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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꿔준 너의 빈자리

ㅇㅇ |2020.11.27 03:49
조회 81 |추천 0
잠도 안오고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해 자존감이 떨어진 요즘, 나는 뭐가 그리 급하다고 먼저 떠난 니 생각을 하곤 한다.

너는 고등학교 시절 나와 처음 만났고, 널 처음보았던 나의 너에대한 첫인상은 그저 '일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입학을 하고 1년이 지나고, 2학년이 되면서 너와 나는 같은 반이 되었고, 동시에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넌 나를 처음보며 했던 말이 "니 내옆에 붙어다녀라" 였고, 그저 너를 흔한 일진으로 보았던 나는 소위 말하는 '빵셔틀'로 날 부려먹을려는건가 하고 생각하며 반발감이 더 컸었다.

그런데 너는 그런 나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듯 학교에서 날 가장 챙겨주는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인상이라는것이 그리 쉽게 변하는가. 난 여전히 너를 '일진'으로만 보았고, 네가 그럴수록 난 '쟤는 대체 왜 나한테 잘대해주는거지?' 하고 의심만 늘어갔을 뿐이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수학여행 둘쨋날, 너는 나에게 정말 크나큰 충격을 주었고 그 충격으로 인해 너에 대한 나의 인상은 한순간에 뒤집어지게 되었다.

나는 중학교때 친구들과 놀던 중 다리를 다쳐 오랫동안 걷는것을 할 수 없었고, 그로인해 수학여행 둘쨋날 코스였던 한라산 등반중 다리에 무리가 와서 그날 일정을 통째로 포기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 때, 선두에서 걷고있던 너는 뒤로 돌아와 내 상태를 보며 선생님과 몇마디를 나누었고, 선생님과의 대화가 끝난 그 즉시 너는 날 들쳐업고 한라산을 등반하기 시작하였다. 옆에있던 다른친구 한명과 같이 번갈아가면서.

난 솔직히 네가 날 업고 등반하였지만 중간에 내려서 어느정도 완만한구간이 나오면 직접 걸으라고 할줄알았다. 그런데 넌 나의 예상을 깨고 내가 주저앉았던 그곳에서부터 정상까지 쭉 옆에있던 다른친구와 함께 번갈아가며 날 업고 올라왔고 마지막 정상을 찍으며 네가 나에게 했던 말은 너에대한 나의 인식을 바꿀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기억하고있는 내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말이 되었다.

"남자가 되어서 한번정도는 한라산 정상은 보고죽어야지 않겠나?"

너는 그 사건이 있었던 이후에도 변하지않고 나의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하였으며 너의 노력에 화답이라도 하듯 폐쇄적이었던 나의 성격은 조금씩 개방적으로 바뀌어갔다.

특히 겉돌던 나를 지속적으로 너의 옆에 붙여놓으면서 사람들의 중심에 설 수 있게 만들어주었던게 가장 고마웠다. 처음에는 분명 반발심이 더 컸는데 조금씩 나도 사람들에게 동화되면서 나중에는 너없이도 내가 중심에 설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조금씩 내 성격도 바뀌고 시간이 지나면서 졸업을 한 우리는 계속하여 연락을 주고받았으나, 2016년 3월 니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나에게 전화를 걸었을때 받지 못한것을 나는 아직도 후회하고있다.

너는 평소에 '내는 오래 못산다 ㅋㅋ'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는데 무엇이 그리 급해서 먼저 그렇게 떠났니. 아직도 나는 네 생각만 하면 고마웠던 기억과 갑작스레 떠난것이 겹치면서 눈물밖에 나오지 않는다.

가장 힘들때, 넌 내 곁에 있어주었는데 난 네가 죽음과 사투하던 그 순간에 네 옆에 없었다. 아직도 그래서 죄책감이 남아있다.

그래도, 난 나중에 널 보러갈때 자랑스럽게 "나도 너처럼 살다가왔다" 라고 말할수 있도록 수많은 과거의 나를 도와주고 있다.
요즘은 그래도 내덕분에 자기 인생을 바꿀수있었다는 친구들이 한두명씩 나오고 있어서 너를 보게되면 꼭 한번 자랑하고싶다.

회사를 퇴사하여 조금 자존감이 떨어진 지금, 한번 너를 생각하면서 끄적여보았다.

꼭 다시보자, 내 인생 가장 멋진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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