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드니까 놓아달라는 애인
ㅇㅇㄴㅁ
|2020.12.28 00:22
조회 20,270 |추천 0
혼자 한 푸념이었는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실줄 몰랐습니다사람 마음이라는게 정말 쉽지 않네요제가 많이 좋아했나봐요
해주신 조언들 잘 새겨듣고 맘 단단히 먹겠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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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만나고있는 애인이 있습니다.
끝이 보이는것 같아서 어디다 말할데도 없어서 여기다 두서없이 적어봅니다저는 직업 특성상 지방 출장이 잦고 지방 체류도 많고 특정 기간이되면 또 굉장히 바쁜특수직종에 근무중입니다.
애인은 취준생이며 코로나 시기에 취업난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겪고있었구요그래서 저는 바쁘지 않은 비시즌엔 항상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내며 곁에서든든하게 지켜주려 하고 물질적 지원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단 우리 사이에 걸리는건 술이었습니다. 전 술담배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애인은 술자리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저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물론 술을 아예 안하는것은 아니나 술이 굉장히 약해서 술자리 자체를 잘 가지 않습니다.연애 초반부터 애인은 남사친과 단둘이 술자리를 종종 가졌는데저는 사실 첨엔 아무 생각이 안들고 애인을 믿었기에 허락을 해줬습니다같이 잠자리만 안가지면 되지 라는 생각에 술자리를 허락했던것 같습니다
제가 지방출장간에 주로 남사친과의 술자리가 생겼었고애인은 저, 남사친들 말고는 친구가 없다고 하며 그렇게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남사친이 많은것도 아니었습니다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저 역시도아는 사람은 많으나 깊게 친한 친구가 별로 없어 일이 바쁠땐 친구를 잘 만나지 않는 타입이라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러나 첫 단추를 잘못맞췄던거 같습니다애인은 술자리에서 잔뜩 취해서 제가 계속 어디냐고 물어보고말해줘도 다시 1분 뒤에 어디냐고 물어보는 제가 제일 싫어하는 술주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그리고 제가 화가 나서 전화를 끊고 나면 다음날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고다신 안그러겠다고 하고... 그렇게 몇번의 실수가 있었습니다작년 내내 그런 숱한 술자리에 제가 괴로워했었습니다.제가 울면서 제발 술취하지 말아달라 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2020년부터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술자리를 가지지 않았고저는 술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것 같았습니다.
술만 깨면 멀쩡해지고 다정하고 상냥한 애인입니다제가 물론 속고 호구일수도 있지만 여튼 그랬습니다
문제는 가끔 술자리를 가면 그 동안 술을 못마신것에 대한 보상심리인지전보다 더 격하게 심하게 술에 만취가 되어서 제가 가끔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것만같았습니다
그래도 힘들때 사람 버리는거 아니라고 생각해서 계속 참고 참아왔습니다안정적인 내가, 불안정한 애인을 보듬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참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가을쯤 저는 장기 지방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그 전엔 그래도 4~5일에 한번씩은 동네로 돌아와서 애인을 만났었습니다만이번엔 정말 한달을 꽉 채워서 애인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저도 못만나고 제가 싫어하니 술자리도 못가지고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도 못만나던애인은 애인대로 힘들었을 것이고 저는 저대로 일이 너무 고되었어서애인이 힘들다고 할때 이번 만큼은 제가 도와줄수가 없었고 위로도 못하고서로 힘들다고 이야기만 해서 저희의 사이는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애인은 제 직업과 상황을 못견디겠다고 말했고 이별에 대해 생각해보자 합니다저의 상황을 못견디겠지만 저와 헤어지면 그건 그거대로 힘들것 같아서 힘들다고 합니다
저는 수동적인 사람으로 변하였습니다 어쩌면 저도 맘이 떠났을수도 있겠죠애인의 상태가 좀 나아지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는데 나아지는게 없어보이니 말이죠이별의 언어들이 오가는 순간에도 저는 철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방출장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오랜만에 만난 애인과 포옹을 하긴 했지만 차가운 포옹이었고 전처럼 우리는 웃지도 않고 별 이야기가 없었습니다.저녁 식사만 간단히 하고 갈곳도 없어 집으로 돌아가기 바빴습니다
그러다 크리스마스 직전 애인이 오랜만에 술자리를 가졌습니다오랜만이었지만 여전한 술자리의 실수로 저는 너무 힘들었고제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과 반복적인 말들을 그만해달라고 했습니다. 언성을 높혔습니다. 애인은 본인도 참아왔던게 많았다고 하지만 저는 그게 무엇인지몰랐고, 물론 우리의 대화 부족일수도 있지만, 저는 애인에게서 제발 본인을 놓아달라고까지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통화는 종료되었고 저는 이별을 말하는 취한 목소리의 전화를 듣고어지러웠습니다
그래도 헤어지더라도 만나서 헤어지자고.. 크리스마스엔 잡아둔 호캉스를 다녀오게되었고 1박 2일을 오랜만에 지내는 동안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의 관계에가능성을 보았다고 애인이 그랬습니다.
그치만 저는 이제 잘 모르겠습니다저의 직장때문에 힘들어하고 제가 술을 통제하는것 때문에 숨이막힌다는 애인놓아달라는 애인의 말
과연 이 관계는 언제까지 갈수 있을까요당장 관계를 놓아버리는 두려움에 제가 못놓고 있는것일까요
두서가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베플00|2020.12.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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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한번 헤어지자는 말이 나온 이상 본인의 수가 틀리면 계속해서 그말을 할꺼예요. 깨진 유리를 다시 본드로 붙인거랑 다를바 없어 보이고, 힘들더라도 관계는 정리하는게 맞을 것 같아요. 술주정은 절대 고치지 못해요. 그렇다고 쓰니가 직장을 옮길수도 없는거고, 술자리가 많아지다보면 외로울때 있어주는 남사친과 실수가 있을수도있고, 이미 있었어도 쓰니가 모를수도 있는거죠.
- 베플ㅇㅇ|2020.12.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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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본인이 적당히 조절해가며 즐기는 수준이면 모를까, 정줄 놓고 취할만큼 마시는 게 일상인 사람은 그냥 엮이질 않는 게 가장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