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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저에게 조언 좀 해주세요.

ㅇㅇ |2020.11.12 01:29
조회 55,978 |추천 186
생각보다 많은 분이 제 글을 읽어주셔서 놀랐네요.
남겨주신 댓글은 하나하나 다 읽어봤어요.
제 고민에 의견을 나눠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상처가 되는 글도 있었지만 
비슷한 상황을 겪어봐서 다 이해한다는 분들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큰 위안이 되네요. 


취업실패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은 이유는
지인이 본다면 저를 알아챌 가능성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고, 
상황 요약을 잘 못해서 구구절절 길어지기만 할까봐 적지 않은 것도 있어요.



정신과를 가보라는 분 말씀처럼 그렇지 않아도 요즘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
도움을 얻는다면 더 빨리 회복할 수 있겠죠.





가족들에겐 제가 걸림돌일 거라는 댓글을 봤는데요. 
초등학교 때, 돈문제로 싸우는 부모님보면서 
'차라리 내가 안태어났으면', '나때문에' 라는 죄책감을 가졌어요.
엄마한테도 물어봤어요. 원래 날 낳을 생각이 있었냐고. 없었대요.
특히 아빠가 반대했대요. 
원하는 대답이 됐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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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 죄송합니다. 20대 취준생인데 삶이 너무 부정적으로 느껴져서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희 집은 가족간의 싸움이 잦았어요.부모님이 치고박고 싸우는 것도 많이 봤고, 언니의 사춘기까지 온 이후로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어요. 저를 제외한 3명은 항상 화가 나있었어요. 


3명이 매일 피터지게 싸우니까 고작 초6 혹은 중1이었던 저는 중재역할을 해야 했어요. 엄마는 항상 본인의 불만이나 걱정 있으면 저한테 털어놓으며 위로를 받으려고 했고, 언니는 부모님께 혼나면 저한테 폭력,욕설 등 화풀이를 하고, 트집을 잘 잡는 아빠의 눈에 거슬릴 것 같은 것은 미리 치우는 역할이었어요. 


당시엔 몰랐는데 저는 감정 쓰레기통이자 누군가의 인생을 위한 인생을 살았던 거죠. 특히나 엄마가 아빠나 언니에 대한 불만을 매일 저한테 얘기 하니까 저는 매일 매일 대신 혼나는 것 같았어요. 고작 10살이던 저한테 '너는 사춘기 오면 안돼. 너까지 엄마 힘들게 하면 엄마 집나갈거야'라는 말을 세뇌하듯이 했어요. 덕분에 고3때까지 화낸 적이 단 한번도 없을 정도로 화가나거나 분통이 터지는 일이 있어도 항상 속으로 삼킬 수 밖에 없었어요. 나까지 화내면 엄마가 더힘들거라고 생각하면서요. 




이런 가정에 살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고, 자존감을 지킬 유일한 수단이 공부였어요. 학창시절 공부에만 매달리면서 학년 대표로 장학금도 받기도 하고, 항상 전교 20등안에 들면서 괜찮은 대학에 진학했어요. 

공부할 때, 항상 생각했어요. 성인이되면 빨리 취업해서 집을 나가 내 인생을 살고 싶다고... 유일한 꿈이었어요. 3년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취업을 앞에 두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가족때문에 망했어요... 


너무 힘들어요. 이 일 이후로 두 번다신 뭘 하고 싶지 않아요. 차라리 제가 잘못해서 취업에 실패를 했으면 금방 다시 일어섰을거에요. 또는 제가 가족에게 치이는 환경에서 자란게 아니었더라면 가족으로 인해 취업에 실패했어도 금방 회복했을 거에요. 근데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이 걸림돌이 되니까 이 끔찍한 환경에서 계속 살아가야하는 운명인가 싶더라고요.


중간중간 다시 시작하려고 노력을 해봤는데 금방 불안해지고 무기력해져요. 그리고 자꾸 3년전 생각이 나면서 화가 나는데 조절이 안돼요. 한 번 화가 나면 잠들기 전까지 우울해요.그날 이후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집밖에 나가지 않은 채 살고 있는데 잠들기 전에 무섭기도 하고, 안 슬픈 영상인데 울기도 하고, 그냥 하루종일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가 정말 많아요.



가족들은 언제적 일인데 아직도 이러냐고해요. 제가 제 상태를 설명하려고 해도이제부터는 극복못하는 제 탓이래요. 그리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저보면서 엄청 화를 내요.엄마는 차라리 언니처럼 사춘기때 속썩이더라도, 지금 취업하는 게 낫대요. 내가 누구때문에 그렇게 살았고, 지금 이렇게 됐는데.... 진짜 죽고싶어요. 제 인생이 처음부터 그냥 다 잘못된 것 같아요.


추천수186
반대수17
베플ㅇㅇ|2020.11.16 09:03
현실을 알려줄게. 나도 너랑 똑같은 가정에서 자랐다. 네가 거기에 웅크리고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는 건 없다. 내 가정이 어쩌고 나도 다 해봤던 원망이고 우울이고 불안이고 공포였다. 네가 계속 그렇게 있으면 네 미래는 뭐가 있을거 같니? 가족 생각하지 말고 네 앞날만 신경써라. 가족은 충분히 너를 힘들게 했다. 앞으로는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 첫째는 우울증 상담을 받아라. 무료 기관이든 모든 닥치는대로 연락하고 알아봐라. 여기서도 잘 맞지 않거나 너를 이해 못해주는 사람들 속에 다시 상처받을 수도 좌절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해라. 둘째 책이나 영화를 봐라. 책이든 영화든 네가 좋아하는 것에 빠져들어라. 나는 책을 권한다. 내 도피처는 책이었다. 소설 속 허구나 판타지 인간의 삶 모든 것을 그냥 그 속에서 공부해라. 셋째 너를 사랑해라. 아무도 가족조차도 너를 이해하지 못하고 너를 힘들게만 한다. 누가 너를 사랑해줄 것인가? 바로 나 자신이다. 너를 지키고 너를 사랑해줄 사람은 너뿐이다. 넷째 너 자신을 위해 살아라. 네가 하고 싶은거 네가 좋아하는 거 네 목표 네 삶만 생각하며 살아라. 다섯째 바닥까지 가도 다시 거기서 시작하면 된다. 여섯째 나아지면 취업해라. 공장이든 뭐든 닥치는대로. 일곱째 공부를 놓지 말고 목표를 가지고 살아라. 여덟째 돈 벌어서 집 나와라. 아홉째 온전히 혼자가 되라. 열째 응원한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고 모르고 네가 살아온 삶의 한조각도 발톱의 때만큼도 모르지만 나는 너를 응원한다. 그러니 모든 좋다. 첫날은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바꿔 나가라. 네 인생의 주인은 부모도 형제도 아닌 너 자신이다.
베플남자ㅇㅇ|2020.11.12 03:02
운명은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작성자님의 선택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플랜A가 실행되지않았다고 해서 모든게 끝난 것은 아닙니다. 플랜B를 계획해주십시오. 상정하지 못한 변수로 인해 어그러질수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계획을 세우실 때는 여러가지를 고려하면 됩니다. 아직, 포기하지않으셨잖습니까. 기회는 있습니다. 그러니 작성자님께서 가지고 계신 역량을,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쓰셨으면 합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몸을 추스르시면서 다시 한번 도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마시고, 보듬어주십시오. 일이 원만하게 풀리기를 바라겠습니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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