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병단이 벽 밖의 세상으로 떠난지 몇 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점점 더 빨리 늙어갔다. 원래의 내 나이보다 훨씬 늙어버린 나는 이제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 하루의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냈고 간병인이 나를 도와주었다.
그리고 조사병단이 돌아왔다. 그들은 벽 밖의 세상에서 거인과 이 세계의 진실을 모두 알아냈고, 시조의 땅울림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각국의 정부가 모인 자리에서 전쟁 없이 자유를 가져 올 방법을 모색했다. 시조의 거인을 보유한 조사병단의 에렌 예거라는 병사가 거인의 능력으로 모든 거인의 능력을 사라지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시조의 힘도 사라졌고, 드디어 거인이 없는 평화로운 자유의 시대가 찾아왔다고 한다. 벽 밖에서 오래 생활한 조사병단은 파라디 섬이 타국과 교류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리바이와 그의 부하인 또다른 나의 결혼 날짜가 잡혔다. 두 사람은 교류 일정으로 바빠 겨우 결혼식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결혼식에 갈 수 없었다. 사실, 처음부터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또 다른 나와 결혼하는걸 보러 간다니 이리도 슬픈 일이 있을까. 그래서 난 병장에게 꽃다발과 편지만을 보냈다.
결혼식이 끝나고, 리바이 병장은 나를 찾아왔다. 병장은 중요한 말이라도 하려는지 간병인을 보내고 나와 단둘이 있고 싶다고 했다. 간병인이 떠나자 병장은 입을 열었다.
‘쿠셸. 쿠셸이 오진 못했지만 우린 오늘 결혼 서약을 했다. 지하도시에서 혼자 살던 내가 지상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다니...모두 쿠셸 덕분이다. 그래서 말인데 난 쿠셸이 우리와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몸이 안 좋아서 그런지 늘 남들보다 빨리 늙어가지 않았나. 사실 평화협정을 끝내고 몇 년만에 쿠셸을 보았을 때 몸이 너무 약해졌길래 놀랐었다. 00과는 이야기를 끝냈으니 내가 쿠셸을 돌보고 싶다.’
‘뭐? 아니야...리바이. 두 사람이 막 꾸린 가정에 내가 들어가면 불편할거야. 난 괜찮으니 오늘처럼 한번씩 들러 주기만 해줘. 난 그거면 충분해.’
리바이는 나의 거절에도 계속해서 같이 살자고 말했지만 난 끝내 리바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리바이의 집을 나와 가까운 곳으로 구해 자주 나를 만나러 오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리바이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자유와 행복을 만끽했다. 어느 날 평소와 다름 없이 나를 찾아 온 리바이는...
‘쿠셸. 상점에 좋은 홍차가 들어왔길래 좀 사왔다. ...쿠셸?’
나의 간병인이 쓰러진 나를 침대에 눕히려 애쓰고 있었다. 미약하게 뛰는 내 심장소리를 들은 병장은 의사를 데려오라고 간병인을 보냈다. 그는 내가 깨어나기만을 빌었다. 잠시 뒤 내가 눈을 떴다.
‘쿠셸, 갑자기 쓰러지다니...어디 아픈건가. 빨리 의사가 와야할텐데...’
‘의사가 와도 소용없어. 병 때문이 아니니까...리바이. 나 많이 늙긴했나봐. 나이는 아직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병장은 그렇게 말하지 말라며 나를 위로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내 몸은 이제 한계다. 왜 과거로 온 뒤로 이렇게 빨리 늙어간걸까. 병장을 더 오래 보고 싶었는데...내가 오늘 죽는다면 죽기 전 병장에게 내가 누군지 말하고 싶었다.
‘리바이...아니 병장님. 할 말이 있습니다...’
‘...뭐? 병장? 쿠셸, 갑자기 병장이라니’
‘병장님 시간이 없는 것 같으니까...간단히 말하겠습니다. 병장님의 아내, 그러니까 00과 저는 같은 사람 입니다. 저는 원래 병장님이 싫어하던 병사였고...병장님은 어느 날 벽외조사에서 절 구하려다 전사하셨습니다. 저는 그 후 과거로...’
‘그만! 쿠셸, 말이 안되잖아. 과거로 돌아간다니. 내가 쿠셸을 싫어하다니. 정신 좀 차려 줘! 제발...’
‘하하...저 지금 제 정신입니다 병장님. 저는 병장님이 전사하신 후 과거로 돌아와 어린 병장님을 만났습니다. 병장님이 조사병단에 들어가 죽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헌병단에 들어가달라고 부탁한겁니다. 그런데 우리 병장님...절 구하겠다고 끝까지 제 말 안 듣고 조사병단에 들어가셨죠. 그래도...살아남아서 자유를 얻어 다행입니다.’
병장은 갑자기 알게 된 진실을 혼란스러워 했다. 계속 아니야, 아니야라고 같은 말만 반복하던 병장은 입을 열었다.
‘그 말이 모두 진실이라면...쿠셸, 아니 00은 왜 진실을 말하지 않았지?’
‘병장님이 시간여행이니 어쩌니 하는 말을 믿지 않을거니까...그리고 또 다른 저인 00을 만나 행복해하는 병장님을 혼란스럽게 할 순 없었습니다.’
병장은 혼란스럽고 슬픈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정도로 울었다.
‘울지마요 병장님...병장님 죽기 전에 절 싫어하셨던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제가 거인과 인간은 연관되어있다고 주장해서 그렇습니다...제 가설을 병장님이 직접 입증해주셨으니, 그거면 저는 되었습니다. 전 어린 병장님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평생 병장님을 어미처럼 보살피기로 결심했으니...’
병장은 부러질듯한 내 손을 붙잡고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어떻게 싫어해! 자꾸 이제 끝이라는 듯한 말 하지마. 죽지마 00, 죽지마....’
‘사랑했어요, 나의 병장님. 리바이...’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고, 병장은 간병인과 의사가 올 때까지 나를 안고 한참을 울었다. 악을 쓰며 눈물을 흘리던 병장은 간병인과 의사가 그를 내 시신에서 떼어놓으려 해도 끌어 안은 나를 놓지 않았다. 한참 후 겨우 진정된 병장은 집으로 돌아가 병장의 아내를 보고 다시 한참을 울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또 다른 나는 그런 병장을 한참이나 안아주었다.
마지막 편이 너무 오래 걸렸지ㅠㅠ미안
새드엔딩 드림은 잘 없던데 괜찮나...? 갑자기 끝난 느낌이지 사실 오늘이나 내일 리바이 시점 올라올거야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