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동안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친언니에게 털어놨는데 이번 건 말도 못 하겠어서 계속 여기에 주저리 주저리 쓰게 되네요.. 댓글들은 다 읽어보고 있습니다.
결국 서로의 입장만 고수하다가 제가 폭발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까지 화내본 적이 없고 이렇게 분노가 끓어올랐던 적이 없는데 진짜 다 때려 부수고 싶고 돌아버릴 거 같아요
진짜 남편이랑 얘기하면 정신병 걸릴 거 같습니다.
사실 몇 달 전에도 아기 목욕시키고 나서 저한테 “얼굴에 바르는 게 뭐였지?”라고 물어봤을 때( 이미 수십번 알려준 상황이었음) 제가 진짜 뒤집어 엎어 버리고 싶은 거 아기가 있으니 꾹 참고 그냥 한숨만 딱 한 번 쉬었거든요.
그 때도 제가 얼마나 빡쳤을지는 공감 못하고 왜 한숨을 쉬냐 그냥 좋게 한 번 더 말해주면 되지 해서, 진짜 이게 사람 새낀가 싶었는데
오늘도 제가 이성을 잃고 악을 쓰니 그제서야 잘못했다고 앞으론 그런 일 없게 한번에 잘 듣겠다고 하더니 조금 이따가 뭐라는 줄 아세요?
근데 자기도 벅차대요. 다음엔 화 내기 전에 “한 번만 더 그러면 진짜 화 낼 거야.” 라고 말 해달래요.
진짜 쌍욕이 나와요. 무슨 덜 떨어진 애새끼 하나 키우는 것도 아니고.
결국엔 자기도 일과 육아와 집안일에 지쳐서 벅찬 상태니 그걸 알아봐주고 참아달라는 말 같고, 아니 이미 쌓일대로 쌓여서 폭발한 사람한테 다음엔 화 낼 거라고 미리 말 해달라는 게 화내기 전에 또 한번 참으란 거잖아요.
진짜 제정신인가 싶어요.
하 쓰면서도 진짜 미쳐 돌아버릴 거 같네요.
결국에는 제가 오늘 이렇게 이성을 잃고 악을 쓴 걸 보고도
‘아 내가 진짜 화나게 했구나, 그동안 많이 참았다가 터진 거구나’ 공감을 한 게 아니라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화를 내나, 나도 많이 지쳐서 벅찬 상태인데 그거 좀 알아봐주고 하지’
이거잖아요.
더이상 말 하면 진짜 다 때려 부술 거 같아서 제가 예약 되는대로 정신과 방문하기로 했고.
거기서도 의사 선생님이 내가 화낸 게 참을 성이 없어서고 이해심이 부족해서고 분노 장애라고 하면 내가 사과하고 열심히 치료 받겠다고 했고요. 그게 아니면 그 의사선생님께 남편보고 진료 받으러 가라고 한 상태입니다.
그 때 까진 필요한 말 아니면 섞지 말라고 했어요.
병원을 가겠다고 한 이유는
제가 이글 보라고 했더니 뭐 그사람들이 전문가냐며 당신이 썼는데 당신 편 들겠지 하고 인정을 안 하려고 해서이기도 하고요.
젤 중요한 건 진짜 제가 미쳐 돌아버릴 거 같아서예요.
아 그리고
제가 회사 생활도 예를 들어줘도 이해를 안 해요
그거랑 그거랑 같냐고
그럼 똑같은 말 수십번 하게 하는 건 회사 사람은 짜증날 수 있으니 그러지 않는 거고
배우자는 다 감수하고 이해하고 보듬어줘야 한다는 건가요
사람 마음 다 똑같지
그러면서 본인 벅차고 섭섭한 거는 알아달라고 하는 게 아주 모순덩어리 새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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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쓰면 지루할까봐 추려서 썼더니 제가 중요한 부분을 빠뜨린 게 많네요.ㅠㅠ
로션 크림 구분은 매 번 뭐가 얼굴에 바르는 거고 뭐가 몸에 바르는 건지 물어봐서 제가 네임펜으로 용도 써놓은 거고요.
육아 참여는 정말정말 많이 합니다. 퇴근하고 와서나 쉬는 날에 무조건 아기 보고 집안일 해요. 저 최대한 쉬게 해주고 아기 이유식 먹이고 목욕도 시키고요.
그래서 남편이 요구하는 게 그거예요. 그만큼 잘 하고 있으니 그 부분 만큼은 좀 이해해 달라는 거죠.
근데 사람이 정신병 생길 거 같은데 그게 가능하냐 이거죠.
그리고 집안일이나 육아야 어차피 육체노동이 필요한 부분이니 같이 해야하는 거고, 똑 같은 거 계속 물어보는 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인데 왜 그래야 하냐는 거죠 제 말은.
적어주신 댓글들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나중에 왕따 당할 거 같은 댓글에 정신이 번쩍 드네요.
아 그리고 남들 다 알만한 회사 합격한 거 보면 지능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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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나 설명 해주면 한 귀로 흘려 듣고 다음에 또 물어봅니다. 그것도 여러 번이요.
백 번 양보해서 정말로 한 번만 더 물어보는 거면 저도 좋게 다시 얘기해줄 수 있죠.
아기가 10개월이 되도록 로션 크림 구분 못해서 매 번 물어보는 거에 제가 홧병 날 거 같아서 아예 네임펜으로 써놨고요.
그냥 일상이 그래요. 그냥 그 당시에는 대충 대답만 해놓고 나중에 또 물어봐요.
이걸로 오늘도 싸웠는데, 회사에서도 그러냐고 물어보면 아무 말도 못해요.
당연히 아니니까요.
그럴 거면 육아도 자기가 공부해서 알아서 참여할 것이지, 제가 휴직 중이니 이것 저것 공부해서 알려주면 그 때 뿐이에요.
항상 제가 또 다시 얘기해줘야 해요. 매 번 지적하고 고치는 것도 이젠 짜증나요. 애 둘 키우는 것도 아니고.
결혼생활 2년 됐는데 저도 참을만큼 참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원래도 그냥 그러려니 잘 참는 성격이라 그동안 좋게 좋게 다시 얘기 해줬더니, 이젠 제 말을 한번에 안 듣는 게 당연시 돼 있어요. 제 탓이죠 뭐.
솔직히 저도 사람이라면 설마 같은 거 수십 번 물어보겠나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최근에 그런 모습 보일 때 마다
“이미 얘기 해 준 거야”, “딱 한 번만 더 말할 거야” 라고 짜증내면서 말 했는데도 눈치가 없는 건지 없는 척 하는 건지 고칠 생각이 없어요.
오늘도 싸우다가, 솔직히 내가 물어보면 그동안 계속 다시 얘기해주니까 귀 기울여 들을 생각도 없는 거 아니냐고 아버님이(엄하신 편이에요) 뭐 알려주셨어도 그렇게 똑 같은 거 수십 번씩 물어볼 거였냐고 하니까 아무 말 못해요.
자기도 불만 많은데 그냥 참는 거래요. 그게 그렇게 짜증 날 일이냐고 그냥 한번 더 알려주면 안 되냐는데 거기서 폭발 했어요.
진짜 한번이면 말을 안 하지 똑 같은 거 수십번 물어보는데 짜증 안 낼 사람이 있나요.
남편이 육아 참여 많이 하고 집안일도 많이 하거든요. 쉬는 날 저도 많이 배려해서 쉬게 해주고.
근데 포인트가 그게 아니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저도 주위에 다른 아기엄마들이 비해 요리 이것저것 엄청 해주는데.
어쨌거나 남편 입장은 자기도 힘든데 퇴근하고 와서 집이 더러운 적이 있을 때도 있는데 불만 있어도 꾹 참고 집안일과 육아를 하고 있으니 그 정도는 참고 좋게 얘기하달라는 거고
제 입장은, 그렇게 따지면 나도 육아나 집안일에 관해서는 불만 있어도 참고 있는 게 많다. 물어보는 입장에서야 아무것도 아닐 수 있어도, 안 그래도 아기 키우면서 힘든데 말 여러 번 하게 하는 것도 정말 사람 지치게 하니 그러지 말아달라 입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진짜 남편은 아직도 그거 뭐 다시 알려주는 게 어려워? 라는 생각을 안 버리는 거 같아서 입니다.
욕해달라고 쓰는 것도 아니고요.
제발 제 생각이 잘못된 게 아니란 걸 알려주고 싶어서 그래요.
댓글 달리면 남편 보여줄 생각입니다.