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때 내가 많이 서툴렀다고 생각해.
그래서 왕따를 당한게 정당하다는 건 아니야.
걔네가 그냥 남을 싫어하게 설계된 로봇 같은 것도 아니고,
무슨 이유가 있기는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야.
그래도 항상 다른 반에는 친구가 있었고,
반에서 보내는 시간은 너무 싫었지만 견딜 수 있었어.
이상하게 또 내 친구들은 나랑 절대 같은 반으로 배정 받지 않더라고 ㅎㅎ
괴롭힘이 심했던 건 아니야.
그냥 조별과제를 같이 해줄 수 있는 '무리'가 내 반에 없고,
내 뒷자리에 앉아서 나를 흉내내면서 키득거리고,
그러다 내가 돌아보면 정색하면서 왜? 뭐? 하고 물어보고,
내 옆자리에 배정 받으면 싫은 티를 많이 내고,
내가 뭐라도 하면 나댄다고 하는 식이고...
분위기만으로도 알 수 있었어.
저 친구들은 나를 싫어하는구나.
그런데 그 친구들이 하필 반의 주류가 되는 무리였고,
상황이 그러니 원래 곧잘 지내던 친구들도 나한테 거리를 두더라고...ㅎㅎ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서툰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서 '나의 이런 부분은 친구가 싫어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많은 걸 스스로 고쳐나갔어
그 때문에 대학교 마지막 학년인 지금은
대학 친구들과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고,
인간관계나 단체생활에서 오는 현타 한 번 없이 잘 보냈어.
오히려 많은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덕에 대학교에 와서 사교에 대한 자존감을 더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
어쩌면 대학교라는 환경이 나한테 더 맞았던 걸 수도 있고...
어쨌든 지금은 나 자신이나 상황이나 많이 개선된 상태라 과거에서 거의 벗어났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나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괴롭히진 않았지만
그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던 애들이 우리 대학교에 다니더라고.
몰랐다가 나중에 알게 되었어.
괜히 어떤 소문에 휘말리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도 그 친구 자체에는 별로 유감도 없어서 그냥 인사하고 지냈어.
페북 인스타 친구도 하게 됐고.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 신경쓰인게...
원래 내 페북 인스타에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많지 않았어.
다른 반이었던 친한 친구들만 남겨뒀거든.
근데 대학에서 만난 동창 친구의 인스타 댓글창에 자꾸 고등학교 때 애들이 자꾸 보이더라고.
나 싫어하던 애들...
못 참겠어서 걔네 인스타를 다 봤지...
무슨 마음으로 봤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쟤는 무슨 학교 갔고 쟤는 무슨 시험 붙었구나...
쟤는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는구나...
얘네는 내 생각을 할까?
아직도 가끔 내 얘기를 할까?
그럼 내 험담을 할까 아니면 자기들이 미안하다고 생각할까...
오히려 존재 자체를 잊었을까?
그냥 그렇게 봤어.
근데 유독 티나게 나를 싫어하고 괴롭힌 애 한명의 계정은 아무리 봐도 안 나오더라.
그래서 새벽에 그 애 계정을 막 뒤져보다가 엄청 현타를 맞았어ㅋㅋㅋ
쟤네는 과거를 떠나 잘 살아가는데 나만 과거에 묶여 있는 것 같아서.
많이 달라지고 극복해도 결국 과거도 내 것이더라고.
그런데 사실 그 과거는 나와 그 애들 모두의 것인데 이렇게 신경 쓰는 건 나 뿐이겠구나 싶어서 화가 나고...
어쨌든 내 현재도 쟤네가 볼 수 있는 곳에 있게 되었으니
어떻게든 성공해서 잘 지내는 모습을 전시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
근데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내가 아직도 쟤네를 의식하고 힘 주고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5년 넘게 지났는데 말이야.
중학교 때 나 괴롭히던 애를 카페에서 본 적이 있거든?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숨 막히고 속 뒤집어지더라.
지금 글을 쓰다가도 이렇게 숨이 턱턱 막히는데
막상 걔네를 인스타가 아니라 실물로 보면 결국 나는 다시 바보가 되려나 싶어서 좀 무력하기도 하네.
지금도 아직 인스타 못 찾은 애들은 너무 궁금해.
뭐하고 지내는지...
나보다는 좀 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못난 생각도 자꾸 든다.
내가 음습하고 건강하지 못하게 큰건가 하는 자괴감도 들어...
어떻게 해야 얘네한테 신경 안 쓰고 살 수 있을까?
너희는 잘 이겨낸 기억 있어?
지금 잘 지내게 된 김에 그냥 이겨내버리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