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한국에서 초중고 나오고 대학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가서 3학년 3학기 끝내고 일하다가 코로나터져서 직장 무급휴직되고 일시귀국한게 6개월째. 학교 졸업하는게 몸이 많이 아팠다 보니 많이 늦어졌음. 남친이랑은 4년 넘게 사귀고 있고, 미국에서 나랑 CC로 만나서 변호사 하고있음. 내가 나이가 많음.
남친이랑은 우연한 기회에 학교에서 만나 썸타다가 사귀게 된 케이슨데, 친구는 아니었음. 사귀는것 사귀지 않는것 이 상태로 한 3개월을 보냈나? 그랬던건 얘가 지 친구단속을 하나 못해서였음.
결국 그 친구(여자)가 우리가 사귀는걸 알곤 얘를 꾀어내서 바람폈고, 그거말고도 내가 수술을 받았는데 와보지도 않고 나한테 너무 못하는게 느껴저서, 3개월차에 헤어졌다가 4개월만에 다시사귀기 시작해서 1년 롱디 포함 2년 사귀다가 얘가 계속 그 여자애랑 바람을 피워왔다는걸 걸려서 헤어짐. 나중에 보니까 그 여자애가 스토킹을 했고 나도 당했는데 그걸 못끊어낸게 한심해서 헤어짐. 그 때 뒤늦게 알고보니 20살 때 지랑 사귀던 다른 여자애랑 영원히 가고싶다는 생각에 부모님 몰래 혼인신고까지 했다가 혼인무효소송으로 이혼한 전력이 있음.
헤어진지 5개월차에 얘가 미안하다고 연락이 왔었음. 안그래도 컴플렉스 있는애가 너는 최하층민쓰레기라고 욕한게 미안해서 얘기만 하다가, 내가 그 여자애한테 복수하고 싶어하는 걸 알던 남친이 그 여자애가 날 스토킹하는걸 아니까 우리가 사이 좋고 다시 사귀는 척 사진을 찍어 올리자 하는 제안을 해왔고 나도 동의함. 나한텐 어디까지나 걔는 전남친이었는데, 걔는 날 잊지 못했고 자기가 감정이 혼란스럽다고 고백을 해옴. 나도 혼자인게 싫었고, 그 동안 정말 나한테 잘 해줘서 그래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사귀다가 4년을 어쩌다보니 같이 보내게됨.
지금까지 자기가 한 잘못을 인정하고, 그 만큼 잘 해줬음. 주말은 어김없이 내가 사는 곳 (차로 편도 6시간) 와서 주말 보내고 가고, 명절때도 우리집 와서 나랑 같이 지냈었음. 코로나 터지고 나서는 나는 직장을 못나갔고, 얘는 학교에서 기숙사 사는애들 6시간안에 짐싸서 나가라고, 걸쇠걸어 문 잠구고 기숙사 셧다운 시켜버린대서 어쩔 수 없이 우리집으로 피신옴 (인턴쉽하던 직장이 우리집에서는 왔다갔다가 가능했고 얘 본집이 차로 20시간 걸리는 거리였음)
4월 중순쯤에 일하던 병원에서 모든 연구를 중단시켰고, 그때 상황이 막 안좋아져서 통금생기고 락다운생기고 상황이 너무 안좋으니까 한국에 와야겠다 결심을 하게됨. 눈으로도 보이는게, 내 노트북으로 본인 근무부서 재원환자를 보면 내가 일하는동안 평균 250명이 다녀가던 환자수가 최소 19명으로 줄어버림. 별로 한국 오고싶지 않았고 롱디 시작하고싶지 않았는데 3층짜리 집 3층에 살던애가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바람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니 남친의 권유와 부모님의 강력한 어필에 어쩔 수 없이 나는 한국에 돌아와 롱디를 시작하게됨. 그게 4월 중순임.
이 전에 우리한테 문제가 있었다면, 남친이 가끔 홰까닥 돌아버림. 어떤일에 트리거되서 눈알이 돌아가버리고 막 나한테 자살해라, 뚱뚱하다(내가 만성질환이 있어서 살이 좀 쪘음), 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애다 이렇게 쌍욕을 함. 나는 너무 무섭고 얘가 갑자기 눈알이 돌아버리니까 나도 지켜야 되겠다는 생각과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녹음시작하고 제발 내집에서 나가라고 애를 보내고서는 경찰을 불러서 신고도 해둠. 걔가 우버를 타고 호텔에 가서 자는 바람에 우리집에 차를 가지러 와야했고 얘기 좀 하자고 하길래 니가 어제 무슨 말 했는지 니가 알면 나 눈 똑바로 보고 못본다고 했더니 기억이 안난대. 그래서 녹음했던걸 틀어줬어. 듣고서는 울더라. 자기가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말을 했는지 자기자신도 모르겠고 그 상황이 1도 기억나지 않고 그건 자기 진심이 아니었다고.
나중에 알았지, 걔가 조울증에 알콜중독이었다는걸.
개가 술을 마시더라도 피부색 하나가 안 변하고, 말투도 안 변하고, 뭐 눈도 안풀리니 마약중독 연구하던 내 눈에도 그게 보이질 않았던거임. 매일같이 병원에서 마약중독자, 주취자를 보던 내가 그걸 몰랐을 정도면 뭐 말 다했지. 나중에 얘기 하더라고, 자기 나한테 죽으라고 너 같은거 살아있을 필요 없다고 했던 그날 자기 파이어볼 미니보틀로 52병을 마셨대. 그 걸 듣고는 정말 얘는 어떻게 살아있는거지 싶더라고.
이런 일이 몇 번 더 있었어. 한 번은 본인 본가에서 엄마 아빠한테 비슷한 얘기를 했나보더라고. 그래서 얘 아빠가 얘를 응급실에 넣어버린 것 같더라고. 이틀동안 연락이 안되서 막 화를 냈더니 또 발작을 했고 그래서 정신병동에 있었대. 방금 퇴원했다고.
한 번(7월쯤)은 걔가 본가에 있고 내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 얘가 내 짐 옮기는걸 자기가 할테니 한달 반 더 머물게 해달래서 그렇게 했었는데, 뭘 잘못해서 얘가 짐을 좀 스토리지로 옮겨야 했거든. 그 때 내가 비행기표를 끊어줘서 갔다가 오는길에 술을 마셨나봐. 가기전에 걔 엄마는 가지말라고 말렸는데 지가 벌인 일이니까 가야겠고 그러다가 돌아오는 길에 속상해서 홧김에 술을 마셨나봐. 말도 웅얼웅얼, 막 말이 앞뒤가 안맞는데 얘 위치를 보니까(내가 밤 12시 넘어서 택시타고 퇴근하니까 서로 위치를 쉐어하고 있었음) 배스프로샵(총파는 스포츠용품점)이더라고. 얘가 총을 엄청 좋아해. 집에 총 전용 금고가 있어. 나는 이제 무서워 지는거지, 얘가 홧김에 총쏴서 사고치면 어쩌나.
울며불며 그 배스프로샵 총기코너에 전화해서 내 남친 인상착의를 물어보고 왔었냐니까 왔다더라고. 총 샀냐니까 안샀대. 뭐 좀 더 알아보고 온댔대. 내가 나는 걔 여친이고 걔가 지금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하고 조울증이 있어서 걱정되는데 걔한테 총 안팔면 안되겠냐니까 알겠다고, 그 일대에서 총 못사게 자기네 시스템에 올려놓겠대. 어떻게 어떻게 호텔에 들어간 걸 확인했고 호텔 프론트에 열댓번 전화해서 걔 살아있나 확인하곤 안도했던 적도 있었어. 그 날 난 잠도 못자고 불안해서 방안에서 울기만 했어. 태평양 바다건너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잖아.
지금 롱디가 6개월 차, 얘가 일때문에 다른 지방으로 가니까 아는 사람도 없고 많이 외로운가봐. 자꾸 나더러 미국 와서 결혼하쟤. 난 얘랑 생활비 문제라던가, 애는 언제 낳을건지, 몇명이나 낳을건지, 어떻게 결혼생활을 영위할건지 한 번도 깊게 얘기해 본 적이 없는데다가 나는 얘가 앓고있는 그 것때문에 있는 확신도 없어질 판인데, 나더러 자꾸 자기랑 같이 와서 살쟤. 내가 '나 학교는? 나 회사는? 나 그 일 하고싶어서 미국 온거 알잖아. 나 의사하려고 유학온거 알잖아' 그랬더니, "너 어짜피 못할거 같은데 뭐 어때?" 이러더라고.
조울증이 생기기 전까진 그런애가 아니었어. 항상 넌 할 수 있다고, 내가 아는 사람중에 정말 제일 열심히 너처럼 하는 유학생 없다고, 그렇게 항상 위로해 주던 애 였어. 근데, 이게 생기고 나서는 얘가 말하는게 조절이 안돼. 항상 나한테 할 수 있다고, 내가 도와주겠다고 하던 애가 나더러 나는 아무짝에 쓸모없다고 욕을 하는데 얘 진심이 아닌걸 알면서도 내가 이걸 당하면서, 무시 당하면서 까지 얘랑 계속 만나야 하나 싶더라고.
나 얘 사랑해.
얘랑 헤어졌을때 정말 죽고싶었고, 얘 사랑하면서 배운것도 많고, 내 자신을 뒤돌아보게 한적도 많고, 정말 존경할만한 애였어. 얘 덕분에 내가 좀 더 깊은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었고, 날 아프게는 했어도 그걸 반성하고 뉘우칠 줄 아는 애였는데..
이젠 그냥 힘들어.
머리로는 얘랑 헤어지는게 맞는것 같아. 얘가 얼마나 잘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나는 얘랑 살면서 안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확신이 없어. 근데 마음은 그게 잘 안돼. 내 첫 남자친구였고, 내 목숨을 포기해서라도 얘를 살려야 한다면 살릴 준비도 되어있었고, 정말 나보다 얘를 사랑했는데 요즘은 그냥 너무 힘들어. 본인 진심은 아니지만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계속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도, 가부장적에, 남성우월주의에, 발병전엔 보이지 않던 성향도 계속 보이는것도 힘들어.
헤어지는게 맞는거겠지? 내가 아무리 얘를 사랑하고, 얘를 위하는 마음이 커도, 내 자신이 작아지면서까지 내 능력과 신념을 무시하는 남자하고는 안 사는게 맞는거지?
조울증인 남자친구 사귀는 사람들 어때? 본인 인생 안녕해..ㅠㅠ? 아직 버텨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