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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꿔준 언니 이야기2

ㅇㅇ |2020.11.14 23:06
조회 2,540 |추천 8

오빠 죽고나서 우리집안은 슬픔 그 자체였음. 한달동안은 눈물바다였음. 밥 먹을때도 울고 아빠가 학교에 태워다주면서도 울고 얼굴 보기만 해도 울었음. 그래도 난 언니 말대로 엄마아빠 있으니까 과외도 계속 하면서 더 씩씩하려고 노력했고 엄빠도 날 위해서 힘내려는 걸 느꼈음. 근데 수능이 다가올 때즈음인 10월에 난 학교 끝나고 친구가 편의점에서 사준 음식 먹고 좀 늦게 들어갔음.

근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는데 우리집에서 큰 소리 들림. 심장이 쿵쿵대면서 집으로 얼른 들어감. 거실 개판됨. 엄빠는 나 온 것도 모르고 물건 던지고 소리지르고 난리남. 난 그때 엄빠 그러는거 처음 봤음. 너무 충격받아서 몇초 보다가 나도 모르게 개 크게 욕함. 나 온거 보고 엄마 주저앉아서 울고 아빠도 손에 들고있던 책 던짐. 내가 그제서야 울고불고 왜 그러냐고 난리치니까 엄마랑 아빠랑 꺽꺽대며 울음. 진짜 너무 놀라서 내방 들어가서 2시간은 넘게 계속 울어서 몸에 힘도 없고 씻지도 않고 나도 모르게 잠들음. 새벽에 깨서 씻고 옷 갈아입으려고 욕실 가려는데 거실은 개판 그대로고 안방을 슬쩍 보니 아빤 나간거 같고 엄마는 술마시고 뻗어있었음.

난 나중에 이 이유를 알게됐는데 그날 그렇게 엄마아빠가 싸운이유는 이랬음. 아니 싸운게 아니고 슬픔과 화 때문에 그런거였음. 우리가족은 오빠가 자살한 이유가 우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인줄 알았음. 근데 그게 아니었음. 그날 오빠 친구가 집에 찾아왔었다고함. 오빠가 죽은 날이 모의고사 날이었는데 우리오빤 앞서 말했듯이 성실하고 시키는 거 다했음. 그래서 공부도 잘했음. 근데 그때가 좀 슬럼프여서 엄마가 고민을 하긴 했었음. 모의고사 전날 교감이 3학년 전교 몇등까지 교감실로 불렀다고함. 그 중에 같이 갔던 오빠 친구가 온거였음. 교감이 몇점을 못맞으면 그건 부모을 배신하는거다, 여기서 무너지면 나약한거다, 그런 애들은 살 가치가 없다 이따위로 말했다고함. 그리고 엄마아빠는 그 사실을 알고 그랬던거임.

그리고 그 다음날에 출근도 안 하고 오빠 학교 쫓아감. 가서 뒤집어 엎었는데 당연히 어찌할 방법이 없었음. 학교에선 애들 공부자극겸 격려차원이었다고 밀고나왔고 우리 엄마아빠는 자식을 잃고 판단력 잃은 사람들이 되어있었음. 이렇게 셋이서 난장판인 집에 앉아서 적막만 흐르고 있었는데 그날이 과외날이었음. 언니는 이 상황을 모르니 그 시간에 집에 와서 벨을 누름. 엄빠는 벨이 울리든말든 넋이 나가있었고 내가 인터폰으로 오늘 수업 못 할거 같다고 그럼. 근데 내가 그말을 하면서 울고있느라 목이 메여서 언니가 내가 울고있는거 알아챔. 언니가 문자로 맛있는거 사줄테니까 조용히 나오라고 함. 근데 얼굴 보니까 서글퍼서 눈물이 또 나옴. 언니가 대충 이유를 예상했는지 말없이 안아서 토닥여줌. 그렇게 계단에서 우는 나 토닥거려주고 밖으로 데리고 나감.

나가서 치킨집이랑 카페 갔는데 왜 울었는지도 안 물어보고 평소처럼 학교생활, 공부얘기함. 그리고 이제 밤이 됐는데 내가 집에 들어가기가 너무 싫었음. 언니한테 헤어지기 싫다고 또 펑펑움. 언니가 그래도 집에 가야한다고 계속 설득함. 결국 9시 넘어서 집에 들어갔고 엄마는 하도 울어서 엉망된 내 얼굴 보고 또 울음. 그리고 이틀후에 난 체험학습 써서 학교도 안가고 경기도 사는 이모네에 2주간 맡겨졌음. 난 이때 언니를 내 마음의 안식처로 생각하게 됐음. 다음에 또 이어쓰겠음.

추천수8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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