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괜찮으면 내 이야기 좀 들어줄래

ㅇㅇ |2020.12.22 10:00
조회 11,909 |추천 22
+추가해서 글 더 써

댓글 다 확인했어
일단 좋은 말 해줘서 고마워
나도 사회부적응자라는 거 알아 그냥 내가 부족한 걸 알고 있었는데도 괜히 남탓으로 돌리고 싶었나봐
보기 불편했다면 미안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길 바래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은 이혼하셨어.
아주 어렸을 때라 그런지 아버지 얼굴은 아예 기억도 안 나.
이혼하신 이후로부터 찾아온 적도 없어서. 일찍 이혼하시고, 어머니랑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어.
어머니는 일하느라 바쁘셨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시간을 거의 함께 보냈어.
할머니, 할아버지는 어린 내가 상처라도 받을까, 다른 사람들한테 무시라도 받을까. 항상 걱정하셨어.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었지만, 나한테 거의 모든 걸 쏟아부을 정도로 잘 해주셨어.
나름 사랑은 받고 자랐던 것 같아. 그럼에도 조금씩 마음이 불안한 건 있었나 봐.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네.
어렸을 땐, 친구가 세상에 전부인 줄 알았어. 소외되지 않으려, 혼자 남겨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지. 어떻게 보면 발악같기도 해.
친구에게 최선을 다했어. 정말 최선을 다했어. 근데 너무 힘들더라. 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데, 어느새 호구가 되어있더라.
내가 준 선의와 배려는 어느새, 당연한 것이 되어있었고. 난 그냥 호구가 됐고. 날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어.
아니겠지, 아니겠지. 해도 사람들은 다 똑같더라.
나도 모르게 상대방을 의심하게 되고, 선을 긋게 됐어.
이렇게 지내다 보니, 완전한 개인주의 사람이 돼버렸어.
사람을 못 믿고, 선을 긋고, 기피하고, 두려워서 시작하기도 전에 피해버리는 사람이 됐어.
아무리 정주고 다 해봤자, 나중엔 끝이 나는 관계라고.
나 이제는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겁나고 두려워. 항상 시작하기 전에 끝을 생각하는 사람이 돼서 이미 끝을 다 본 것 같으니까 애초에 시작을 안 해.
인간관계에서도 정을 주다가 혼자 뒤늦게 자각해 버리고, 선을 그어. 벽을 세우고.
저번엔 내가 나름 친하다고 느꼈던 친구가 그러더라. 넌 알 수가 없다고. 알다가도 숨기고 있는 게 많아서 너무 어렵다고.
그 말 듣고 좀.. 기분이 이상해지더라.
가끔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우울해 질 때가 있어. 갑자기 모든 게 허무해져서 다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 너무 허무하고 공허해.
잘 지내다가도 이유없이 공허해져. 갑자기 우울감이 찾아올 땐, 진짜.. 다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우울하더라.
점점 더 심해지고, 내가 이런 걸 터놓는 성격도 아니라.. 고민이 많아.
가족에게도 터놓기 힘들어. 그렇다고 친한 친구도 없어서.
항상 괜찮은 척해서, 내가 사회에 있을 땐 다른 사람 같아. 그러다 혼자 있게 되면, 또 원래의 내가 되고.
이질감이 느껴지고, 내가 아닌 것 같아서 무서워.
도와줘 나 어떻게 해야 할까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추천수22
반대수3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