겨진걸 적응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빈 집에서 목이 쉴 정도로 하루 종일 울어서 결국 파양되서 다시 우리집에 돌아왔어요.
태어나기 전부터 약속했던 터라 억지로 울면서 겨우 보낸건데 그렇게 돌아오니 엄청 속상하고 미안하고 안쓰러웠어요. ㅠㅠ
그렇게 귀동이는 우리집 셋째고앵이로 정착했습니다!!!
이제 우리집에 더이상 고앵이는 없다~!!
며 잘 지내고 있던.....
2019년 8월28일 오후
제가 공부방을 하는데 우리 중학생 놈들이 요앞에 전봇대 아래에 큰 쥐만한 고양이를 비타500박스에 버렸다고 근데 너무 말라서 곧 죽을거 같다고 불쌍하다고 데리고 왔어요.
아.....눈만 겨우 살짝뜨고 이빨은 막 나기 시작했는데 사정이 어떤지 너무 못먹어서 생선가시같은 뼈만 앙상하고 거의 가죽만 있는 아가 고양이였어요.
분유랑 우유병을 곧장 사와서 고된 육아의 방의 문고리를 열어 제꼈죠.
일하면서 두세시간마다 쭈쭈먹이고 닦아주고 케어하느라 힘들었지만 포동포동 살이 오르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모습이 너무 기특해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키웠어요.
아... 정말 키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깽이는 천사예요 천사~
천사같은게 아니라 그냥 천사예요~♡
이 아이도 어느댁에서 둘째로 들이겠다고 우유병만 떼면 데려가겠다 하셨는데 남편분이 바람피우고 폭력도 쓰고 해서 아내분이 심하게 맞아서 입원하고 이혼소송하시게 되면서 입양무산...
다시 정해진 입양 가정에 가서는 이미 키우고 있는 첫째가 때려죽이기 일보직전까지가서 하루만에 또 파양.
결국 맘이 너무 아파 또 제가 우리집에서 거두기로 했어요.
그렇게 만세가 우리집 넷째 고앵이가 되었어요~
아이고~~~우리 가족 얘기를 쓰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너무 길어졌네요~
이렇게 정신차려보니 대가족이 되어 있네요~
돈도 많이 들어가고 일도 많고 바쁘지만
너무 예뻐서 하나도 힘든지도 모르겠어요~
강아지도 고양이도 너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인것 같아요.
행복하게 놀고 먹고 자는 모습을 보면 그냥 힐링이 돼요.
긴 글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