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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아내의 이혼 고민...

|2020.12.03 02:19
조회 75,226 |추천 95
3년 가까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인해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종일 무기력한 무직 아내입니다....
우울증을 앓기 전엔 아이들 만삭때까지 일 하면서 살림, 육아는 물론 남편 내조까지 모두 혼자 힘으로 했지만....
우울증이 심각해진 후로 청소는 물론 잠을 자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물 마시는 것, 화장실 가는 것 외에는 전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합니다....
우울증 약도 복용했고, 입원도 수없이 해봤지만 달라지는건 그 당시뿐... 집에 오면 항상 침대에 붙어 떨어지지 못해요...
사실 병원 설명으로는 우울증, 수면장애, 섭식장애, 양극성정동장애, 경계성인격장애 등...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돈도 벌고, 아이들도 양육하고, 살림도 혼자 다 합니다... 그런데도 불평 한 마디를 안 합니다... 그저 다시 예전처럼 웃는 얼굴이 보고싶다고만 합니다...
하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아무 도움도 안 되고, 예쁘지도 않고, 사랑스럽지도 않은 근심, 걱정, 짐덩어리인 사람과 함께 사는 남편이 불쌍해서 떠나고 싶습니다....
겉으로만 괜찮은 척, 속으로는 저를 한심하게 바라볼것 같은 느낌에 남편 얼굴을 쳐다보는 것도 힘이 듭니다...
제가 떠나는게 남편을 위한 선택이겠죠...?
아이들은 제가 키우겠다고 얘길 해야할지...
남편의 선택에 맡겨야할지...
그것 또한 매일 고민입니다...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댓글 읽으면서 눈물이 나는걸 보니 사실은 제가 응원과 위로의 말을 듣고싶었나봐요...생각보다 저와 같은, 저보다 힘든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따뜻한 말씀해주신 덕분에 아침 일찍 맘먹고 일어나서 병원갔다가 혼자 마트 가서 장도 봐왔어요..
아이들 먹일 밥이랑 따뜻한 국 끓이고 남편이 먹고싶다는 찌개까지 하니까 오랜만에 식욕이 생기더니 그날 저녁 밥 한그릇을 다 먹고 밤에 잠을 8시간이나 잤어요..ㅎㅎ
다시 예전처럼 혼자 병원에 걸어가고, 혼자 장봐다가 밥을 하고 가족들과 같이 맛있게 먹고 밤새 뒤척임 없이 푹 잔것만으로도 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두근거렸어요

저는 3년 전, 평소처럼 바쁘게 지내던 어느날 갑자기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에 창 밖을 멍하니 바라보다 충동적으로 투신을 했는데 어떤 주민분의 신고로 응급실에 가게 되었고 그때부터 정신과 상담과 약물, 입원치료를 시작했어요...
병원에서는 '자살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했고 그 말이 계속 머리속에 머물다가 마치 나=곧 죽을 사람이라고 혼자 이상한 결론을 내렸던거같아요...

그래서 일도 하고 살림도 하고 육아도 하느라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을 남편을 더 이상 지치게 만들고싶지 않아 이혼한 후, 노후준비 되어있고 연금 받으며 여유롭게 여가생활하시는 친정부모님 집에 들어가는게 남편과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했던거 같아요...

오늘은 남편의 부탁으로 잠시 외출할 일이 생겨 오랜만에 운전대를 잡았는데 차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가 하루종일 맴도네요..
-맨 처음 그 때와 같을 순 없겠지만 겨울이 녹아 봄이 되듯이 내게 그냥 오면 돼요- 이 또한 지나갈 일이라 굳게 믿고 앞으로 더 나아져서 다시 예전처럼 밝은 모습으로 오랜 시간 기다려준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살고싶어졌어요.. 감사합니다
추천수95
반대수163
베플ㅇㅇ|2020.12.03 06:24
친동생 자살과 십대 딸의 갑작스런 암 투병 이후 우울증을 아주 오래 심하게 앓은 친척이 있어요. 십 여년을. 그 남편분은 굉장히 성격이 세고 급한 분인데도 그 긴 세월 동안 아내를 보듬고 기다려주셨어요. 이제는 자식들도 사십 대가 되었고, 평온하게 손주들을 챙기며 은퇴 후의 인생을 즐기고 계십니다. 난소암에 걸려서 항암치료까지 받았던 딸은 세아이 엄마인 수의사가 되었답니다. 포기하지마세요. 님과 남편과 아이들도 행복해질 수 있어요. 하루에 한번 집앞 수퍼에 다녀오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하루에 한번 아이의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사랑해 말해주셔요. 딱 그것만하셔도 됩니다. 우선 하루만 해보세요. 우리 오늘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봅시다.
베플희망|2020.12.04 17:20
님은 절데 아이 키우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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