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는 몇개월 안된 신혼부부입니다.
저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 직장생활하다 남편을 만나 정착해 살고 있고, 남편은 원래 본가가 이 지역입니다.
지금 새벽 네시가 되가는데 저는 사무실에 혼자 불 꺼놓고 앉아있는 상황이네요.
일 끝내고 남편이 나 혼자 간다 하고 저를 두고선 집에 가버렸는데 저는 갈 곳이 없어서요.
남편이 자영업자라 1인사무실을 운영중이고 저도 같이 동참해서 일 도운지 1년 가까이 되갑니다. 같이 일하다보니 서로 예민하고 짜증을 낼때가 있는데 남편말로는 일할 때 제가 기분나쁘게 말을 한다는군요.
맞아요. 같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 융통성 없고 일머리 없는 남편의 모습에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 쌓인게 많긴 했습니다. 진심으로 어디 회사생활하면 인턴하다 짤릴만한 일처리.. 예를 들어 인테리어 도안을 받으면 도안 자체를 이해하고 진행해야하는데 눈으로 쓱 훑은 후 막 시작했다가 실패해서 자제를 세 네번을 돈들여 다시 만드는겁니다. 기본적인 산수도 안되서 손해보듯 계산할 때도 많고...처음엔 열심히 하는 모습이 성실하게 보이고 그랬는데 이제는 할 줄 아는거 없어서 사업하나보다 생각할 정도네요.
여튼 저의 이런 답답한 속내가 남편한테 말투나 표정으로 많이 티났나봅니다. 자기를 무시하고 기분나쁘게 말한다며 헤어지자고까지 말하고선 가버렸거든요.
그런데, 헤어지잔말 들어도 속상하지도 않고 그냥 지금 당장 타지역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어디 갈 곳 없어 처량한 느낌이 들어요.
사무실에서 날 새다 남편 출근할 때쯤 다시 집에 들어갈까해요. 쪽잠 자고 옷가지랑 짐 챙겨서 다시 나오려는데 딱히 갈 곳도 없어서 호텔잡아 조용히 잠수 타야하나 고민중입니다. 친정부모님한테 말씀드리기도 창피하고...아휴
저는 결혼하기 직전까지 번듯한 직장 다니다 남편 돕겠다고 뛰어든것인데 덕분에 1년동안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 이건 제 희생이 크다는 걸 남편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싸우면 손 다때라고 협박하듯?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그러는데 어이가 없네요. 계획있게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전에도 망한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하는일 제가 눈에 불을켜고 도운 것도 있구요. 일이 잘되고 커지면서 자본이 필요해 양가 부모님한테 사업비용 몇천만원씩 빌렸는데 친정부모님한테 특히나 너무 죄송하네요..
남편이 정말로 저의 피를 빨아 성장해가는 듯한 기분이 드니 같이 꾸려나간다기보단 제가 꼭 밑에서 받쳐주는 땅같은 기분입니다. 더 피빨리기 전에 헤어지는게 답일까요. 보람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행복하지가 않네요...
제가 힘들고 짜증난다고 기분나쁘게 말한건 잘못이지만 멍청한 사람이랑 같이 일하는 저도 그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 추운 사무실에 혼자 있어도 연락도 없고 카톡도 없고 제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속상하기만 하네요..
무슨말이라도 좋으니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