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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이런 마음으로 사는 건가요?

ㅇㅇ |2021.02.26 10:18
조회 3,649 |추천 15

30대 후반 즈음의 여자입니다.

아이가 둘이고, 맞벌이고, 결혼한지 10년이 넘었어요.

작은 애가 ADHD인데...분노 발작이 좀 잦아서

그 일로 인해 저도 우울증이 왔다고 얘기는 하는데...

사실 더 깊게 파고들면 이것저것 다 섞여서 있는 것 같아요.

 

남편은 그냥 보통의 남편이라고 생각해요.

술, 담배 안 하고, 집 직장 밖에 모르는 착실한 사람이고,

적당히 무심하고 적당히 배려해주고...

아이들도 작은 아이만 저런 문제가 있을 뿐

큰 아이는 집안일도 곧잘 도와주고, 자기 숙제 공부도 알아서 잘 하고 그래요.

 

일을 쉬면서 아이들 케어하며 우울증 약을 2년 가까이 복용하다가

다시 일을 하게 됐는데 약을 먹으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서 끊었습니다.

 

그런데 딱히 우울증 약을 끊고 그래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낳기 전이나 결혼을 하기 전부터

항상 마음 한켠에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지금은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시시때때로 떠올린다는 거죠.

 

아무일도 없었는데 출근을 하면서 가슴이 답답해져요.

그러면 가슴을 크게 뚫어버리면 시원해질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또 별 일 없는 하루였는데 자려고 누우면 누가 목을 조여주거나

목을 매면 좀 편해질 것 같아요.

남편이 캠핑하는데 쓰겠다며 산 로프를 보면서 저걸로 목 매면 튼튼하겠다라는

생각이 아무렇지도 않게 들고요.

 

그러면서 계속 아 근데 내가 진짜 죽으면 작은 애 병원은 어떡하지?

큰 애는 누가 신경 써줄까?

남편 혼자 벌어서 집 대출이랑 애들 교육비 생활비 감당이 될까? 부터

여기서 죽으면 이 아파트 사는 분들한테 피해겠지?

내 시체를 가족들이 보면 엄청 충격일텐데...치워줄 분들한테도 민폐겠다

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러다 내가 이런 생각도 안 하고 진짜 그냥 다 포기하고 싶어지면

그 때는 진짜 어쩌지 싶기도 하고요.

 

이런 마음을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말 못 하겠어요.

그 사람들도 충격받고 상처받을 까봐요.

괜히 더 무거운 짐 하나 더해주는 것 같아서 누구에게도 못 털어놓겠어요.

웃기는게 심지어 병원 의사선생님에게도 얘기 못 하겠다는 거예요.

맨날 이런 얘기나 하면 아무리 의사라도 질리겠다 싶어서요. 

 

그러다 이런 생각도 했어요.

사실 누구나 다 이런 비슷한 마음으로 사는 거 아닐까?

나만 심각하게 생각하는 건가? 그저 더 버티고 못 버티고의 차이 아닐까?

정말 그런가요?

아니면 제가 유독 나약해서 이런 걸까요?

 

어느날부터는 제가 태어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 때문에 엄마도 힘들고, 남편도 고생하고, 아이들도 제대로 못 자란다고요.

그냥 조용히 뒤탈 없게 끝났으면 싶어요.

추천수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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