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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으로 꼬인 내인생

ㅇㅇ |2021.02.03 15:22
조회 3,277 |추천 1

안녕하세요 긴글 잘 안쓰는데 오늘은 그냥 기분이 울적해서요...

저는 매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10대 때부터 우울증이 매우 심했습니다. 20살이 되도
세상이 마냥 비관적이었죠...

대학은 가지 않았지만 20대 청춘에는 남들 하는 알바 하면서 혈기왕성한 나이라 남자들 만나고 한때는 저한테도 그런 시절도 있었죠..

그러다 우연히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요. 나이도 한참 많았고 딸 하나 있는 이혼남이었습니다.

왜 내 나이때 그런 남자 한번씩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까요..

이런 남자는 만나면 안된다는 금기가 있는 남자가 이혼남이죠.

이혼을 유무로 사람을 나누는 것은 편견이라고 생각했고 남자들도 보면 이혼녀나 유부녀한테 끌리는

것을 보면 다른 경험을 한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나 연민, 동경 같은 것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잠시 만났는데 어느 순간 더 이상 만나기 싫어졌어요. 회의감이 많이 들었어요.

이미 그때까지 청춘을 생각없이 살아왔던 터라 앞길이 막막했거든요.

어느 날 평소 하지도 않는 등산까지 갔다오며 마음을 잡았죠..

어디 공장 기숙사라도 들어가서 돈을 벌어서 미래를 도모해보자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헤어지려는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그때가 추석 전이었어요.

갑자기 몸에서 분비물이 막 나오는데 질염에 걸렸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전에 겪었던 거랑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계속 졸렸구요...

임신일 거란 생각도 못했는데 제가 임신공포증이 있어서 워낙 피임에 예민했어요.

피임약도 장기복용 했고 그것도 효과가 없을까봐 병원에서 처방받는 야*를 복용했구요.

피임약 실패할까봐 매번 조심했어요. 어느 날 피임약 끊고 ㅋㄷ을 사용했는데

그 사람이 처음에 안끼고 대여섯번정도 움직이다가 제가 무섭다며 ㅋㄷ끼라고 했는데

그게 임신이 된 거예요...

누군 질외ㅅㅈ해도 한번을 애가 안들어서는데 저는 되었어요.

병원에서 결과를 보고 나오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느껴지면서 시야가 어두워지더라고요.

기절할 것 같은 정신을 가까스로 부여잡고는 진료비도 낼 정신도 없이 병원 입구에 마냥 앉아 있었어요.

한참동안요. 그날 집에 누워있었어요.. 아... 죽고 싶다..

그냥 죽어야 될 거 같다. 인생이 너무 고통스럽다... 그때즈음에 전 정말 삶에 미련이 없었어요.

그 나이까지 살면서 상처가 너무 많았거든요.

그 와중 한번의 임신은 완전히 저를 무너뜨린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사람에게 말했더니 우리 애 낳고 살자, 평생 책임지겠다..

정신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기댈 곳이 마땅치 않았던 저는 그와의 정을 못 끊어서 결국 선택을 하고 말죠..

막다른 길에선 양자택일 밖에 없어요.

죽느냐, 혹은 그 사람 애를 낳고 사느냐.

애를 지우고 혼자 살아간다는 건 다 죽어가는 저는 생각할 수 없었어요. 그건 사람 같이 사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선택이거든요.

그리고.. 왠지.. 낳아야 할 것 같다? 이런 쪽으로 확신 같은 것이 들었어요.

아직 미래에 대해 환상이 있을 나이라 생명을 낳아보면 그것만으로 아름다운 인생이 될 것 같았죠.

근데 삶은 머리대로 되는 게 아니더군요.




지울까도 생각했는데요. 쌍둥이였어요..

왜 나는 이렇지.. 헤어질려고 했더니 임신.. 피임을 안한 것도 아니고..

모진 마음 먹고 지울려고 했더니 쌍둥이..

태어날 애들이라 그랬나봅니다.


그 사람과 같이 산지가 이제 10년 차인데... 전 쓸쓸한 삶을 살고 있어요.

자1살을 결심했던 그때보단 자식도 낳아키웠으니 의미 있는 삶은 맞는데

도태된 삶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엄마가 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애들 바라보며 살 줄 알았는데..

모성이 잘 안들었어요.




자랑은 아니지만 아가씨땐 예뻤거든요. 인물이 완전 없었으면 이 삶에 만족할 수 있었을 거예요.

비슷한 또래 만나서 조금 더 여유롭게 사는 여자들 보면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 나는 뭐하려고

나이 많은 아저씨랑 결혼했나 하는 마음도 들어요...

남편한테 마음이 없으면 자식한테는 애정이 쏠린다는데 그것도 아니예요..

모성 이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 그냥 마음먹는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내 인생 발목 잡은 자식이라 마음이 안가는건지 애정 없는 남편을 닮아서 그런건지..

추천수1
반대수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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